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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폭력의 위협·자랑·선동

끝없는 폭력의 위협·자랑·선동

정신 질환 유무와 상관없이 대통령의 위험성은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신질환이 있느냐보다는 그가 위험 인물인가 하는 점이 관건이다. 사진은 백악관 전경. / 사진:NEWSIS
오늘날 미국의 정신의학자들에게는 두 가지 정반대의 직업상 의무가 요구된다. 그리고 어느 한쪽이라도 위반할 경우 비윤리적인 행위가 된다. 첫째는 어떤 사람을 평가했을 때 그 사람의 허가가 없으면 그것을 공개하지 않아야 할 의무다. 둘째는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여길 경우 당사자의 허가가 없더라도 그것을 공개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다. 윤리적·법적 관점에서 볼 때 두 번째 의무가 첫째에 우선한다.

여기서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신질환이 있느냐가 아니라 그가 위험 인물인가 하는 점이다. 위험성은 정신과에서 진단할 문제가 아니다.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위험한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심리학회(APA)에서 규정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의 어느 하나 또는 다수의 정신질환 진단 기준에 부합하든 않든 그것은 여기서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

평가 대상이 되는 당사자의 인터뷰는 종종 가장 신뢰할 만한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는다. 가장 신뢰할 만한 데이터는 당사자의 가족·친구 그리고 마찬가지로 경찰 보고서, 범죄 기록, 의료·교도소·사법 기록뿐 아니라 기타 제3자의 공개정보에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수많은 공개 기록, 테이프 녹음, 비디오테이프뿐 아니라 자신의 공개강연, 인터뷰와 트윗 메시지들이 있다. 그는 수많은 폭력 위협과 사주, 그리고 자신이 반복적·습관적으로 자행했다고 직접 시인한 폭력 자랑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때때로 어떤 사람의 위험성이 뻔히 드러나 정신의학이나 범죄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금방 알아볼 수 있을 때도 있다. 50년씩 전문적으로 폭력범의 위험성을 진단한 의료관계자가 아니더라도 대통령의 다음과 같은 위험성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 열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면 무슨 이유로 갖고 있느냐고 묻는다. 예컨대 MSNBC 시사 프로 진행자 조 스카버러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정책 보좌관에게 “그것을 갖고 있다면 왜 사용할 수 없느냐”고 세 번이나 물었다.

▶ 미국의 전쟁포로에 대해 고문이나 더 심한 방법도 사용하라고 정부에 촉구한다. 대선 캠페인 내내 트럼프는 “고문이 효과적”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물고문”을 부활하고 “그보다 훨씬 더한”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 흑인 청년 5명에게 혐의가 있던 성폭행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다른 사람의 범죄임이 입증된 몇 년 뒤에도 무고한 그들에게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자신의 명성과 권력 때문에 여성을 마음대로 성추행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에게 작업을 거는 방법에 관해 자랑한 말이 녹음됐다. “곧바로 키스로 들어가지. 자석처럼 끌려오거든. 때를 기다리지도 않아. 상대가 스타라면 제멋대로 해도 아무 말 안해. 뭐든지 할 수 있지. 사타구니도 손으로 움켜쥐고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어.”

▶ 정치집회에서 추종자들에게 시위자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흠씬 두들겨 패서 들것에 실려 나가게 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사설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유세 중 한 발언들을 인용했다. “저 친구 면상을 한 대 갈겨주고 싶네, 정말로.” “옛날이 그립네요. 이런 곳에 있을 때 저런 친구들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저런 친구들은 들것에 실려 나갔어요, 여러분.” “토마토 던질 준비를 하는 사람을 보거든 패버리세요, 알겠죠? 정말로. 그냥 인정사정 보지 말고. 소송비용은 내가 댈 테니까, 약속하죠.”

▶ 정적인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자신의 추종자들이 언제든 암살하거나 적어도 감방에 처넣을 수 있다고 시사한다.

그 밖에도 폭력의 위협·자랑·선동이 끝없이 이어진다. 상당수 일반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극도로 위험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실제로 우리 생애에 만난 대통령 중 단연 가장 위험한 인물이다). 난폭한 범죄자를 대상으로 수십 년의 연구 경험이 있는 정신과 의사들이 그런 결론의 타당성을 공식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업상의 본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정신과 의사가 이론상으론 정신병을 연구했지만 대부분 폭력의 원인·결과·예측·예방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 누군가에게서 대중의 안전에 위협이 될 만한 신호와 증상이 나타날 때 그런 연구를 해온 우리 극소수 학자들이 만인의 안전을 위해 잠재적인 피해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위험이 다수의 인명 살상을 초래하는 보편적 재앙으로 확대되기 전에 초기 징후를 파악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으로 위협하고 선동하거나 자신의 폭력에 관해 되풀이해 자랑한 수많은 방식에 관해 우리가 침묵한다면 그를 ‘정상적인’ 대통령 또는 ‘정상적인’ 정치 지도자인 양 대하는 위험하고 순진한 실수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가능케 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적인 대통령이 아니며 우리에게는 그것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Sociopathy”라는 제목의 에세이 축약, copyright 2017 by Lance Dodes; “Trump’s Trust Deficit Is the Core Problem,” copyright 2017 by Gail Sheehy; “Unbridled and Extreme Present Hedonism: How the Leader of the Free World Has Proven Time and Again He Is Unfit for Duty,” copyright 2017 by Philip Zimbardo and Rosemary Sword; and “The Issue Is Dangerousness, Not Mental Illness,” copyright 2017 by James Gilligan; 예일대학 ‘Duty to Warn’ 컨퍼런스 기획자 Bandy X. Lee 박사의 저서 ‘The Dangerous Case of Donald Trump’에 게재된 글들임. copyright 2017 by the author and reprinted by permission of St. Martin’s Press.



※ [필자는 뉴욕대학 정신과 임상교수이자 법과 비상근 교수이며 저명한 폭력 연구 전문가다.]- 제임스 길리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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