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
걸그룹 피프스 하모니와 결별한 카밀라 카베요, 자신의 목소리 찾아 솔로 앨범 준비 중 “기대해도 좋아요. 마음에 꼭 들 거예요.” 카밀라 카베요(20)가 장난기 섞인 콧소리로 말했다.
대화를 시작한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카베요의 젊은 활기가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힘들었던 최근의 일을 잊게 해주는 생기발랄함이었다. 바로 10개월 전 카베요는 자신이 속했던 인기 그룹 피프스 하모니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심적 고통을 겪었다. 멤버들과의 공적인 관계만이 아니라 사적인 우정도 깨졌고 팬들도 분열됐다.
피프스 하모니는 음악·리얼리티 TV 프로듀서인 사이먼 코웰과 음반 기획자 LA 레디드가 음악 오디션 리얼리티 쇼 ‘엑스 팩터’의 시즌2에서 결성한 걸그룹이다. 당시 15세였던 카베요와 그룹 멤버(알리 브룩, 노르마니 코르데이, 디나 제인 핸서니, 로렌 요레구이)는 각각 따로 오디션에 참가했지만 코웰과 레디드는 그들이 그룹으로 활동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의 생각이 적중했다. 5명으로 구성된 피프스 하모니는 앨범 2개와 여러 히트곡을 냈다. 그중 뮤직 비디오 ‘Work From Home’은 유튜브에서 17억 회나 스트리밍됐다.
카베요는 피프스 하모니의 실질적인 리드 보컬이었다. 한 매체의 추산에 따르면 카베요는 피프스 하모니의 첫 두 앨범에서 50% 이상의 보컬을 담당했다. 그녀는 그룹 활동과는 별도로 숀 멘데스와 합작하고 머신 건 켈리의 히트곡 ‘Bad Things’를 같이 부르는 등 독자적인 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비욘세나 저스틴 팀벌레이크처럼 카베요도 솔로 스타의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피프스 하모니에서 탈퇴하는 과정은 비욘세가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팀벌레이크가 NSYNC에서 독립해 솔로로 데뷔한 것보다 훨씬 문제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19일 피프스 하모니의 나머지 멤버 4명은 카베요가 탈퇴하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을 매니저를 통해 전해 들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카베요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며 자신이 솔로 활동을 추진하고 싶은 뜻을 멤버 각각에게 직접 전했다고 밝혔다.
카베요는 피프스 하모니와 같은 음반사 소속으로 남아 있으면서 사이코 뮤직, 에픽 레코즈와 독자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들어 솔로 데뷔 앨범을 준비했다. 지난 2월 카베요는 음악 매체 빌보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피프스 하모니를 떠난 이유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서였다고 설명했다.
카베요의 피프스 하모니 탈퇴를 둘러싼 파열음과 비난으로 입은 상처는 아직도 쓰라린 게 분명하다. 그녀는 그 과정에 관해 말하기를 무척 꺼린다. 그러나 지난 5월 카베요가 발표한 발라드 ‘I Have Questions’는 피프스 하모니로 활동하면서 그녀가 매우 불행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고통을 겪기엔 난 아직 어려... 호텔 방에 갇힐 운명이라고 느끼거든...’ 이 가사는 피프스 하모니로서 순회공연을 하면서 느낀 외로움을 얘기한 듯하다.
카베요는 나와 대화하는 동안에도 피프스 하모니 멤버들과의 갈등으로 심적 고통이 컸다는 사실을 내비쳤다. 그녀는 ‘고통’을 극복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늘 가족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고 밝은 어조로 말했다.내년에 발표 예정인 카베요의 솔로 데뷔 앨범의 제목은 ‘The Hurting. The Healing. The Loving’이다. 상처와 치유, 사랑을 뜻한다. 카베요는 그 앨범의 맛보기로 지난 5월 리드 싱글곡 ‘Crying in the Club’을 선보였다.
그러나 전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반색하게 만든 곡은 지난여름 그녀가 발표한 ‘Havana’와 ‘OMG’ 두 곡이었다.
래퍼 영 서그와 함께 부른 ‘Havana’는 실질적인 리드 싱어로서 카베요의 첫 히트곡이 됐다(빌보드 핫 100에서 44위, 영국 공식 싱글 차트에서 4위에 올랐다). 느긋한 팝과 라틴 음악의 요소가 혼합된 이 곡은 자신이 쿠바 출신이라는 사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지난 9월 29일 오후 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서 공연한 직후 카베요는 뉴스위크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녀는 자신의 솔로 데뷔 앨범과 ‘Havana’가 갖는 개인적인 의미,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 결정에 자신이 반대하는 이유를 얘기했다.
‘Havana’의 성공을 축하한다. 이 곡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나 자신의 문화와 배경이 깔린 노래다. 나와 가족이 우리 집에서 듣던 음악과 지금 내가 듣는 음악을 혼합한 셈이다. 내가 가진 문화와 전통에 대한 사랑의 편지라고 해도 좋다. 그토록 나의 개인적이고 독특한 문화가 담겨 있는 노래를 전 세계 사람들이 따라부른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아주 ‘핫’한 노래다. 뮤직 비디오도 그만큼 멋질까?
기대해도 좋다. 영상을 보며 음악을 들으면 몸이 저절로 흔들릴 것이다.
지난번 NBC의 ‘투데이’ 쇼에서 공연했을 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을 상징하는 푸른 리본을 착용했다. 또 그 전엔 DACA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어렸을 때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으로서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에 피해를 입을 청소년 이주민(‘드리머’로 불린다)과 연대감을 갖는 듯한데.
그렇다. 그들의 고통을 난 너무도 잘 안다. 난 여섯 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땐 스페인어밖에 몰랐다. ‘드리머’들도 미국에 올 때 당시의 나와 다름없었을 것이다. 부모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자녀들을 미국으로 데려왔다. 그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이 그들의 고향이다. 그들을 추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고국이라고 하지만 기억에도 없는 곳이다. 나의 배경도 그들과 똑같기 때문에 누군가 ‘여기에서 더 살 수 없어. 너의 고국인 멕시코나 쿠바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그 아이들을 지지하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솔로 데뷔 앨범 제목이 ‘The Hurting. The Healing. The Loving’인데 지나온 시절의 고통을 담은 듯하다. 지금도 고통스러운가? 아직도 치유 중인가?
삶에서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들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은 고통에서 사랑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더는 고통을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지난 일이다. 살면서 그런 일을 겪다니 참 희한하다. 고통과 불안, 상처를 받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는 기억도 나지 않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된다. 어떻게 보면 감사할 일이다. 지금의 내가 있기 위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고통은 기억나지 않는다. 난 그런 과정을 통해 훨씬 더 강해졌다. 지금은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수로서 내 경력만이 아니라 스무 살짜리 여성으로서도 그렇다.
앨범은 언제 나오나? 아직 손질 중인가?
내년 초엔 반드시 완성된다. 지금 마무리하는 중이다. 내겐 진짜 중요한 앨범이다. 데뷔 앨범을 낼 기회는 누구에게나 단 한 번뿐이다.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애지중지하는 노래들이 있다. 그 곡들을 최고의 노래들과 함께 앨범에 담고 싶다. ‘이 앨범에 괜찮은 노래는 4곡뿐이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가장 싫다. 앨범에 실린 모든 노래를 멋지고 특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꿈의 앨범’이다. 난 그런 앨범을 내고 싶다. 앨범에 실린 곡이 같은 수준이길 원한다. 물론 아주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말이다.
15세에 피프스 하모니에 합류해 치열하고 각박한 음악 산업에 내던져졌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 험난한 길을 어떻게 헤쳐나왔나?
모든 일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실수를 하고 자신에게 크게 실망하지만 그것이 다음 일을 하는데 피와 살이 된다. 난 운이 좋아 훌륭한 팀의 지원을 받는다. 엄마가 늘 나와 함께 있고 언제든 가족을 만날 수 있다. 현실에 밀착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선 내가 믿는 사람이 모든 일에서 나를 도와주고 밀어준다. 잘 알다시피 음악계는 아주 험하다. 또 모두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만 생각한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나를 돌봐주고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로 내 주변을 감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내가 자유롭게 공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내가 최선의 음악을 만들려면 그런 공상이 필수적이다. 음악과 공연은 공상과 꿈의 세계다.
올해 초 싱어 겸 프로듀서인 라이언 테더를 만났는데 그는 당신이 그처럼 어린 나이에도 작사작곡 능력이 탁월해 겁이 날 정도라고 평가하더라. 그런 소질은 어디서 나왔나?
난 15세 때부터 노래를 지었다. 모든 것은 노래와 말하고자 하는 바에서 비롯된다. 또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이에 따라 변한다. 15세 때는 지금 내가 부르는 노래를 만들 수 없었다.
난 아티스트로서 나의 자질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바로 이것이 나’라고 말할 자신감이 필요했을 뿐이다. 하지만 종종 사람들은 ‘이 게 당신인데 좀 더 나아지려면 저렇게 돼야 해’라고 말한다. 내가 할 말을 확실히 알고 ‘오늘 노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스튜디오에 자주 나가면서 그런 자신감이 서서히 생겨났다. 아이디어 회의에서 사람들은 ‘이런 것을 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난 ‘그것도 좋지만 난 이런 아이디어와 이런 제목을 생각하고 있고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역제의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이 ‘와, 진짜 좋은데’라고 말하면 내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확신이 생긴다. 올해 들어 그런 경우가 잦아졌다. 난 내 아이디어를 확신하고 아티스트로서 자신감을 갖는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순 없다고 믿는다.
당신의 멘토였던 LA 레이드가 지난 5월 에픽 레코즈 대표직을 사임했다(한 직원의 성희롱 주장이 제기되자 회사를 떠났다). 그의 도움 없이 데뷔 앨범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은가?
당연하다. 그는 내게 큰 도움을 줬고 음반사에서 나의 대변자 역할을 했다. 그는 언제나 나를 믿었다. 그는 회사와 음악계를 위해 큰 일을 했다. 그가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고 믿는다. 음악을 향한 열정이 아주 강하고 진짜 실력 있는 프로다. 음악계에서 가장 뛰어난 귀를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다. 난 지금도 그의 말을 믿는다. 그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 투파옐 아메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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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시작한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카베요의 젊은 활기가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힘들었던 최근의 일을 잊게 해주는 생기발랄함이었다. 바로 10개월 전 카베요는 자신이 속했던 인기 그룹 피프스 하모니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심적 고통을 겪었다. 멤버들과의 공적인 관계만이 아니라 사적인 우정도 깨졌고 팬들도 분열됐다.
피프스 하모니는 음악·리얼리티 TV 프로듀서인 사이먼 코웰과 음반 기획자 LA 레디드가 음악 오디션 리얼리티 쇼 ‘엑스 팩터’의 시즌2에서 결성한 걸그룹이다. 당시 15세였던 카베요와 그룹 멤버(알리 브룩, 노르마니 코르데이, 디나 제인 핸서니, 로렌 요레구이)는 각각 따로 오디션에 참가했지만 코웰과 레디드는 그들이 그룹으로 활동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의 생각이 적중했다. 5명으로 구성된 피프스 하모니는 앨범 2개와 여러 히트곡을 냈다. 그중 뮤직 비디오 ‘Work From Home’은 유튜브에서 17억 회나 스트리밍됐다.
카베요는 피프스 하모니의 실질적인 리드 보컬이었다. 한 매체의 추산에 따르면 카베요는 피프스 하모니의 첫 두 앨범에서 50% 이상의 보컬을 담당했다. 그녀는 그룹 활동과는 별도로 숀 멘데스와 합작하고 머신 건 켈리의 히트곡 ‘Bad Things’를 같이 부르는 등 독자적인 활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비욘세나 저스틴 팀벌레이크처럼 카베요도 솔로 스타의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피프스 하모니에서 탈퇴하는 과정은 비욘세가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팀벌레이크가 NSYNC에서 독립해 솔로로 데뷔한 것보다 훨씬 문제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19일 피프스 하모니의 나머지 멤버 4명은 카베요가 탈퇴하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을 매니저를 통해 전해 들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카베요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며 자신이 솔로 활동을 추진하고 싶은 뜻을 멤버 각각에게 직접 전했다고 밝혔다.
카베요는 피프스 하모니와 같은 음반사 소속으로 남아 있으면서 사이코 뮤직, 에픽 레코즈와 독자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들어 솔로 데뷔 앨범을 준비했다. 지난 2월 카베요는 음악 매체 빌보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피프스 하모니를 떠난 이유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서였다고 설명했다.
카베요의 피프스 하모니 탈퇴를 둘러싼 파열음과 비난으로 입은 상처는 아직도 쓰라린 게 분명하다. 그녀는 그 과정에 관해 말하기를 무척 꺼린다. 그러나 지난 5월 카베요가 발표한 발라드 ‘I Have Questions’는 피프스 하모니로 활동하면서 그녀가 매우 불행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고통을 겪기엔 난 아직 어려... 호텔 방에 갇힐 운명이라고 느끼거든...’ 이 가사는 피프스 하모니로서 순회공연을 하면서 느낀 외로움을 얘기한 듯하다.
카베요는 나와 대화하는 동안에도 피프스 하모니 멤버들과의 갈등으로 심적 고통이 컸다는 사실을 내비쳤다. 그녀는 ‘고통’을 극복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늘 가족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고 밝은 어조로 말했다.내년에 발표 예정인 카베요의 솔로 데뷔 앨범의 제목은 ‘The Hurting. The Healing. The Loving’이다. 상처와 치유, 사랑을 뜻한다. 카베요는 그 앨범의 맛보기로 지난 5월 리드 싱글곡 ‘Crying in the Club’을 선보였다.
그러나 전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반색하게 만든 곡은 지난여름 그녀가 발표한 ‘Havana’와 ‘OMG’ 두 곡이었다.
래퍼 영 서그와 함께 부른 ‘Havana’는 실질적인 리드 싱어로서 카베요의 첫 히트곡이 됐다(빌보드 핫 100에서 44위, 영국 공식 싱글 차트에서 4위에 올랐다). 느긋한 팝과 라틴 음악의 요소가 혼합된 이 곡은 자신이 쿠바 출신이라는 사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지난 9월 29일 오후 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서 공연한 직후 카베요는 뉴스위크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녀는 자신의 솔로 데뷔 앨범과 ‘Havana’가 갖는 개인적인 의미,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 결정에 자신이 반대하는 이유를 얘기했다.
‘Havana’의 성공을 축하한다. 이 곡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나 자신의 문화와 배경이 깔린 노래다. 나와 가족이 우리 집에서 듣던 음악과 지금 내가 듣는 음악을 혼합한 셈이다. 내가 가진 문화와 전통에 대한 사랑의 편지라고 해도 좋다. 그토록 나의 개인적이고 독특한 문화가 담겨 있는 노래를 전 세계 사람들이 따라부른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아주 ‘핫’한 노래다. 뮤직 비디오도 그만큼 멋질까?
기대해도 좋다. 영상을 보며 음악을 들으면 몸이 저절로 흔들릴 것이다.
지난번 NBC의 ‘투데이’ 쇼에서 공연했을 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을 상징하는 푸른 리본을 착용했다. 또 그 전엔 DACA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어렸을 때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으로서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에 피해를 입을 청소년 이주민(‘드리머’로 불린다)과 연대감을 갖는 듯한데.
그렇다. 그들의 고통을 난 너무도 잘 안다. 난 여섯 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땐 스페인어밖에 몰랐다. ‘드리머’들도 미국에 올 때 당시의 나와 다름없었을 것이다. 부모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자녀들을 미국으로 데려왔다. 그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이 그들의 고향이다. 그들을 추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고국이라고 하지만 기억에도 없는 곳이다. 나의 배경도 그들과 똑같기 때문에 누군가 ‘여기에서 더 살 수 없어. 너의 고국인 멕시코나 쿠바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그 아이들을 지지하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솔로 데뷔 앨범 제목이 ‘The Hurting. The Healing. The Loving’인데 지나온 시절의 고통을 담은 듯하다. 지금도 고통스러운가? 아직도 치유 중인가?
삶에서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들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은 고통에서 사랑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더는 고통을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지난 일이다. 살면서 그런 일을 겪다니 참 희한하다. 고통과 불안, 상처를 받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는 기억도 나지 않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된다. 어떻게 보면 감사할 일이다. 지금의 내가 있기 위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고통은 기억나지 않는다. 난 그런 과정을 통해 훨씬 더 강해졌다. 지금은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수로서 내 경력만이 아니라 스무 살짜리 여성으로서도 그렇다.
앨범은 언제 나오나? 아직 손질 중인가?
내년 초엔 반드시 완성된다. 지금 마무리하는 중이다. 내겐 진짜 중요한 앨범이다. 데뷔 앨범을 낼 기회는 누구에게나 단 한 번뿐이다.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애지중지하는 노래들이 있다. 그 곡들을 최고의 노래들과 함께 앨범에 담고 싶다. ‘이 앨범에 괜찮은 노래는 4곡뿐이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가장 싫다. 앨범에 실린 모든 노래를 멋지고 특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꿈의 앨범’이다. 난 그런 앨범을 내고 싶다. 앨범에 실린 곡이 같은 수준이길 원한다. 물론 아주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말이다.
15세에 피프스 하모니에 합류해 치열하고 각박한 음악 산업에 내던져졌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 험난한 길을 어떻게 헤쳐나왔나?
모든 일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실수를 하고 자신에게 크게 실망하지만 그것이 다음 일을 하는데 피와 살이 된다. 난 운이 좋아 훌륭한 팀의 지원을 받는다. 엄마가 늘 나와 함께 있고 언제든 가족을 만날 수 있다. 현실에 밀착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선 내가 믿는 사람이 모든 일에서 나를 도와주고 밀어준다. 잘 알다시피 음악계는 아주 험하다. 또 모두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만 생각한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나를 돌봐주고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로 내 주변을 감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내가 자유롭게 공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내가 최선의 음악을 만들려면 그런 공상이 필수적이다. 음악과 공연은 공상과 꿈의 세계다.
올해 초 싱어 겸 프로듀서인 라이언 테더를 만났는데 그는 당신이 그처럼 어린 나이에도 작사작곡 능력이 탁월해 겁이 날 정도라고 평가하더라. 그런 소질은 어디서 나왔나?
난 15세 때부터 노래를 지었다. 모든 것은 노래와 말하고자 하는 바에서 비롯된다. 또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이에 따라 변한다. 15세 때는 지금 내가 부르는 노래를 만들 수 없었다.
난 아티스트로서 나의 자질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바로 이것이 나’라고 말할 자신감이 필요했을 뿐이다. 하지만 종종 사람들은 ‘이 게 당신인데 좀 더 나아지려면 저렇게 돼야 해’라고 말한다. 내가 할 말을 확실히 알고 ‘오늘 노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스튜디오에 자주 나가면서 그런 자신감이 서서히 생겨났다. 아이디어 회의에서 사람들은 ‘이런 것을 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난 ‘그것도 좋지만 난 이런 아이디어와 이런 제목을 생각하고 있고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역제의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이 ‘와, 진짜 좋은데’라고 말하면 내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확신이 생긴다. 올해 들어 그런 경우가 잦아졌다. 난 내 아이디어를 확신하고 아티스트로서 자신감을 갖는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순 없다고 믿는다.
당신의 멘토였던 LA 레이드가 지난 5월 에픽 레코즈 대표직을 사임했다(한 직원의 성희롱 주장이 제기되자 회사를 떠났다). 그의 도움 없이 데뷔 앨범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은가?
당연하다. 그는 내게 큰 도움을 줬고 음반사에서 나의 대변자 역할을 했다. 그는 언제나 나를 믿었다. 그는 회사와 음악계를 위해 큰 일을 했다. 그가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고 믿는다. 음악을 향한 열정이 아주 강하고 진짜 실력 있는 프로다. 음악계에서 가장 뛰어난 귀를 가진 사람 중 한 명이다. 난 지금도 그의 말을 믿는다. 그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 투파옐 아메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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