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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반려견 5000만원이면 부활?

죽은 반려견 5000만원이면 부활?

미국에서 죽은 개의 피부 표본 사용해 6~7개월만에 복제 강아지 탄생시켜
돈이 있다면 오래 정들었던 반려동물을 되살리는 데 6~7개월 정도는 기다릴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인생의 어느 시점에 애완동물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많다. 다른 애완동물을 새로 들여 가슴 속의 빈자리를 채우는 사람도 있지만 새 동물이 아무리 좋다 해도 정들었던 녀석과 똑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요즘엔 복제기술 덕분에 사랑하는 고양이나 개를 부활시키는 데 어느 때보다 더 근접하게 됐다. 그것이 얼마나 오싹한 일인지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1996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으로 복제기술이 각광 받은 이후로 애완동물 복제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최근 CBS 방송이 보도했다. 혹시 돌리 현상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다른 양의 DNA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복제해낸 양이었다. 돌리는 6년 넘게 잘 살다가 허파 감염으로 숨졌다. 그로 인해 복제기술 자체에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 일반 가정의 애완동물을 환생시키고 있다. CBS는 방송에서 9개월 된 백스터라는 애완 푸들을 조명했다. 백스터는 바이어젠이라는 회사에서 다른 개의 DNA로 복제한 개다. 방송에 따르면 백스터는 9개월짜리 일반 애완 강아지와 다른 점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불행히도 앞으로 얼마 동안은 누구나 나도 하겠다고 선뜻 결정하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울 듯하다. 죽은 애완동물을 부활(굳이 비유하자면)시키는 비용은 현재 5만 달러다. 하지만 인근 동물보호소에서 필시 무료 또는 할인 입양 행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것이다.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인지는 굳이 더 논하지 않겠다.

백스터의 부활에는 미래형 공상과학 복제실 같은 것을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죽은 개의 피부 표본을 사용했다. 채취된 표본을 받은 미국 텍사스 주 바이어젠 랩스의 연구원들이 통제된 환경에서 그것을 이용해 세포를 배양, 다시 말해 인공적으로 발육시켰다. 세포를 수백만 개 배양한 뒤 난자 세포에 투입한 다음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그 뒤 새 백스터가 여느 정상적인 개와 다름없이 태어났다. 신체적·유전적으로 옛 백스터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였다. CBS에 따르면 복제 강아지를 탄생시키는 이 같은 과정에 모두 “6~7개월”이 걸린다. 그만한 자금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오래 정들었던 애완동물을 되살리는 데 그 정도 기다릴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물론 죽은 녀석과 똑같은 개나 고양이가 아니라 쌍둥이일 뿐이다. CBS가 지적하듯이 이 방법의 장점 중 하나는 흔히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잡종견을 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옛 애완견의 특별한 잡종 혈통에 애정이 있고 5000달러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쉽게 비슷한 녀석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돌리 복제 성공 후 20년이 지난 지금 이 기술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애완동물과 생을 같이하고 싶은 사람에게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의 동물 애호가가 선호하는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만큼 대중화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 알렉스 페리 아이비타임즈 기자

[뉴스위크 한국판 12월 11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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