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패퇴한 IS, 이젠 아시아로?
중동에서 패퇴한 IS, 이젠 아시아로?
이라크와 시리아가 IS 마지막 거점 탈환 선언하면서 성전 투쟁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지로 옮겨갈 듯 마무드 알라비 이란 정보장관은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중동에서 군사적으로 패퇴한 뒤 중앙아시아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려 한다며 이란은 그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월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서아시아 테러, 극단주의, 지역안보 세미나’의 기조 연설을 통해 IS가 더는 이렇다할 근거지를 갖지 못하게 됐지만 상당한 규모의 무기를 소유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과 그 너머에서 IS의 위협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다. 알라비 장관은 이란이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조해 레바논과 이라크, 시리아의 근거지에서 IS를 몰아냈지만 IS는 이제 아시아 중심부에서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근년 들어 중앙아시아에서 IS의 활동이 증가했다.
IS의 거점은 사라졌지만 이들이 점조직 형태로 몰려다니며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IS가 점령하고 있던 지역에서 새로 생겨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가능성도 당국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라크 정부는 향후 IS와의 싸움에서 정보수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IS와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알라비 장관은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점령지를 잃었지만 무기는 포기하지 않았으며 이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중앙아시아에서 거점을 마련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슬람 칼리프 제국을 건설하려는 의지를 다시 세우기 위해 더욱 발버둥칠 것이다.” 그는 IS의 신념을 “왜곡된 이슬람”이라고 불렀다. 이슬람의 역사나 이슬람 지역과 진정으로 연관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 하루 전 아프가니스탄의 다우라트 와지리 국방장관은 현지에서 계속되는 저항세력의 준동을 진압하기 위해 이란의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런 조치는 현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 미군 약 1만4000명이 아프가니스탄 보안군과 합동으로 알카에다 동맹세력인 탈레반과 IS를 몰아내기 위해 작전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탈레반은 16년에 걸친 미군의 개입에도 독자적인 제휴세력을 확보했다. 미국 본토를 공격한 9·11 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을 상대로 한 초기 전쟁에서 미국과 이란은 서로 협력했지만 그 이후 두 나라 사이는 또 다시 완전히 틀어졌다. 현재 미국과 이란이 모두 IS와 싸우고 있지만 두 나라는 서로 극단주의 위협을 저지하기보다 오히려 악화시키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며 비난한다. 그러나 IS와의 전쟁 후반부에선 이란이 더 유리한 입장이다.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 특히 시아파 민병대가 전략 요충지에서 미국보다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소유권을 두고 분쟁 중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논란 많은 결정도 미국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알라비 장관을 비롯한 중동의 관리들은 그 결정이 IS의 칼리프 제국 건설 야망에 더욱 불을 지필 것이라고 내다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IS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여전히 미군을 사살하고, 민간인을 상대로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하며, 특정 지역에선 탈레반과 경쟁하기도 한다. 반면 그들은 파키스탄에선 뚜렷한 실적을 보이지 않았다. 여러 다른 수니파 무슬림 무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예를 들어 2015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버스 승객을 대상으로 저지른 집단 난사 테러는 IS 연계조직인 준달라가 자신들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그 테러를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첫 IS 공격으로 인정하지 않고 인도가 배후라고 주장했다(인도는 책임을 강하게 부인했다). 파키스탄에서 IS가 자신들의 공격이라고 주장한 다른 치명적인 테러도 ‘자마트-울-아흐라르’와 ‘라슈카르-에-장비’ 등 다른 무장단체들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1월 이란의 아미르 하타미 국방장관은 파키스탄의 카마르 자베드 바지와 육군참모총장에게 이란은 파키스탄의 안보를 자국의 안보와 동일시한다며 “양국의 관계를 증진하면 서로의 방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IS에 충성을 서약했다고 주장하는 무장단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외에 세계의 다른 지역에도 전초기지를 확보했다. 중앙아시아의 캅카스 지역, 아라비아 반도, 아프리카 북부과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동남아(특히 남부 필리핀) 등이다. IS는 아직도 막강한 소셜미디어 동원 능력과 가상 네트워크를 사용해 세계 각지의 지하디(성전주의자)들과 합동으로 치명적인 음모를 수행할 수 있다. 최근 미국 뉴욕 버스터미널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기도가 그런 공격의 최근 사례일 가능성이 있다.
IS 폭탄 해체에 도움을 주는 미군 해병 출신 폭발물 처치 기술자 어네스트 바라자스는 “그들은 폭탄 제조와 설치 기술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필리핀에도, 아프리카에도 침투했다. 앞으로 계속 활동 지역을 넓혀갈 것이 확실하다.”
한편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생사와 소재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족 시리아 민주군, 미국이 지원하는 이라크 민병대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 민중 동원군(PMF)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마지막 거점을 급속히 무너뜨리고 있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는 자국에서 IS의 궤멸을 선포하면서 이란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의 역할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시리아는 미국의 개입을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만 인정한다. 반면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타도된 후 정부가 들어선 이래 미국의 파트너로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다.
- 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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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12월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서아시아 테러, 극단주의, 지역안보 세미나’의 기조 연설을 통해 IS가 더는 이렇다할 근거지를 갖지 못하게 됐지만 상당한 규모의 무기를 소유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과 그 너머에서 IS의 위협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다. 알라비 장관은 이란이 러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조해 레바논과 이라크, 시리아의 근거지에서 IS를 몰아냈지만 IS는 이제 아시아 중심부에서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근년 들어 중앙아시아에서 IS의 활동이 증가했다.
IS의 거점은 사라졌지만 이들이 점조직 형태로 몰려다니며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IS가 점령하고 있던 지역에서 새로 생겨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가능성도 당국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라크 정부는 향후 IS와의 싸움에서 정보수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IS와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알라비 장관은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점령지를 잃었지만 무기는 포기하지 않았으며 이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중앙아시아에서 거점을 마련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슬람 칼리프 제국을 건설하려는 의지를 다시 세우기 위해 더욱 발버둥칠 것이다.” 그는 IS의 신념을 “왜곡된 이슬람”이라고 불렀다. 이슬람의 역사나 이슬람 지역과 진정으로 연관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 하루 전 아프가니스탄의 다우라트 와지리 국방장관은 현지에서 계속되는 저항세력의 준동을 진압하기 위해 이란의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런 조치는 현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 미군 약 1만4000명이 아프가니스탄 보안군과 합동으로 알카에다 동맹세력인 탈레반과 IS를 몰아내기 위해 작전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탈레반은 16년에 걸친 미군의 개입에도 독자적인 제휴세력을 확보했다. 미국 본토를 공격한 9·11 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을 상대로 한 초기 전쟁에서 미국과 이란은 서로 협력했지만 그 이후 두 나라 사이는 또 다시 완전히 틀어졌다. 현재 미국과 이란이 모두 IS와 싸우고 있지만 두 나라는 서로 극단주의 위협을 저지하기보다 오히려 악화시키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며 비난한다. 그러나 IS와의 전쟁 후반부에선 이란이 더 유리한 입장이다.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 특히 시아파 민병대가 전략 요충지에서 미국보다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소유권을 두고 분쟁 중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논란 많은 결정도 미국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알라비 장관을 비롯한 중동의 관리들은 그 결정이 IS의 칼리프 제국 건설 야망에 더욱 불을 지필 것이라고 내다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IS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여전히 미군을 사살하고, 민간인을 상대로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하며, 특정 지역에선 탈레반과 경쟁하기도 한다. 반면 그들은 파키스탄에선 뚜렷한 실적을 보이지 않았다. 여러 다른 수니파 무슬림 무장단체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예를 들어 2015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버스 승객을 대상으로 저지른 집단 난사 테러는 IS 연계조직인 준달라가 자신들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그 테러를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첫 IS 공격으로 인정하지 않고 인도가 배후라고 주장했다(인도는 책임을 강하게 부인했다). 파키스탄에서 IS가 자신들의 공격이라고 주장한 다른 치명적인 테러도 ‘자마트-울-아흐라르’와 ‘라슈카르-에-장비’ 등 다른 무장단체들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1월 이란의 아미르 하타미 국방장관은 파키스탄의 카마르 자베드 바지와 육군참모총장에게 이란은 파키스탄의 안보를 자국의 안보와 동일시한다며 “양국의 관계를 증진하면 서로의 방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IS에 충성을 서약했다고 주장하는 무장단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외에 세계의 다른 지역에도 전초기지를 확보했다. 중앙아시아의 캅카스 지역, 아라비아 반도, 아프리카 북부과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동남아(특히 남부 필리핀) 등이다. IS는 아직도 막강한 소셜미디어 동원 능력과 가상 네트워크를 사용해 세계 각지의 지하디(성전주의자)들과 합동으로 치명적인 음모를 수행할 수 있다. 최근 미국 뉴욕 버스터미널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기도가 그런 공격의 최근 사례일 가능성이 있다.
IS 폭탄 해체에 도움을 주는 미군 해병 출신 폭발물 처치 기술자 어네스트 바라자스는 “그들은 폭탄 제조와 설치 기술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필리핀에도, 아프리카에도 침투했다. 앞으로 계속 활동 지역을 넓혀갈 것이 확실하다.”
한편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생사와 소재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족 시리아 민주군, 미국이 지원하는 이라크 민병대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 민중 동원군(PMF)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마지막 거점을 급속히 무너뜨리고 있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는 자국에서 IS의 궤멸을 선포하면서 이란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의 역할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시리아는 미국의 개입을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만 인정한다. 반면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타도된 후 정부가 들어선 이래 미국의 파트너로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다.
- 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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