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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언제 터질까 ‘불안 불안’

거품 언제 터질까 ‘불안 불안’

암호화폐 가격결정 방식의 주요 이론적·계산적 구성요소 나타내는 척도 분석해 보니 …
가격에는 폭발적인 요소가 나타나는데 기초 펀더멘털에는 보이지 않을 때 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날짜를 기록했다. / 사진:KIN CHEUNG-AP-NEWSIS
지난 1년 사이 비트코인 시세가 800달러 이하에서 1만2000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그것이 과연 거품인지 아니면 현재의 높은 가격이 앞으로도 유지될지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갖게 됐다.

금융이론에선 자산가격이 펀더멘털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상황을 거품으로 정의한다. 투자의 대가 잭 보글은 비트코인을 떠받치는 실체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이를 “튤립 광란보다 더 심한” 사기라고 불렀다.

여느 자산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에는 희망가치든 희소성에서 비롯되는 가치든 어느 정도 기본 가치가 있다. 따라서 보유할 이유는 있다. 그러나 우리 조사 결과는 현재 시세에 거품이 올랐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아일랜드 더블린시티대학의 셰언 코벳 교수와 함께 비트코인(그리고 기타 암호화폐)을 뒷받침하는 기술적 요소들을 비트코인의 펀더멘털로 간주했다. 그리고 암호화폐 가격결정 방식의 주요 이론적·계산적 구성요소를 나타내는 척도를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블록이라는 단위의 채굴작업을 통해 새로 생성된다. 비트코인의 바탕을 이루는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거래 원장이다. 중앙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위조 또는 복제 비트코인이 사용될 위험 없이 거래될 수 있도록 한다. 진행 중인 거래를 은행이 검증하지 않고 채굴자들이 확인한다. 거래승인이 이뤄지면 블록이 암호화돼 계속 확대되는 원장에 추가된다.

따라서 우리가 조사한 첫 척도는 채굴 난이도와 관련돼 있다. 과거에 비해 새 블록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계산한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개수는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현재 1670만 개가 유통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채굴자가 늘어나 블록이 더 많이 생성될수록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각 블록의 가치가 이전 블록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우리가 조사한 둘째 척도는 “채굴속도(hash rate)”와 관계가 있다. 채굴하는 컴퓨터의 작동 속도를 말한다. 비트코인 채굴에 성공하려면 표적 해시보다 적거나 같은 64 자리수의 16진수(“해시”)를 얻어내야 한다. 이 작업이 빠를수록 다음 번 블록을 찾아내 보수를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셋째 척도는 “블록 사이즈”였다. 이는 어느 한 시점에 체인의 크기와 관계가 있다. 체인이 클수록 작은 체인보다 채굴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그리고 끝으로 거래량을 살펴봤다. 어떤 자산 특히 어떤 통화든 더 널리 사용될수록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우리는 2010년 7월~2017년 4월 16일 비트코인 초창기 데이터를 조사했다.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2011년 4월 16일까지 1달러 선을 넘지 못하다가 2011년 6월 3일 10달러, 2013년 4월 2일 100달러로 뛰었다. 그 뒤로 기하급수적인 가격 상승세가 시작됐다.

우리는 거품이 터진 뒤 그것을 감지하고 날짜를 기록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적용했다. 기본적으로 폭발적 요소가 연쇄적으로 존재하는지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그 연쇄(여기서는 비트코인 가격)가 ‘폭발’할 때는 여느 폭발과 마찬가지로 산산조각(붕괴) 날 위험이 있다.

이 같은 접근법에서 나올 수 있는 역발상의 결과는 기본 가치와 자산 가격이 모두 폭발적 요소를 보일 경우 거품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거품은 어떤 자산이 기본 가치에서 벗어날 때를 말한다. 기본 가치 자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경우엔 가격도 폭등할 것이다.

주식 배당을 생각해보자. 만일 배당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사람들은 주가도 똑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할지 모른다. 지속 가능하지는 않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거품은 아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가격에는 폭발적인 요소가 나타나는데 기초 펀더멘털에는 보이지 않을 때만 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날짜를 기록했다.

다음 도표는 분석 결과다. 그래프에서 오렌지색 선은 가격이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를 나타낸다. 채굴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진 기간도 보인다. 2013년 말과 2014년 초의 청색 막대다. 이는 또한 이후 붕괴를 낳은 가격 거품의 징후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를 포함해 거품이 뚜렷하게 나타난 시점들이 있다. 현재의 비트코인 시세는 펀더멘털에 어떤 비슷한 변화 조짐이 없이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기술적인 토대와 무관하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다. 명백한 거품이다.

이런 테스트, 사실상 모든 거품 식별 테스트의 약점은 거품이 터진 사후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도착하자마자 수정할 수 있지만 이 테스트도 그런 종류다. 거품은 성격상 복합적으로 부풀어 오른다. 따라서 상황 대처가 하루 이틀 늦어지면 거품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정확한 첨단 거품 경고 시스템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이 같은 접근법이 최선일지 모른다. 불행히 이 방식으로는 거품의 규모를 판별할 수 없다. 비트코인의 ‘공정’ 가격을 시사하는 공인 모델은 없다. 그러나 공정한 시세가 얼마가 됐든 현재 시세가 그 수준을 훨씬 웃도는 건 분명하다.

- 라리사 야로바야, 브라이언 루시



※ [ 라리사 야로바야는 앵글리아 러스킨대학 금융회계학 전임강사, 브라이언 루시는 트리니티칼리지더블린의 국제금융·상품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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