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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깐깐한’ 관리자, 회사에는 손해

‘꼼꼼·깐깐한’ 관리자, 회사에는 손해

소통 이뤄지지 않고 성공 척도가 불분명한 환경에서 ‘마이크로매니저’ 생겨
직원들은 압력을 받는다고 느낄 때 혁신을 추구하지 않고 그 과정에 피동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최근 새 직장을 잡았다. 입사 이틀 뒤부터 퇴근 후 업무 진행상황을 알리는 이메일이 끊이지 않고 들어온다. 출근해 자리에 앉자마자 전날 업무뿐 아니라 그날의 작업계획에 관해 시시콜콜 심문을 받는다. 처음에는 신참이라서 그러려니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랬더니 동료들은 그게 앞으로 일상이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알고 보니 꼼꼼한 스타일의 마이크로매니저(microm anager) 상사를 만난 것이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마이크로관리(microman agement)를 “지나치게 통제하거나 자질구레한 문제까지 신경 쓰는” 관리 행위로 정의한다. 느낌과 다르지 않게 실제로도 지옥 같을 수 있다. 각종 조사에서 마이크로 매니저 상사를 둔 사람 대다수가 2년을 못 버티고 회사를 그만둔다.

마이크로 관리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회사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그것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도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해법을 모색하기 전에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그 기본 요소를 분석해야 한다.

 마이크로관리는 뿌리깊은 문제에서 기인한다
사람들은 마이크로 관리를 개인적인 성향 문제로 치부하고 싶어하지만 대체로 다른 동기에서 비롯되는 일이 많다. 마이크로 관리자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지지 선천적이지 않다.

마이크로매니저가 권한과 권위를 행사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는 3가지 주된 이유가 있다. 첫째는 권위의 유지, 둘째는 팀의 실수로 인해 고위층에서 자신의 평판이 퇴색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상사가 마이크로매니저가 되는 가장 중요한 셋째 이유는 두려움이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때의 두려움이 불필요하게 통제를 행사하려는 큰 유인이 된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성공 척도가 불분명한 환경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마이크로 관리는 생산성 저하를 초래한다
직장 내 사기뿐 아니라 더 많은 영역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큰 영향 중 하나인 생산성 저하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관리자는 실수를 피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때때로 권력을 행사하려 한다. 그러나 직원들이 압력을 받는다고 느낄 때 혁신을 추구하지 않고 그 과정에 피동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의욕이 사라진다. 생산성이 떨어지면 관리자는 더 많은 통제를 행사하려 할지 모른다. 그에 따라 이직률이 높아지면서 이미 버티기 힘든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로드 와그너와 제임스 하터는 ‘12 위대한 경영의 요소(12: The Elements of Great Managing)’에서 수동적인 팀이 능동적인 팀에 비해 평균적으로 생산성과 수익성이 각각 82%와 88%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교육·컨설팅 업체 트리니티 솔루션스가 실시해 해리 체임버스의 저서 ‘간섭하는 상사 대처법(My Way or the Highway)’에 실린 조사에선 응답자 중 79%가 마이크로 관리를 경험했다. 응답자 중 약 69%가 마이크로 관리 때문에 이직을 고려했으며 그중 36%는 실제로 행동에 옮겨 다른 직장을 찾아 나섰다. 마이크로 관리가 자신의 사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이 85%에 달했다.

생산성은 어떨까? 응답자 중 71%가 마이크로 관리로 인해 업무실적 달성에 방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성공 요인 명확히 하면 마이크로 관리 최소화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와 독일에서 발휘한 리더십으로 이름을 떨친 미 육군의 조지 S 패튼 장군이 훌륭한 명언을 남겼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할지 설명하지 않고 무엇을 할지 말해주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관리자와 지도자 입장에선 창의성과 혁신이 꽃 피우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환경은 세부사항에 집착하기보다 성공 요인, 성과 중심 업무,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을 통해 조성할 수 있다. 관리자가 더 많이 신뢰할수록, 직원은 더 의욕적으로 최선을 다하게 된다. 직원들에 신뢰를 보여주는 방법으로는 유연근무제, 원격 근무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장려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디자인 업체 겐슬러의 조사에선 근무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도록 하는 기업의 직원들이 더 높은 실적을 올렸으며 직원들의 협업 효과가 4% 더 높았다. 그런 직원을 둔 기업에선 이직률이 3분의 1 낮고 성장률은 4배 높았다.

가장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목적의식과 열정으로 움직이는 문화를 조성하려 애쓰지 않는 조직이 어디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지도자의 성공은 직원들이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데 있다.

- 누푸르 싱



※ [ 필자는 소셜미디어·성장 전략가다. ][뉴스위크 한국판 12월 25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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