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자’ 오프라 윈프리
‘진정한 승자’ 오프라 윈프리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세실 B. 드밀 상 받아 … 인종과 성차별에 대한 수상소감으로 감동 줘 2018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진정한 승자를 1명만 고른다면 바로 오프라 윈프리다. 첫 번째 수상자가 무대에 올랐을 때부터 그날 밤의 주인공이 윈프리라는 게 확실해졌다. TV 뮤지컬 코미디 부문의 여우주연상 수상자 레이철 브로스너핸(‘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은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마자 “안녕하세요, 오프라”라고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객석 맨 앞줄 한가운데 ‘할리우드의 여왕’처럼 자리 잡고 앉은 윈프리를 보고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잠시 후 TV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자 스털링 K. 브라운(‘디스 이즈 어스’) 역시 무대에 올라 마이크 앞에 서자마자 한 말이 “오프라!”였다. TV의 전설로 불리는 로잰 바도 시트콤 ‘로잰’의 콤비 존 굿먼과 함께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을 때 윈프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토크쇼 진행자 겸 배우이며 영화·TV 제작자이자 자선가이기도 한 윈프리는 지난 1월 7일 열린 제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세실 B. 드밀 상을 받았다. ‘연예계에 기여한 뛰어난 공로’를 치하하는 상으로 지난해엔 배우 메릴 스트립이 받았다. 윈프리는 이 상이 제정된 1952년 이후 최초의 흑인 여성 수상자다.
리즈 위더스푼이 신나는 말투로 과장을 섞어 가며 영화 ‘시간의 주름(Wrinkle in Time)’에 함께 출연한 윈프리를 소개했다. 그녀는 “오프라의 허그 한번이면 전쟁이 끝나고 세계 평화가 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잠시 후 윈프리가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랐다. “됐어요, 이제 됐어요.” 그녀는 객석의 기립박수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윈프리는 수상소감 첫머리에 자신이 어린 소녀였던 1964년 시드니 푸아티에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는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설명했다.
“흑인 남성이 그렇게 축하 받는 건 처음 봤다”고 윈프리는 말했다. “난 하루 종일 남의 집을 청소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올 때 싸구려 소파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던 소녀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사람들에게 설명하려고 애썼다. 내겐 너무도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흑인 여성 최초로 이 상을 받는 장면을 지켜보는 어린 소녀들이 있을 것이다.”
객석의 스타들은 그녀의 말을 경청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었으며 울기도 했다. 윈프리는 1944년 6명의 백인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흑인 여성 리시 테일러의 이야기를 상기시키며 극적으로 연설을 끝냈다. 그녀는 테일러가 “열흘 전 9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가해자 남성들은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윈프리를 2020년 대선 후보로 밀자’라는 농담이 이제 현실이 되는 걸까?
“지금 이 광경을 지켜보는 모든 여성이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윈프리는 말을 이었다. 청중은 다시 한번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침내 그 새로운 날의 동이 트고 있다. 많은 훌륭한 여성들, 오늘밤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여성과 일부 경이로운 남성들이 누구도 다시는 ‘미투’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싸운 덕분이다.”
- 애나 멘타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크쇼 진행자 겸 배우이며 영화·TV 제작자이자 자선가이기도 한 윈프리는 지난 1월 7일 열린 제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세실 B. 드밀 상을 받았다. ‘연예계에 기여한 뛰어난 공로’를 치하하는 상으로 지난해엔 배우 메릴 스트립이 받았다. 윈프리는 이 상이 제정된 1952년 이후 최초의 흑인 여성 수상자다.
리즈 위더스푼이 신나는 말투로 과장을 섞어 가며 영화 ‘시간의 주름(Wrinkle in Time)’에 함께 출연한 윈프리를 소개했다. 그녀는 “오프라의 허그 한번이면 전쟁이 끝나고 세계 평화가 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잠시 후 윈프리가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랐다. “됐어요, 이제 됐어요.” 그녀는 객석의 기립박수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윈프리는 수상소감 첫머리에 자신이 어린 소녀였던 1964년 시드니 푸아티에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는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설명했다.
“흑인 남성이 그렇게 축하 받는 건 처음 봤다”고 윈프리는 말했다. “난 하루 종일 남의 집을 청소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올 때 싸구려 소파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던 소녀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사람들에게 설명하려고 애썼다. 내겐 너무도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흑인 여성 최초로 이 상을 받는 장면을 지켜보는 어린 소녀들이 있을 것이다.”
객석의 스타들은 그녀의 말을 경청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었으며 울기도 했다. 윈프리는 1944년 6명의 백인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흑인 여성 리시 테일러의 이야기를 상기시키며 극적으로 연설을 끝냈다. 그녀는 테일러가 “열흘 전 9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가해자 남성들은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윈프리를 2020년 대선 후보로 밀자’라는 농담이 이제 현실이 되는 걸까?
“지금 이 광경을 지켜보는 모든 여성이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윈프리는 말을 이었다. 청중은 다시 한번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침내 그 새로운 날의 동이 트고 있다. 많은 훌륭한 여성들, 오늘밤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여성과 일부 경이로운 남성들이 누구도 다시는 ‘미투’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싸운 덕분이다.”
- 애나 멘타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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