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가진 자가 승리한다
공간을 가진 자가 승리한다
전자상거래가 붐을 이루며 예상치 못한 부동산 혁명이 일어났다. 도심 속 유통센터는 그야말로 금광이 됐다. 그리고 금맥이 흐르는 곳에는 여지 없이 프로로지스가 앉아 있다.대형 창고를 운영하는 프로로지스가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 새로 개장한 0.024㎢ 면적의 창고 벽에는 나란히 문이 나 있다. 56번 창고 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보니 고속도로 3개가 보였다. 동쪽으로 뻗은 I-980 도로를 타고 가면 오클랜드 도심을 통과하고, 남쪽으로 향한 I-880 도로를 타고 가면 실리콘밸리가 나온다. I-580을 타고 북쪽으로 가면 마린 카운티 중심부로 들어갈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서쪽으로 14.5km만 가면 나온다. 기차는 건물의 거의 앞까지 와서 시카고까지 제품을 운송해준다. 그러나 프로로지스 CEO 해미드 모가담(Hamid Moghadam·61)이 가장 많은 관심을 두는 도로는 바로 지방국도다. “우리는 사람이 많고 돈이 두둑한 시장에 집중한다”고 모가담은 말했다. “은행을 터는 이유는 은행에 돈이 있기 때문이죠. 소비는 어디에서 일어납니까? 바로 사람들이 사는 곳이죠.”
19개국에서 총 63.82㎢ 면적의 창고 공간을 소유한 프로로지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부동산 투자신탁 회사다. 산업용 부동산 보유 면적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다. 창고에서 고객 문 앞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의 왕이라고 할 수 있다. 2위 업체 듀크 리얼티(Duke Realty·인디애나 본사)의 보유 공간이라고 해 봤자 프로로지스의 20%밖에 안 된다. 프로로지스가 미국에 보유한 35.2㎢의 반경 160km 내에 미국 전체 인구 중 60%가 살고 있을 정도다. 해외시장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다. 프로로지스가 개발하고 있는 4.2㎢ 면적 중 70%는 전자상거래 성장 속도가 미국보다 빠른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면, 프로로지스의 미래에도 확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쇼핑으로 오프라인 판매점에 대한 부동산 수요는 처참히 무너졌지만, 유통창고 등으로 사용되는 산업용 부동산은 정반대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프로로지스의 최대 세입자는 총 1.5㎢ 공간을 임대한 아마존이다. (아마존 창고 공간 중 13%에 대해 소유권을 가진 프로로지스는 아마존의 최대 임대주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아마존 프라임의 약속대로) 48시간 이내 책을 배송하려면 주문이 들어가는 순간 그 책을 이미 창고에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는 2010년 이래 2배 이상 증가하며 미국 전체 소매매출의 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신탁 구조를 가진 프로로지스는 전자상거래 성장으로 엄청난 혜택을 입고 있다. 주가는 2017년 1월~10월 말까지 22%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348억 달러로 늘어났다. (부동산 투자 리츠(REIT)의 경우 전반적으로 1.5% 하락했다. 프로로지스의 직접적 경쟁업체 DCT 인더스트리얼과 듀크는 각각 21%, 7% 상승했다.) 2016년 프로로지스의 매출은 25억 달러, 이에 대한 순수입은 12억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3년간 연평균 58% 상승했다. 지난 분기 신규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계약에서 얻은 임대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입주율은 96%를 기록했다.
프로로지스의 전자상거래 주력 전략은 1998년에 시작됐다. 모가담이 서점 사업을 하던 루이스 보더스(Louis Borders)를 만났던 때다. 당시 보더스는 온라인 식료품업체(이자 닷컴 버블 붕괴의 상징이 된) 웹밴(Webvan) 투자금을 모집 중이었다. 프로로지스의 전신인 AMB 프로퍼티 코퍼레이션(Property Corp.)을 운영하고 있었던 모가담은 500만 달러를 웹밴에 투자한 후, 유통창고 3개를 짓고 10억 달러 규모의 리테일 포트폴리오를 처분해 그 돈으로 산업용 부동산을 매입했다. 웹밴에 투자했던 500만 달러는 얼마 되지 않아 5500만 달러로 불어났다가 0달러로 공중분해 됐다. 그러나 뼈아픈 손실 속에서도 건질 만한 건 있었다. 창고용 부동산에 투자한 10억 달러의 돈이 프로로지스 포트폴리오의 든든한 근간이 되어준 것이다.
웹밴을 통해 “아주 일찍부터 전자상거래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고 모가담이 말했다. MIT에서 토목공항을 전공한 모가담은 이란혁명으로 귀국이 어려워지자 미국에서 1983년 AMB를 설립했다. 프로로지스는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AMB가 경영난에 빠진 덴버의 경쟁사와 합병을 하면서 지금의 구조를 확립했다.
지금은 100% 순수 전자상거래 업체가 프로로지스 포트폴리오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비중이 높지는 않아도 성장은 이들에게서 나온다. 신규 매출의 20%는 이들과 DHL, UPS, 페덱스 등 전자상거래 관련 수요를 통해 이루어진다.
전자상거래 산업은 프로로지스처럼 덩치 큰 기업의 매출을 변화시킬 정도로 성장했다. 기존 소매 유통업체들도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매장에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GDP 2% 성장 경제에서는 보기 힘든 수요의 대폭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시장연구기관 그린 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Green Street Advisors)의 산업용 부동산 애널리스트 에릭 프란켈(Eric Frankel)은 말했다. 인구 증가와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는 로스엔젤레스나 시애틀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는 편리한 입지에 위치한 창고의 존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주요 운송허브 근처에 소수의 대형 창고를 두는 대신, 소비자 바로 옆에 소규모 창고를 운영하는 걸 더 선호한다.
모가담은 바로 옆에 있는 기술기업에서 힌트를 얻어 회사의 다음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중이다. 지금 그는 창고 안과 주변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열심히 수집하고 있다. 센서를 통해 문이 몇 번이나 올라가고 내려가야 고장이 나는지 계산하고, 드론을 통해 지붕이 파손된 곳을 찾는다. 매년 1조3000억 달러의 제품이 프로로지스 창고를 통해 드나들고 80만 명에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전 세계적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꿈꾸고 있다.
기술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동시에 프로로지스를 거꾸로 넘어뜨릴 수도 있다. 자율주행 전기 트럭이 상용화되어 운송비가 대폭 낮아지면 아마존은 지금보다 훨씬 작은 창고로도 물류를 관리할 방안을 찾아낼 지 모른다. 3D 프린팅 기술 덕에 소비자 모두가 영세 생산업자가 되어 물류가 필요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창고에서 고객 문 앞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을 프로로지스가 꽉 잡고 있다.※ How to Play It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중국 알리바바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업을 찾기 힘들다. 알리바바의 월별 실질 모바일 사용자 수는 5억 5000만 명에 달한다. 아마존이나 이베이는 명함도 못 내미는 규모다. 2018년 회계연도에 알리바바는 매출을 50%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처럼 알리바바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가지고 있다. 최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전년동기 성장률은 99%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헤마 슈퍼마켓(Hema Supermarket)과 같은 온-오프 혼합매장에도 투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알리바바의 해외 사업은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물류회사 차이니아오(Cainiao)와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처럼 생태계를 이루는 협력사의 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에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기업가치 200억 달러를 평가 받은 차이니아오는 알리바바 티몰(Tmall)과 타오바오(Taobao)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차이니아오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으며, 마윈 CEO는 2018년 상장 가능성이 있는 앤트 파이낸셜의 지배지분 또한 보유하고 있다. 앤트 파이낸셜은 6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짐 오버바이스(Jim Oberweis)는 오버바이스 자산관리(Oberweis Asset Management) 사장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SAMANTHA SHARF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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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국에서 총 63.82㎢ 면적의 창고 공간을 소유한 프로로지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부동산 투자신탁 회사다. 산업용 부동산 보유 면적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다. 창고에서 고객 문 앞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의 왕이라고 할 수 있다. 2위 업체 듀크 리얼티(Duke Realty·인디애나 본사)의 보유 공간이라고 해 봤자 프로로지스의 20%밖에 안 된다. 프로로지스가 미국에 보유한 35.2㎢의 반경 160km 내에 미국 전체 인구 중 60%가 살고 있을 정도다. 해외시장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다. 프로로지스가 개발하고 있는 4.2㎢ 면적 중 70%는 전자상거래 성장 속도가 미국보다 빠른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면, 프로로지스의 미래에도 확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쇼핑으로 오프라인 판매점에 대한 부동산 수요는 처참히 무너졌지만, 유통창고 등으로 사용되는 산업용 부동산은 정반대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프로로지스의 최대 세입자는 총 1.5㎢ 공간을 임대한 아마존이다. (아마존 창고 공간 중 13%에 대해 소유권을 가진 프로로지스는 아마존의 최대 임대주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아마존 프라임의 약속대로) 48시간 이내 책을 배송하려면 주문이 들어가는 순간 그 책을 이미 창고에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는 2010년 이래 2배 이상 증가하며 미국 전체 소매매출의 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신탁 구조를 가진 프로로지스는 전자상거래 성장으로 엄청난 혜택을 입고 있다. 주가는 2017년 1월~10월 말까지 22%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348억 달러로 늘어났다. (부동산 투자 리츠(REIT)의 경우 전반적으로 1.5% 하락했다. 프로로지스의 직접적 경쟁업체 DCT 인더스트리얼과 듀크는 각각 21%, 7% 상승했다.) 2016년 프로로지스의 매출은 25억 달러, 이에 대한 순수입은 12억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3년간 연평균 58% 상승했다. 지난 분기 신규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계약에서 얻은 임대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입주율은 96%를 기록했다.
프로로지스의 전자상거래 주력 전략은 1998년에 시작됐다. 모가담이 서점 사업을 하던 루이스 보더스(Louis Borders)를 만났던 때다. 당시 보더스는 온라인 식료품업체(이자 닷컴 버블 붕괴의 상징이 된) 웹밴(Webvan) 투자금을 모집 중이었다. 프로로지스의 전신인 AMB 프로퍼티 코퍼레이션(Property Corp.)을 운영하고 있었던 모가담은 500만 달러를 웹밴에 투자한 후, 유통창고 3개를 짓고 10억 달러 규모의 리테일 포트폴리오를 처분해 그 돈으로 산업용 부동산을 매입했다. 웹밴에 투자했던 500만 달러는 얼마 되지 않아 5500만 달러로 불어났다가 0달러로 공중분해 됐다. 그러나 뼈아픈 손실 속에서도 건질 만한 건 있었다. 창고용 부동산에 투자한 10억 달러의 돈이 프로로지스 포트폴리오의 든든한 근간이 되어준 것이다.
웹밴을 통해 “아주 일찍부터 전자상거래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고 모가담이 말했다. MIT에서 토목공항을 전공한 모가담은 이란혁명으로 귀국이 어려워지자 미국에서 1983년 AMB를 설립했다. 프로로지스는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AMB가 경영난에 빠진 덴버의 경쟁사와 합병을 하면서 지금의 구조를 확립했다.
지금은 100% 순수 전자상거래 업체가 프로로지스 포트폴리오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비중이 높지는 않아도 성장은 이들에게서 나온다. 신규 매출의 20%는 이들과 DHL, UPS, 페덱스 등 전자상거래 관련 수요를 통해 이루어진다.
전자상거래 산업은 프로로지스처럼 덩치 큰 기업의 매출을 변화시킬 정도로 성장했다. 기존 소매 유통업체들도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매장에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GDP 2% 성장 경제에서는 보기 힘든 수요의 대폭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시장연구기관 그린 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Green Street Advisors)의 산업용 부동산 애널리스트 에릭 프란켈(Eric Frankel)은 말했다. 인구 증가와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는 로스엔젤레스나 시애틀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는 편리한 입지에 위치한 창고의 존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주요 운송허브 근처에 소수의 대형 창고를 두는 대신, 소비자 바로 옆에 소규모 창고를 운영하는 걸 더 선호한다.
모가담은 바로 옆에 있는 기술기업에서 힌트를 얻어 회사의 다음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중이다. 지금 그는 창고 안과 주변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열심히 수집하고 있다. 센서를 통해 문이 몇 번이나 올라가고 내려가야 고장이 나는지 계산하고, 드론을 통해 지붕이 파손된 곳을 찾는다. 매년 1조3000억 달러의 제품이 프로로지스 창고를 통해 드나들고 80만 명에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전 세계적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꿈꾸고 있다.
기술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동시에 프로로지스를 거꾸로 넘어뜨릴 수도 있다. 자율주행 전기 트럭이 상용화되어 운송비가 대폭 낮아지면 아마존은 지금보다 훨씬 작은 창고로도 물류를 관리할 방안을 찾아낼 지 모른다. 3D 프린팅 기술 덕에 소비자 모두가 영세 생산업자가 되어 물류가 필요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창고에서 고객 문 앞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을 프로로지스가 꽉 잡고 있다.※ How to Play It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중국 알리바바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업을 찾기 힘들다. 알리바바의 월별 실질 모바일 사용자 수는 5억 5000만 명에 달한다. 아마존이나 이베이는 명함도 못 내미는 규모다. 2018년 회계연도에 알리바바는 매출을 50%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처럼 알리바바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가지고 있다. 최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전년동기 성장률은 99%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헤마 슈퍼마켓(Hema Supermarket)과 같은 온-오프 혼합매장에도 투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알리바바의 해외 사업은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물류회사 차이니아오(Cainiao)와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처럼 생태계를 이루는 협력사의 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에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기업가치 200억 달러를 평가 받은 차이니아오는 알리바바 티몰(Tmall)과 타오바오(Taobao)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차이니아오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으며, 마윈 CEO는 2018년 상장 가능성이 있는 앤트 파이낸셜의 지배지분 또한 보유하고 있다. 앤트 파이낸셜은 6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짐 오버바이스(Jim Oberweis)는 오버바이스 자산관리(Oberweis Asset Management) 사장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SAMANTHA SHARF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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