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회사는 지금] 매출 급감 위기감 속 새로운 제품 개발
[일본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회사는 지금] 매출 급감 위기감 속 새로운 제품 개발
기존 자동차 부품 40% 사라질 전망 … “위기가 기회” 목소리도 자동차는 수많은 부품 업체가 모여 함께 만드는 구조다. 완성차 업체를 꼭짓점으로 한 피라미드식 구조(하향식 발주)다. 일본은 물론 한국 등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엔진만 하더라도 주요 부품인 엔진블록이나 실린더, 크랭크샤프트 등을 만드는 회사가 모두 제각각이다. 이들 부품 업체가 모여 설계·개발·생산한 후 완성차를 조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기자동차가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 수많은 부품 업체가 도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는 가솔린·디젤엔진과 같은 내연기관이나 변속기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모터나 전지, 인버터(모터의 구동을 제어하는 장치로 가솔린 자동차로 치면 변속기에 해당)가 그 역할을 한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은 지난해 내놓은 한 리포트도 이 같은 전망을 담고 있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은 전기차가 늘어나면 많은 자동차 부품 업체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포트는 “지금은 신흥국의 수요 확대로 대부분의 부품 업체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내연기관 부품 비율이 높은 업체일수록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는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포트를 작성한 이와이 테쓰야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등장으로 엔진이나 변속기 수요가 줄어 내연기관 부품 업체들이 힘들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포트는 그러면서 스미토모리코 등을 위태로운 기업으로 꼽았다. 스미토모리코는 진동을 제어하는 방진고무 등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회사다. 그러나 지난해 8월 SMBC닛코증권은 “전기차의 등장으로 회사의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크게 낮췄다. 마쓰이테쓰 스미토모리코 사장은 “전기차가 보편화하면 내연기관의 부품 40%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우리가 만드는 부품도 20% 정도는 감소할 것”이라며 “하지만 방진고무 등은 전기차에도 꼭 필요한 부품이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토모리코는 지난해 신상품 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전기차에 맞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 나섰다.
엔진·변속기의 캠샤프트와 기어를 생산하는 무사시정밀공업도 불안한 기업으로 꼽혔다. 리포트는 전기차 증가로 캠샤프트·기어 등이 불필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오오쓰카 히로시 사장은 “모든 기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품이 움직이려면 반드시 동력과 동력을 사용하기 쉽게 하기 위한 변속기구인 기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동차 부품 업체는 위기를 느끼는 것과 동시에 기회로 삼고 있다. 연료를 엔진에 보내주는 연료펌프 등을 생산하는 아이산공업의 이시다 토모야 부사장은 최근 “한달음에 전기차용 부품을 완성시키긴 어렵다”며 “우선 각종 센서나 모터부터 제대로 지식을 쌓아 고객의 신뢰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혼다자동차 계열의 최대 부품 업체인 게이힌의 아베토모야 개발본부장은 “종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했던 인버터나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수요는 전기차의 등장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며 “소형·경량화를 추진해 모터 등과 전동 시스템식으로 확장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승차감을 좌우하는 섀시스프링이나 엔진 등에 사용되는 정밀 스프링 생산 업체인 중앙발조의 고이데 켄타 이사는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배터리 내부 압력을 조정하는 가압변이나 냉각기를 유지하는 겹판스프링 등의 수요가 새로 발생하고 있고 이미 상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부품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부품도 있다. 자동차 내장제가 대표적이다. 대형 내장품 업체인 도요타방직 측은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경량화와 정숙성이 요구된다”며 “시트 작동음을 줄이고 모터의 정숙성을 높인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엔진음이 사라지면 기존 부품 역시 더 조용해져야 한다. 고무제품을 다루는 도요다합성의 한 고위 간부는 “전기차가 확산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차가 조용해지기 때문에 방음을 위해 (문이나 창문틀 등에 장착되는 고무제품인) 웨더스트립 제품 기능이 보다 요구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의 표준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표준형 시스템을 갖고 있는 회사가 부품 업계를 독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 보쉬 일본 법인의 크뤼거마틴 집행위원은 “보쉬는 모터나 인버터를 포함한 종합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보쉬의 시스템을 사용하면 누구나 전기차를 간단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부품 업체인 덴소도 표준형 시스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의 시노하라 유키히로 상무는 “하이브리드(내연기관과 모터를 동시에 사용) 자동차에 적용한 기술을 좀 더 발전시키면 전기차에 대응할 수 있다”며 “전기차 전체 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는 것은 덴소 정도”라고 말했다. 전기차는 기름이 필요가 없다. 전기차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가솔린(휘발유)이나 디젤(경유) 수요도 줄 수밖에 없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석유소매 업체에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일본의 주유소는 1994년만 해도 전국에 6만421곳에 달했지만 2016년 말에는 3만5000여 곳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솔린 수요는 10% 정도 감소했지만 주유소는 30%나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의 보급은 설상가상이다. 도요대학 경영학부의 고지마 마사토시 교수는 일본 주유소에 대한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고지마 교수는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의 신차 판매 비율이 2030년에는 35%, 2040년에 90%로 높아진다는 전제 아래 주유소 수가 2030년에는 2만여 곳으로 줄고, 2040년에는 1만3000곳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2050년에는 지금은 약 4분의 1 수준인 8700곳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충전소로의 전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JXHD와 이데미쓰고산 등 석유 업체들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전기차 충전소 건설 사업에 나섰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만 얻었다. 이들 업체는 현재 일부 자사 주유소에서 충전 서비스를 하고 있을 뿐이다. 사업성이 낮은 이유는 충전기 도입 등 설비 투자비가 비싸고 2~3분 만에 급유가 완료되는 휘발유·경유에 비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급속충전기로도 완충에 30~40분 소요). 일본 석유 업계가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가 보급되면 생명선인 휘발유·경유 수요는 더 줄 것이다. 주유소 시장의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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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 “부품 업체 위기 온다”
엔진·변속기의 캠샤프트와 기어를 생산하는 무사시정밀공업도 불안한 기업으로 꼽혔다. 리포트는 전기차 증가로 캠샤프트·기어 등이 불필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오오쓰카 히로시 사장은 “모든 기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품이 움직이려면 반드시 동력과 동력을 사용하기 쉽게 하기 위한 변속기구인 기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동차 부품 업체는 위기를 느끼는 것과 동시에 기회로 삼고 있다. 연료를 엔진에 보내주는 연료펌프 등을 생산하는 아이산공업의 이시다 토모야 부사장은 최근 “한달음에 전기차용 부품을 완성시키긴 어렵다”며 “우선 각종 센서나 모터부터 제대로 지식을 쌓아 고객의 신뢰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혼다자동차 계열의 최대 부품 업체인 게이힌의 아베토모야 개발본부장은 “종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했던 인버터나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수요는 전기차의 등장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며 “소형·경량화를 추진해 모터 등과 전동 시스템식으로 확장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승차감을 좌우하는 섀시스프링이나 엔진 등에 사용되는 정밀 스프링 생산 업체인 중앙발조의 고이데 켄타 이사는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배터리 내부 압력을 조정하는 가압변이나 냉각기를 유지하는 겹판스프링 등의 수요가 새로 발생하고 있고 이미 상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부품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부품도 있다. 자동차 내장제가 대표적이다. 대형 내장품 업체인 도요타방직 측은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경량화와 정숙성이 요구된다”며 “시트 작동음을 줄이고 모터의 정숙성을 높인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엔진음이 사라지면 기존 부품 역시 더 조용해져야 한다. 고무제품을 다루는 도요다합성의 한 고위 간부는 “전기차가 확산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차가 조용해지기 때문에 방음을 위해 (문이나 창문틀 등에 장착되는 고무제품인) 웨더스트립 제품 기능이 보다 요구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의 독점 가능성도 제기
[박스기사] 사라지는 주유소 - 사업성 떨어져 충전소로의 전환 쉽지 않을 듯
충전소로의 전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JXHD와 이데미쓰고산 등 석유 업체들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전기차 충전소 건설 사업에 나섰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만 얻었다. 이들 업체는 현재 일부 자사 주유소에서 충전 서비스를 하고 있을 뿐이다. 사업성이 낮은 이유는 충전기 도입 등 설비 투자비가 비싸고 2~3분 만에 급유가 완료되는 휘발유·경유에 비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급속충전기로도 완충에 30~40분 소요). 일본 석유 업계가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가 보급되면 생명선인 휘발유·경유 수요는 더 줄 것이다. 주유소 시장의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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