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학각색(各學各色)’ | 무역전쟁의 끝은 어디인가?- 정치학] 트럼프는 미치광이? 노련한 협상가!
[‘각학각색(各學各色)’ | 무역전쟁의 끝은 어디인가?- 정치학] 트럼프는 미치광이? 노련한 협상가!
무역전쟁은 더 큰 결과물 얻는 협상의 지렛대…예측불가능성이 협상의 유연성이기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라는 책이 국내에 소개됐다. 지난해 미국 서점가에서 화제가 모은 책이다. 부제는 ‘미국 최고의 심리학자·정신과 의사 27인이 진단한 트럼프의 정신 건강’이다. 저자들은 ‘트럼프는 미쳤다’고 주장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고, 고쳐 쓸 수도 없으니 정치적 행동으로 그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넌지시 탄핵을 시사하는 것도 같다.
지난 3월, 피츠버그 지역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가 있었다. 지원 유세에 나선 트럼프는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아니었다면 평창 올림픽은 완전한 실패(total failure)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오바마나 부시가 했겠느냐. 빌 클린턴 때는 엄청난 돈을 퍼부어 놓고도 아무 성과가 없었다”고도 했다. “시진핑이 얼마 전 ‘평생 주석 (the President Xi for Life)이 되었다”는 식의 외교적 실례가 될 만한 발언까지 했다.
이런 트럼프가 미국인에게 익숙한 트럼프의 모습이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오늘 한 말을 다른 날에 바꾸거나 자신을 비판하는 이에게 거침없이 공격적인 언사를 내뱉는다. 트럼프 지지자 입장에서 한편으론 창피하면서도, 솔직한 정치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트럼프 1년의 성취도 지지의 원동력이다. 미국 경제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가지수는 역대 최고이고, 성장률도 2.3%로 올랐다. 실업률은 4.1%로 대단히 낮고, 지난 3개월 간 16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생겼다.
트럼프는 공약을 ‘말 그대로’ 지키려고 하는 거의 유례없는 정치인이다. 적어도 지지자에게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인 것이다. 멕시코 국경 폐쇄, 무역협정 재협상, 이민 제한, 불법이민자 추방 등 온갖 소동을 일으키며 밀어붙이고 있다. 시끌벅적했지만 미국을 뒤흔들 만큼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트럼프가 미쳤다’고 해도, 핵 단추를 마구 눌러댈 거라는 우려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 1월 한반도를 전쟁 일촉즉발 상황까지 몰고 간 트럼프를 눈여겨보자. 지난해 하반기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강한 매파와 약한 매파가 대립했다. 대화파는 완전히 배제됐다. ‘화염과 분노’ 등 전쟁을 시사하는 발언이 긴장을 최고조로 높였다.
그러다 한 순간에 모든 게 달라졌다. 우리 정부가 일정한 역할을 했지만 전쟁위기가 한미, 북미 정상회담으로 180도 전환됐다. 이 모든 과정을 ‘협상’의 장이라고 보면, 제대로 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트럼프가 이를 모두 계획했을 수는 없다. 다만, 본능적 협상가로서의 트럼프를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
트럼프는 잃은 것이 없다. 북한이 회담을 제안했고, 한국 정부가 중재해서 미국이 회담을 받아들였다. 회담에 대한 발표도 한국 대표단이 맡도록 해서 혹시나 모를 북미 회담 결과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트럼프의 이런 전술은 경영자로 익숙한 모습이다. 적자투성이 사업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은행에서 차입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을’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를 부도 직전까지 내모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 부채를 상당 부분 탕감받거나 상환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했다. 트럼프 특유의 경영술이 이번에도 먹힌 게 아닐까?
트럼프는 이념에 천착된 사람이 아니다. 민주주의나 인권 등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미국의 눈앞의 이익이 트럼프를 움직이게 한다. 이념을 하나의 ‘선입견’으로 보면, 그에 좌우되지 않는 트럼프는 극과 극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예측불가능한 상황을 오히려 사랑하고 무기로 삼는다. 모든 것은 협상으로 보고, 자신을 최고의 협상가로 간주한다.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의 안보 사안은 무역 등 다양한 사안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강경한 통상정책은 협상을 유리하기 꾸려가기 위한 포석이 아닐까? 우리는 어쩌면 ‘가장 치사한’ 미국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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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피츠버그 지역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가 있었다. 지원 유세에 나선 트럼프는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아니었다면 평창 올림픽은 완전한 실패(total failure)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오바마나 부시가 했겠느냐. 빌 클린턴 때는 엄청난 돈을 퍼부어 놓고도 아무 성과가 없었다”고도 했다. “시진핑이 얼마 전 ‘평생 주석 (the President Xi for Life)이 되었다”는 식의 외교적 실례가 될 만한 발언까지 했다.
이런 트럼프가 미국인에게 익숙한 트럼프의 모습이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오늘 한 말을 다른 날에 바꾸거나 자신을 비판하는 이에게 거침없이 공격적인 언사를 내뱉는다. 트럼프 지지자 입장에서 한편으론 창피하면서도, 솔직한 정치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트럼프 1년의 성취도 지지의 원동력이다. 미국 경제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가지수는 역대 최고이고, 성장률도 2.3%로 올랐다. 실업률은 4.1%로 대단히 낮고, 지난 3개월 간 16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생겼다.
트럼프는 공약을 ‘말 그대로’ 지키려고 하는 거의 유례없는 정치인이다. 적어도 지지자에게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인 것이다. 멕시코 국경 폐쇄, 무역협정 재협상, 이민 제한, 불법이민자 추방 등 온갖 소동을 일으키며 밀어붙이고 있다. 시끌벅적했지만 미국을 뒤흔들 만큼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트럼프가 미쳤다’고 해도, 핵 단추를 마구 눌러댈 거라는 우려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지난 1월 한반도를 전쟁 일촉즉발 상황까지 몰고 간 트럼프를 눈여겨보자. 지난해 하반기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강한 매파와 약한 매파가 대립했다. 대화파는 완전히 배제됐다. ‘화염과 분노’ 등 전쟁을 시사하는 발언이 긴장을 최고조로 높였다.
그러다 한 순간에 모든 게 달라졌다. 우리 정부가 일정한 역할을 했지만 전쟁위기가 한미, 북미 정상회담으로 180도 전환됐다. 이 모든 과정을 ‘협상’의 장이라고 보면, 제대로 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트럼프가 이를 모두 계획했을 수는 없다. 다만, 본능적 협상가로서의 트럼프를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
트럼프는 잃은 것이 없다. 북한이 회담을 제안했고, 한국 정부가 중재해서 미국이 회담을 받아들였다. 회담에 대한 발표도 한국 대표단이 맡도록 해서 혹시나 모를 북미 회담 결과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트럼프의 이런 전술은 경영자로 익숙한 모습이다. 적자투성이 사업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은행에서 차입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을’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를 부도 직전까지 내모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 부채를 상당 부분 탕감받거나 상환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했다. 트럼프 특유의 경영술이 이번에도 먹힌 게 아닐까?
트럼프는 이념에 천착된 사람이 아니다. 민주주의나 인권 등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미국의 눈앞의 이익이 트럼프를 움직이게 한다. 이념을 하나의 ‘선입견’으로 보면, 그에 좌우되지 않는 트럼프는 극과 극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예측불가능한 상황을 오히려 사랑하고 무기로 삼는다. 모든 것은 협상으로 보고, 자신을 최고의 협상가로 간주한다.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의 안보 사안은 무역 등 다양한 사안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강경한 통상정책은 협상을 유리하기 꾸려가기 위한 포석이 아닐까? 우리는 어쩌면 ‘가장 치사한’ 미국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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