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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핀테크산업이 주목하는 아프리카] 부족한 금융 인프라 핀테크 기술로 메워

[세계 핀테크산업이 주목하는 아프리카] 부족한 금융 인프라 핀테크 기술로 메워

현재 금속화폐로 소매거래 94% 이뤄져...스마트폰 보급으로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각광
사진:© gettyimagesbank
영국과 중국 그리고 호주는 핀테크산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금융산업 역량이 뛰어나고 모바일 금융의 보급률이 높아서다. 여기에 국가적 지원이 더해지고 규제도 까다롭지 않아 금융과 기술의 결합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런 쟁쟁한 핀테크 선도 국가를 제치고 의외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 아프리카다. 아프리카 내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농목업과 광공업이 전체 산업구조의 90% 이상을 차지해 핀테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소매 거래의 94%가 금속화폐로 이뤄질 정도로 금융이 발전하지 못한 곳이다.
 2020년까지 시장 규모 30억 달러 전망
케냐의 금융서비스’엠페사’. 휴대전화를 계좌번호처럼 이용해 돈을 주고받고 현금화한다. 열악한 금융 환경을 핀테크로 극복한 혁신모델로 꼽힌다.
이런 아프리카의 핀테크 시장이 2020년까지 3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같은 기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장 예측치인 720억 달러와 비교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아프리카는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어느 곳보다 높은 지역이며 혁신적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모바일의 역사에서 2007년은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해로 기억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케냐의 통신사 ‘사파리 콤’이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접촉식 결제·송금 서비스 ‘엠페사(M-Pesa)’를 선보인 해로 회자된다.

엠페사는 모바일 머니의 시초로 불리는데, 스마프폰처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요구하지 않는다. 피처폰에서 간단하게 작동되는 장점 때문에 한해만 17억 건 이상이 거래된다. 금액으로는 케냐 GDP의 25%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케냐 인구의 80%를 엠페사 이용객으로 확보할 만큼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런 추세 때문에 케냐가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가능한 국가로 언급되기도 한다.

케냐는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80% 이상을 독점할 만큼 빈부격차가 큰 나라다. 경제성장률은 해마다 5%를 넘지만 빈부격차도 덩달아 커졌다. 케냐의 가난한 사람들의 하루 평균 수익은 그들의 주식인 옥수수 가루 한 봉지를 살 수 있는 가격인 2달러 정도다.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는 당연히 누릴 수 없고, 은행 계좌조차 없는 사람이 많다.

역설적이게도 케냐의 낙후된 금융환경이 핀테크의 발전을 촉진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모바일의 보급과 맞물려 간단한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낮은 수수료를 자랑하는 엠페사가 케냐 금융의 대안이 된 것이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작은 물건을 하나 사는데도 현금다발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사용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케냐의 모바일 결제 시장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20% 수준인 중국과도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중국 역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다는 외부 요인으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한 나라로 꼽힌다. 중국의 핀테크를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초기 시장을 형성했고 케냐에서는 통신사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는 것이 차이다.

GSMA(세계이동통신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280여 모바일 머니 서비스 중 절반 이상이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계좌를 생성한 후 90일 이상 유지된 계정의 수도 1억개 이상으로 2위인 남아시아보다 2배 이상 많다. 그만큼 모바일 머니는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친숙한 금융 서비스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모바일 머니 이용자들은 핀테크산업 전반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에는 300개 이상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르완다의 대표 스타트업 ‘페사초이스(PesaChoice)’는 아프리카 전역에 송금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앱을 출시했다. ‘위캐시업(WeCashUp)’은 범용 거래 플랫폼으로 현금과 모바일 머니, 은행 계좌와 카드에다 암호화폐 거래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앱이다. 나이지리아의 스타트업 ‘페이센터(PayCentre)’는 은행의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해 식료품점이나 약국 등 장소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금이 필요할 때 근처 약국에 들러서 사전에 전달한 모바일 머니 만큼의 현금을 찾거나 예금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드발급과 대출까지도 가능하다.

은행은 물론이고 ATM조차 찾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은행이 할 일을 핀테크 스타트업이 대신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규제나 정책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기존의 금융을 핀테크가 대체하면서 새로운 정책이나 규제를 만들어 나가고 있지만 금융 인프라 자체가 없었던 아프리카에서는 핀테크산업과 규제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 그룹 맥킨지는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외곽에 20억명이 있고, 미국에만도 700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이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당연하게 여기게 하려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맥킨지는 또 ‘핀테크가 올바른 방법으로 작동한다면 스마트폰이 기본 거래 비용보다 80~90%가 적게 들면서 이해가 쉬운 거래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킨지는 핀테크를 ‘금융 서비스의 민주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규제에 막힌 기업이 아프리카에 둥지 틀기도
미국의 수수료 없는 주식 거래 서비스 제공자이자 대표적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로빈후드’의 창립자 블라디미르 테네브는 “금융 서비스는 순자산과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핀테크가 빠르게 성장하고 주목을 받은 것도 금융 서비스의 민주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각국 정부의 금융 정책이나 규제 때문에 핀테크와 관련한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도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아프리카를 시험대로 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수요가 가득한 아프리카야 말로 핀테크산업 최고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맥킨지는 ‘아프리카의 은행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핀테크 시장은 이미 경쟁이 심화됐다’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은행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채널을 훨씬 더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아프리카의 유망한 핀테크 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아프리칸 핀테크 어워즈 2017(AFTA 2017)’이 개최됐다. 2016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아프리카 대륙의 핀테크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다. 기업가와 은행가, 투자자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아프리카에서의 핀테크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 분야가 됐다. 디스럽트 아프리카(Disrupt Africa)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아프리카의 스타트업을 위한 벤처 자금은 2016년보다 51% 증가한 1억9500만 달러다. 이 중 3분의 1이 핀테크 스타트업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금 규모를 고려하면 작은 액수지만 아프리카의 핀테크를 주목해야 할 이유로는 충분하다.



※ 본 콘텐트는 LG CNS 블로그와 제휴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과 더 많은 IT 관련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블로그(blog.lgcns.com)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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