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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시계 교란이 우울증 부른다

생체시계 교란이 우울증 부른다

활동량에서 낮과 밤 바뀌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 커
밤 10시 이후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수면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우리 몸에서 하루 중 생리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가 맞지 않으면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조울증) 등 정신장애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연구팀은 하루 중 잠들고 깨는 활동주기를 나타내는 생체리듬을 연구함으로써 그런 결론에 이르렀다. 글래스고대학에서 정신건강과 웰빙을 연구하는 로라 라이올은 이 논문의 주 저자로서 “이 문제와 관련된 연구로선 지금까지 최대 규모였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하루 중 활동주기의 교란과 기분장애 사이의 연관성이 확실히 나타났다. 이전의 여러 연구도 생체리듬의 교란과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지만 샘플 규모가 비교적 작았다.”

글래스고대학의 과학자들은 2006~2010년 영국에서 수집된 37~73세 9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하루 중 활동과 관련한 생체시계가 맞게 돌아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3~2015년 일주일 동안 참가자에게 활동 추적기를 손목에 착용케 해 몸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측정은 휴식과 활동량을 비교하는 ‘상대 진폭’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하루 중 일반적으로 가장 바쁜 10시간 동안 참가자가 얼마나 활동했는지 확인한 다음 그 수준을 정상적인 주기에서 가장 활동이 적어야 할 5시간과 비교했다. 그 결과 활동 수준 차이가 작을수록 ‘상대 진폭’이 낮아진다. 깨어 있는 동안 충분히 활동하지 않거나 일반적으로 몸이 휴식해야 할 시간에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생체시계가 맞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상대 진폭’이 낮은 사람은 정신장애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와 성별, 흡연 여부, 학력,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 등 다른 위험 요인을 감안해도 마찬가지였다. 의학 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이 논문에 따르면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6%, 양극성 장애에 걸릴 확률이 11% 높았다. 또 그런 사람은 불행과 외로움, 건강에 대한 불만을 느낄 가능성이 더 컸고 반응 시간도 더 느렸다. 약 25명 중 1명은 낮만큼 밤에도 활동을 많이 했다. 논문의 선임 저자인 대니얼 스미스 정신과 교수는 “그런 사람은 밤에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거나, 한밤중에 일어나 차를 끓여 마시는 등 수면 위생이 상당히 나쁜 경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밤 10시 이후엔 생체 리듬을 방해하는 활동을 피하는 게 좋지만 낮 동안의 활동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낮 동안 활동이 많고 밤에 숙면하는 사람이 아주 건강하다. 그런 사람은 ‘상대 진폭’이 아주 높다.”

생체리듬이 교란되는 이유가 유전자나 환경과 관련 있는지, 또 그런 이유가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 위험을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스미스 교수는 말했다. 생체시계는 뇌의 중심부에 위치한 시교차 상핵이 태양에서 나오는 광선을 이용, 시각을 판단하고 그 정보를 온몸에 산재해 있는 말초시계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수면 패턴과 체온, 면역체계, 호르몬 분비 등을 조절한다. 그러나 인공조명이나 야근, 노화, 질병, 또는 시차가 다른 곳으로의 여행 등이 생체시계를 혼란에 빠뜨리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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