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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은 왜 그렇게 만족하지 못할까

프랑스인은 왜 그렇게 만족하지 못할까

사회주의에선 광범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도 충분하지 않다. 더 많이 얻어내는 것 외에 다른 목표 없어
최근의 프랑스 파업은 노조가 마크롱 정부에 어느 정도까지 저항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실력행사에 더 가깝다. / 사진:CLAUDE PARIS-AP-NEWSIS
지난 4월 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새로운 유럽연합(EU) 아젠다를 들고 유럽을 순방하는 동안 파업과 봉쇄가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됐다. 프랑스 국영철도 서비스 SNCF는 지방 노선과 도시간 고속철 노선 양쪽에서 대규모 파업에 직면해 있다. CGT와 SUD-레일 노조가 SNCF 인력의 신분 변경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인다.

그 전문직에 고용된 현 SNCF 직원이 모든 혜택과 관련 특전을 모두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정부 개혁이 가져오는 변화는 미미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신입직원에게만 적용된다.
 대규모 공공 인프라 파업
노조 운동가들은 EU가 주도하는 철도시장 자유화에도 마찬가지로 열을 올린다. 브뤼셀 정부가 발표한 ‘이동성 향상 팩키지(Mobility Pack)’를 통해 프랑스는 내년부터 지역 철도여행을 외부 경쟁업체에 개방해야 한다. 이 분야에서 대단히 비효율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SNCF로서는 여러 주요 노선에서의 잠재적인 가격경쟁에 관해 우려할 만하다.

현재 SNCF는 대규모의 부채와 적자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 모든 노선을 독점 운영하는 체제임을 감안할 때 이는 실제로 놀라운 ‘업적’이다. 이처럼 부실한 서비스 운영은 실상 국영 시스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SNCF 직원들은 정부가 무엇 하나 바꾸지 못하게 막을 작정인 듯하다. 노조는 항의 조치로 6월까지 기차 운행 횟수를 평소보다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열차 운행 감축을 결정할 때 노조는 그 결정이 자신들의 명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지 않았다.

운행감축 지지 집회를 계획한 뒤에야 노조는 기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그 이동수단을 이용해 집회에 참가할 수 있는 사람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노조 지도자는 “기차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집회를 위해 모든 문제를 빈틈없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공철도 분야가 파업을 하자 프랑스의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도 도를 넘는 파업행위로 장단을 맞췄다. 9일이 넘는 파업 끝에 이사회는 노조에 타협안을 제시했다. 올해 연봉을 2% 인상한 후 3년에 걸쳐 5%씩 올리는 방안이었다. 그에 맞서 노조는 당장 5%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어프랑스가 전국을 연결하는 극소수 항공사 중 하나인데다 기차 노선이 거의 모두 마비된 상황에서 에어프랑스 노조의 행태는 치밀하게 계획된 듯하다. 이 같은 노조의 행동은 여러 도시에서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시외버스 운행을 노조 운동가들이 막았다는 사실로 뒷받침되는 듯하다. 파업 후 독일 버스 운수업체 플릭스버스의 예약이 급증했으며 “파업 중에는 플릭스버스를 이용하세요!”라는 온라인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프랑스가 근로자 1000명 당 125일의 파업일수로 유럽에서 둘째로 파업이 많은 나라라는 사실은 논외로 하자. 단순히 사람들을 일터로 이동시키려는 민간기업의 운행을 차단하는 것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반감을 갖고 있다는 신호다.
 학생들에 봉쇄당한 대학
월급받는 근로자들이 일하러 나가지 않기로 한 사이 보수를 받지 않는 사람들도 파업을 벌인다. 특히 파리 소르본대학을 포함한 다수의 프랑스 대학이 학생들에게 점령당한다. 과격파 대학생들이 교수와 다른 학생들의 접근을 막고 총회를 열어 항의시위를 계속할지 정기적으로 ‘투표’한다.

무엇에 항의하냐고? 정부가 새로 내놓은 ‘학생의 좌표설정과 성공을 위한 법(ORE)’에 반대하는 시위다. 마크롱 정부는 이를 통해 학생 선발에서 고등학교 내신성적 반영 비율을 높이도록 제안한다. 지금까지는 대학 입시에서 바칼로레아(대입 자격시험) 외에는 아무 조건도 요구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프랑스 대학생은 등록금을 거의 내지 않으며 대규모의 장학·주거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서 대학 캠퍼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

툴루즈 거리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대규모 항의시위에서 한 학생은 인터뷰를 통해 새 개혁에선 대학들이 “선호하는 학생을 선발”해 성적 좋은 학생이 더 좋은 기회를 누리게 될 수 있다고 개탄했다.

실력주의는 프랑스 대학생에게는 아주 생소한 개념인듯하다. 어떤 형태의 실력주의 시스템이든 그들의 신념과는 상극을 이룬다. 그들의 신념은 오래 전부터 3가지 전제를 토대로 해왔다.

1. 정부는 국민을 더 평등하게 만들 책임이 있다.

2. 정부 개입은 사회를 향상시킨다.

3.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보호해야 할 사회적 유산(복지)이 있다.
 왜 난리? 이미 사회주의 아닌가?
공공철도와 대학교육 분야의 개혁은 프랑스에 실제로 필요한 것에 비하면 최소한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항의시위는 노조와 학생단체들이 마크롱 정부에 어느 정도까지 저항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실력행사에 더 가깝다. 그리고 실제로 상당히 강력하게 저항할 수 있음을 알아차렸다. 지난 4월 초에 시작된 파업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민주당·버몬트)의 이른바 ‘민주 사회주의’(유럽에선 여전히 사회주의라고 부른다)가 내세우는 사회 평등주의 구호에 기초한 사회가 그 혜택에 왜 그렇게 만족하지 못하는가? 프랑스 국민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 연금제도, 대학 무상교육 등 샌더스 의원이 요구하는 특혜를 모두 누린다. 그런데도 근로시간 중 5분의 1을 길거리에서 ‘신자유주의 질서’의 득세를 규탄하는 데 쓴다.

진실을 말하자면 사회주의에는 더 많이 얻어내는 것 외에 다른 궁극적인 목표는 없다. 아무리 큰 요구도, 아무리 광범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도 충분하지 않다. 어떤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같은 측면에서 그런 결과는 실업확대로 사회 빈민층에게 더 큰 어려움을 안겨주고 경제적 기회의 상실을 초래한다. 실패하는 사람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희생자로, 성공하는 사람은 사악한 탐욕과 비인간적인 착취를 통해 그런 성과를 얻었으리라는 인식이 뿌리내린다.

바로 그런 까닭에 세계의 혁신가와 발명가들이 프랑스가 아닌 미국에서 사는 것이다.

그런데 당신들은 프랑스를 더 닮고 싶은가?

- 빌 워츠



※ [이 기사는 미국 경제교육재단에 먼저 실렸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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