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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립스틱에 상어 간유가?

내가 쓰는 립스틱에 상어 간유가?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돼 개체수 감소 재촉 … 식물 기반 스쿠알렌으로 대체하는 회사 늘어
현재의 추정에 따르면 스쿠알렌 약 2000t이 매년 상어 간에서 추출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피부에 수분을 유지해주는 페이스크림에 생각하지도 않았던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상어 간유는 상어가 부력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소비자 상품에서 이 기름(흔히 ‘스쿠알렌’으로 불린다)은 립밤부터 오메가3 건강기능식품까지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고 미국 플로리다 상어연구 프로그램의 개빈 네일러 소장이 뉴스위크에 말했다.

상어 간유는 라벨에 흔히 ‘스쿠알렌’으로만 표시되지만 일부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상어 연골’로 적기도 한다. 이 성분은 화장품의 성분이나 로션·보습제의 피부연화제로 종종 사용된다. 미국 화장품협회의 화장물 성분 리뷰에 따르면 스쿠알렌은 이런 식으로 25년 이상 사용돼왔다. 스쿠알렌은 일부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도 한다. 올리브유·밀배아유·팜유도 스쿠알렌을 함유한다. 그러나 훨씬 많은 양이 상어 간유에서 발견된다. 상어 간유를 사용하면 스쿠알렌 생산 비용도 낮아진다.

상어는 오랫동안 우리에게 단백질원을 제공했다. 중국의 상어 지느러미 수프가 유명하다. 그러나 화장품 성분으로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어 개체수 감소를 재촉하는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물론 매년 얼마나 많은 상어가 화장품 산업에 사용되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마도 수백만 마리에 이를 수 있다. 네일러 소장은 스쿠알렌 약 2000t이 매년 상어 간에서 추출된다고 추정했다.

상어 간유는 최소한 200년 동안 추출됐다. 18세기에 스쿠알렌은 램프 연료와 산업용 윤활제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화장품에 스쿠알렌을 사용하는 것은 좀 더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40년 전 간유 추출을 위해 포획된 상어의 대부분은 돌묵상어였다. 그러나 이제 심해 어업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장품 제조사들은 심해에 서식하는 상어로 눈을 돌렸다. 그러면서 고품질 스쿠알렌을 가진 큰입상어가 흔히 사용된다.

이런 상어는 주로 북대서양과 호주·뉴질랜드 연해에서 잡힌다. 네일러 소장은 요즘은 규제가 느슨한 동남아에서도 상어가 많이 잡힌다고 말했다. 상어 스쿠알렌의 약 90%는 화장품 제조사에 판매할 목적으로 생산된다고 프랑스의 해양보존단체 블룸(BLOOM)이 지적했다.

최근 들어 상어 보존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세계 각지의 화장품 회사들은 상어 간유를 식물 기반의 대체 성분으로 바꾸고 있다. 하지만 생산 비용은 더 많이 든다. 2008년 화장품 대기업 로레알과 유니레버는 보습 크림과 립스틱의 베이스에 상어 간유 사용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국제 해양자원 보호단체 오세아나의 해양 과학자 레베카 그린버그는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중요한 해양동물인 상어의 멸종에 방관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업들도 있다”고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화장품 회사에 스쿠알렌의 출처를 물어보고, 동물 기반 성분을 사용하지 않거나 식물 기반 성분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한 회사의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책임감 있는 소비자가 되기를 바란다.”

- 리사 스피어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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