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가 권리금] 무권리금 속출 … 마이너스 권리금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가 권리금] 무권리금 속출 … 마이너스 권리금도
최악의 자영업 경기에 임차인 구하기 어려워…전문가들 “권리금 양성화 시급” 자영업 경기가 최악의 상태로 치달으면서 권리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수많은 자영업자가 목돈이 들어간 권리금의 일부라도 건지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가게 문을 열고 있지만 권리금은 더 떨어지고 적자 폭도 더 커지는 등 상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강남 등 서울 핵심상권으로 꼽히는 곳에서도 최소 두 사업장 중 한 사업장은 적자를 보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업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렇게 장사를 계속하는 곳은 그나마 사정이 괜찮은 경우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명동·신촌·홍대입구·건대입구 등 이른바 서울 5대 핵심 상권에서도 무권리금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권리금만 수억원대인 메인 도로변 상가는 아직도 권리금이 붙어 거래되지만 권리금 1억원 이하의 이면 도로변 상권에는 최근 무권리금을 내걸고 새 임차인을 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무권리금 상가가 나오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기존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기간 중 새 임차인을 구해 무권리금 상태로 상가를 넘기는 것이다. 서울 논현동에서 미용실을 하는 김윤정(39)씨는 권리금 3000만원을 받기 위해 6개월 전부터 미용실을 내놓았지만 7월까지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 김씨는 “9월 초에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나는데 그때까지 새 임차인을 구해 가게를 넘기지 않으면 권리금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점포를 인테리어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원상복구’ 공사 비용까지 내야 하는 처지라 며칠 전 무권리금 상태로 가게를 넘겼다”고 말했다.
서울 역삼동의 한 식당은 사실상 ‘마이너스 권리금’ 상태로 새 임차인을 찾고 있는 경우다. 식당 사장은 개업한 지 7개월 만인 지난 5월 문을 닫았다. 장사는 안 되는데 인건비와 식재료값 등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임대차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월세 300만원은 보증금(3000만원)에서 차감되고 있다. 식당 사장 김모(56)씨는 “식당을 차릴 때 권리금 3000만원 외에 7000만원을 더 들여 집기를 사고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며 “새 임차인이 당장 집기만 중고 시장에 팔아도 100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권리금이 아니라 ‘마이너스 권리금’으로 정리하는 셈”이라고 했다.
무권리금 상가가 나오는 또 다른 경우는 기존 세입자가 새 세입자를 구하는 데 실패하고 건물주에게 상가가 넘겨진 경우다. 이럴 경우 기존 세입자는 원상복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한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권리금이 이렇게까지 애물단지가 되고, 자영업자들의 권리금 포기 사례까지 속출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서울 상가의 평균 권리금이 5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자영업자에게 권리금 비중은 작지 않다. 염정오 상권분석사(공인중개사)는 “6월 중순부터 서울 주요 상권에 무권리금 조건으로 나오는 상가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며 “더 버텨 봐야 적자만 계속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 권리금까지 포기하고 빠져나오려는 자영업자의 ‘탈출 행렬’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선 상인들과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신사동 역세권의 한 횟집 사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새벽 2시까지 영업했는데 지금은 인건비 부담도 커 오후 10시면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장게장과 아귀찜 식당들이 24시간 영업하는 것으로 유명한 신사역 4번 출구 뒤편 상권은 문을 닫은 식당이 식당가 초입부터 군데군데 눈에 띄었고 새벽 2시가 되자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마이너스 권리금’에도 상가가 나가지 않을 정도로 상가 거래가 위축되자 일정 기간 동안 월세를 받지 않는 ‘렌트 프리’ 조건의 상가도 등장했다. 예를 들어 2년 계약 기간 중 3개월은 월세를 내지 않고 장사하는 조건이다. 이런 렌트 프리는 대형 오피스 빌딩에서 내거는 조건인데 최근 들어 주상복합아파트의 상가 등에서도 이런 조건을 내걸고 있다. 장사가 잘되는 상권에서도 권리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자영업자가 많다. 최근 ‘핫플레이스’로 부각된 종로구 서촌에서 봉평막국수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태림(46)씨는 권리금을 놓고 건물주와 4년째 분쟁 중이다. 김씨는 권리금을 받고 식당을 정리하려 했지만 건물주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권리금을 내고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지만 건물주가 계약서에 사인을 안 해 주면 임차인은 권리금을 받을 방도가 없다”고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문가들은 권리금 양성화를 꼽는다. 권리금 폭락이나 건물주와의 갈등 해결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현재 20%도 안 되는 권리금 계약서 작성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권 법무법인 우송 변호사는 “계약서 작성을 활성화해야 권리금을 줬다는 근거라도 남는다”며 “근거가 있어야 구제받든 소송을 통해 보전받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임차인끼리 주고받는 권리금을 온전히 회수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며 “지방자치단체 등에 분쟁 조정 기구를 확대해 자영업자의 피해를 줄여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리금이 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 건 2015년 1월 개정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의 정의’가 포함되면서다.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하는 자(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 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정의됐다. 상가의 현재 임차인이 새로 들어올 사람에게 받는 자릿세라는 얘기다. 임차인이 건물주에게 내는 보증금과 월세와는 별개다. 상황별로 나눠 보면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전 임차인이 단골을 만들고 장사 잘 되는 상가로 번성시켜 놓은 데 대한 권리 즉, ‘영업권’이다. 또 임차인이 영업 시작 전 인테리어 등에 투자한 ‘시설 권리금’이 포함돼 있다. 원래 장사가 잘 되는 목 좋은 상가에 붙는 ‘바닥 권리금’도 있다. 문제는 권리금에도 상권 프리미엄이 끼어든다는 데 있다. ‘권리금 속 상권 프리미엄’은 실제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분쟁의 원인이 되는 부분이다. 뜨는 상가일 경우 땅값·임대료·권리금 등이 모두 뛰게 마련이다. 임차인은 본인이 일군 영업적 가치를 더해 기존보다 더 높은 권리금을 받으려고 한다. 경기가 좋아 새 임차인을 쉽게 구하면 권리금 문제는 수면 아래로 들어간다. 그러나 새 임차인이 나서지 않거나 건물주가 상가를 직접 운영하려 할 경우 분쟁이 발생한다. 특히 건물주가 계약 기간 종료를 이유로 임차인에게 나가라고 할 경우 높아진 권리금을 누가 차지할 것이냐를 두고 극한 갈등이 생기곤 한다. 국내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선 ‘키 머니(Key money)’, 중국은 ‘주안랑페이(轉讓費)’라는 비슷한 개념이 존재한다.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임차인의 영업권이 법으로 혹은 관례로 보호되고 있다. 국내에선 광복 후 권리금 갈등 문제가 신문에 보도되곤 한 걸로 봐서 꽤 오래 전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상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경기 확장기에 권리금이 생겨나고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2년여 분쟁 끝에 결국 지난 6월 폭력사태를 빚은 ‘서촌 궁중족발사건’을 지켜본 주변 상인들은 “중재자가 있었더라면…”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궁중족발 사장 김모씨는 뒤늦게 서울시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찾아갔다. 하지만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 분쟁조정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었다.
권리금·임대료 갈등은 꼭 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수년씩 걸리는 민사소송보다 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가 지난 2014년부터 운영 중인 분쟁조정위원회가 좋은 예다. 변호사·감정평가사·교수 등 26명의 전문가로 꾸려진 분쟁조정위원회는 현장 답사와 법률 검토 등을 토대로 조정과 합의를 끌어내고 있다. 실제 조정 성립 사례도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 접수된 72건의 임대차 분쟁 조정 신청 중 31건은 중재·자체 합의했으며 11건은 현재 조정이 진행 중이다. 72건 중 임대인이 중재를 신청한 건수가 5건이라는 것도 의미 있다.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률 자문과 함께 주변 가게의 임대료·권리금 시세 등을 조사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얘기하면 분쟁 당사자들이 대체로 수긍한다”며 “둘이 내버려 둘 때보다 전문가가 개입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임대인·임차인 간 갈등 원인 1위는 권리금이었다. 상반기에만 31건을 비롯해 2016년 이후 접수된 분쟁조정 193건 중 83건이 권리금으로 인한 분쟁이었다. 하지만 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권리금 분쟁이 합의에 이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권리금으로 인한 분쟁이 조정을 통해 해결된 경우는 7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권리금 분쟁 해결이 이렇게 어려운 원인은 임차인이 주장하는 권리금의 산정 근거나 법적 효력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보통 권리금은 현재 장사 중인 임차인이 그 전에 장사하던 사람한테 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영업권에 대한 권리금이다. 하지만 임차인 간 계약서를 작성해 두지 않은 이상 액수나 실제 지급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상혁 상가정보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임차인끼리 권리금을 주고받을 때 계약서를 쓰는 경우는 20%가 안 된다”며 “권리금을 주고받을 때도 계약서를 쓰도록 유도해야 특정 시기에 한 사람이 피해를 뒤집어쓰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권리금 계약서를 쓰고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면 부가가치세 10%를 낸다. 또 권리금이 1000만원이 넘을 경우는 기타금액으로 종합소득에 포함해 소득세율이 높아진다.
- 김영주·김민중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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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대 핵심 상권에서도 고전
서울 역삼동의 한 식당은 사실상 ‘마이너스 권리금’ 상태로 새 임차인을 찾고 있는 경우다. 식당 사장은 개업한 지 7개월 만인 지난 5월 문을 닫았다. 장사는 안 되는데 인건비와 식재료값 등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임대차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월세 300만원은 보증금(3000만원)에서 차감되고 있다. 식당 사장 김모(56)씨는 “식당을 차릴 때 권리금 3000만원 외에 7000만원을 더 들여 집기를 사고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며 “새 임차인이 당장 집기만 중고 시장에 팔아도 100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권리금이 아니라 ‘마이너스 권리금’으로 정리하는 셈”이라고 했다.
무권리금 상가가 나오는 또 다른 경우는 기존 세입자가 새 세입자를 구하는 데 실패하고 건물주에게 상가가 넘겨진 경우다. 이럴 경우 기존 세입자는 원상복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한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권리금이 이렇게까지 애물단지가 되고, 자영업자들의 권리금 포기 사례까지 속출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서울 상가의 평균 권리금이 5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자영업자에게 권리금 비중은 작지 않다. 염정오 상권분석사(공인중개사)는 “6월 중순부터 서울 주요 상권에 무권리금 조건으로 나오는 상가가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며 “더 버텨 봐야 적자만 계속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 권리금까지 포기하고 빠져나오려는 자영업자의 ‘탈출 행렬’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선 상인들과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신사동 역세권의 한 횟집 사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새벽 2시까지 영업했는데 지금은 인건비 부담도 커 오후 10시면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장게장과 아귀찜 식당들이 24시간 영업하는 것으로 유명한 신사역 4번 출구 뒤편 상권은 문을 닫은 식당이 식당가 초입부터 군데군데 눈에 띄었고 새벽 2시가 되자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마이너스 권리금’에도 상가가 나가지 않을 정도로 상가 거래가 위축되자 일정 기간 동안 월세를 받지 않는 ‘렌트 프리’ 조건의 상가도 등장했다. 예를 들어 2년 계약 기간 중 3개월은 월세를 내지 않고 장사하는 조건이다. 이런 렌트 프리는 대형 오피스 빌딩에서 내거는 조건인데 최근 들어 주상복합아파트의 상가 등에서도 이런 조건을 내걸고 있다.
장사 잘되는 상권에서도 권리금 분쟁
권리금이 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 건 2015년 1월 개정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의 정의’가 포함되면서다.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하는 자(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 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정의됐다. 상가의 현재 임차인이 새로 들어올 사람에게 받는 자릿세라는 얘기다. 임차인이 건물주에게 내는 보증금과 월세와는 별개다. 상황별로 나눠 보면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전 임차인이 단골을 만들고 장사 잘 되는 상가로 번성시켜 놓은 데 대한 권리 즉, ‘영업권’이다. 또 임차인이 영업 시작 전 인테리어 등에 투자한 ‘시설 권리금’이 포함돼 있다. 원래 장사가 잘 되는 목 좋은 상가에 붙는 ‘바닥 권리금’도 있다.
‘권리금 속 상권 프리미엄’에 갈등 소지 많아
[박스기사] 권리금 갈등 해법은 - 임차인끼리 권리금 계약서 꼭 써야
권리금·임대료 갈등은 꼭 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수년씩 걸리는 민사소송보다 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가 지난 2014년부터 운영 중인 분쟁조정위원회가 좋은 예다. 변호사·감정평가사·교수 등 26명의 전문가로 꾸려진 분쟁조정위원회는 현장 답사와 법률 검토 등을 토대로 조정과 합의를 끌어내고 있다. 실제 조정 성립 사례도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 접수된 72건의 임대차 분쟁 조정 신청 중 31건은 중재·자체 합의했으며 11건은 현재 조정이 진행 중이다. 72건 중 임대인이 중재를 신청한 건수가 5건이라는 것도 의미 있다.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률 자문과 함께 주변 가게의 임대료·권리금 시세 등을 조사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얘기하면 분쟁 당사자들이 대체로 수긍한다”며 “둘이 내버려 둘 때보다 전문가가 개입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임대인·임차인 간 갈등 원인 1위는 권리금이었다. 상반기에만 31건을 비롯해 2016년 이후 접수된 분쟁조정 193건 중 83건이 권리금으로 인한 분쟁이었다. 하지만 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권리금 분쟁이 합의에 이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권리금으로 인한 분쟁이 조정을 통해 해결된 경우는 7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권리금 분쟁 해결이 이렇게 어려운 원인은 임차인이 주장하는 권리금의 산정 근거나 법적 효력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보통 권리금은 현재 장사 중인 임차인이 그 전에 장사하던 사람한테 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영업권에 대한 권리금이다. 하지만 임차인 간 계약서를 작성해 두지 않은 이상 액수나 실제 지급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상혁 상가정보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임차인끼리 권리금을 주고받을 때 계약서를 쓰는 경우는 20%가 안 된다”며 “권리금을 주고받을 때도 계약서를 쓰도록 유도해야 특정 시기에 한 사람이 피해를 뒤집어쓰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권리금 계약서를 쓰고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면 부가가치세 10%를 낸다. 또 권리금이 1000만원이 넘을 경우는 기타금액으로 종합소득에 포함해 소득세율이 높아진다.
- 김영주·김민중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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