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용과 같이’ 시리즈 리메이크 발매 … 일본 특유의 유머가 갖는 미묘한 재미있어 ‘용과 같이’의 주인공 기류 가즈마는 냉혹한 야쿠자이면서도 평소엔 부드럽고 마음도 약하다. / 사진:COURTESY OF SEGA‘용과 같이’는 일본 게임 개발사 세가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2005년 처음 발매되면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본의 조직범죄단 야쿠자의 세계를 무대로 화려한 격투, 스릴 넘치는 책략과 극적인 반전이 펼쳐지는 게임이다. 주인공 기류 가즈마는 싸우지 않을 땐 매혹적이면서도 지저분한 우범지대 가무로초의 거리를 방황하며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도박도 즐긴다(가무로초는 도쿄의 밤문화를 대표하는 환락가 신주쿠 가부키초를 모델로 만든 가상의 거리다). 지난해 출시된 속편 ‘용과 함께0’가 호평 받으면서 이 게임 시리즈는 일본을 넘어 전 세계 게이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영어권에선 ‘Yakuza Games’라는 타이틀로 출시됐다).
좀 더 강력한 플레이스테이션4 하드웨어를 사용하고 미국과 유럽 지역의 급증하는 사용자에게 호소력을 갖기 위해 세가는 이 시리즈를 새롭게 리메이크했다. 개작된 5편 중 2번째인 ‘용과 같이: 극2’가 영어판으로 지난 8월 28일 선보였다. 세가의 디자이너들은 그래픽과 전투 시스템을 한층 더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장면과 대화를 추가해 게임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일본 만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게이머는 일본 스타일의 이야기 전개에도 친숙해졌다. 세가 아메리카의 제작담당 이사 샘 멀런은 “지금 우리 사용자는 일본인 주인공 캐릭터를 좋아하고 그의 특성을 매우 잘 알아 야쿠자의 지하세계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모든 지식을 습득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과는 아주 다르다. 유치하면서도 재미있는 일본식 콘텐트를 좋아한다면 이 게임이 제격이다.”
일본어 텍스트와 대화를 번역하는 영어판 제작팀은 리메이크 작품이 원본에 담긴 일본의 고유한 감성과 유머를 손상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기 위해 문화적 특성과 분위기, 캐릭터 진화를 세밀히 고려했다. 이 게임을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미국 록스타 노스가 발매한 액션 게임)’의 일본판 정도로 홍보했던 이전의 마케팅 전략을 과감히 수정했다는 뜻이다. ‘용과 함께’는 조직범죄의 세계를 무대로 하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아주 다양한 게임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 기류는 캣카페(고양이 놀이방)를 운영하고 마이클 잭슨·스티븐 스필버그 등을 닮은 캐릭터와 함께 좀비를 주제로 한 뮤직 비디오를 찍기도 한다.
그런 일본 특유의 기이함을 소화하는 것이 처음엔 쉽지 않았다. 멀런 이사는 “세가 아메리카의 영어판 제작팀이 마케팅 등 사내의 여러 부서를 돌아다니며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모두가 이 게임의 본질을 잘 못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의론자들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지저분한 범죄를 다룬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이건 옛날에도 해봤는데 먹혀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어판 제작팀의 프로듀서 스콧 스트리차트는 “이 게임은 범죄조직으로서의 야쿠자를 다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지하세계를 방황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도덕성을 찾아가는 남자를 그린 작품이다. 이 게임의 본질에 좀 더 진실되게 접근한 것이 영어권에서 더 많은 팬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멜로 같은 범죄 드라마와 황당무계함을 뒤섞은 특징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영어판 제작팀이 좀 더 많은 재량권을 가져야 했다. 번역가 3명을 거친 뒤 다시 편집자 3명이 영어권 사용자에게 좀 더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텍스트와 대화를 수정했다. 스트리차트는 “직역이 의도한 유머의 맛을 없애버린다고 판단되면 영어권 문화에 적합하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유머와 드라마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주된 임무였다.”
영어권 사용자가 원작의 유머를 이해하도록 하려면 주인공 기류의 내면세계를 보여줘야 했다. 일본인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측면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일본 남성의 이상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기류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아무리 상황이 희한하게 돌아가고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그는 태연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판에선 대사가 많지 않지만 영어판에선 기류가 독백으로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했다. 멀런 이사는 “사용자와 주인공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캐릭터에 독특한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도록 조정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단순히 게이머의 수단이 되기보다 자신의 개성으로서 ‘극기’를 강조한다.
이 게임이 독특한 것은 아주 건장하고 냉혹해 보이는 주인공이 실제는 아주 어설픈 야쿠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마음이 약하고 사람을 잘 믿는 기류는 악당과 싸우면서도 짬을 내어 나이 많은 여성이 잃어버린 핸드백을 되찾아 주고, 버릇 나쁜 나이트클럽 손님들을 단속한다. 멀런 이사는 “기류는 형편없는 야쿠자”라고 웃으며 말했다. “게임에서 그는 10분 정도만 야쿠자 소속으로 나온다. 그 다음부턴 그는 혼자의 길을 걷는다.”
- 젠 글레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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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기사] 게임 속의 다양한 미니게임
‘용과 함께’ 시리즈엔 7편의 게임이 있다. 세가는 ‘용과 함께’ 1~5편의 리메이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각 편 안에는 수십 가지의 미니게임과 재미있는 과외 활동이 들어 있다.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의 줄거리 사이에 잠시 머리를 식히고 주인공 기류 카즈마를 통해 일본의 특이한 문화와 관습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몇 가지 재미있는 미니게임을 소개한다. 노래방: 악당을 신나게 때려눕히는 기류가 가라오케에 맞춰 진지하게 일본 대중가요를 부른다. 음치인 그가 감정을 한껏 담아 부르는 모습이 재미있다.
볼링장: 기류는 연속 3차례 스트라이크(‘터키’)에 성공해 살아있는 닭 ‘너깃’을 상으로 탄다. 재능 많은 이 닭은 부동산 제국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캣카페: 기류는 유명한 바람둥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어려운 데이트 상대는 길 잃은 고양이들이다. 그는 막 시작한 캣카페에 그 고양이들을 데려가려 한다.
화장실: 남성용 화장실 변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화장실용 게임도 있다. 사용자가 소변을 보면서 세기를 측정해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와 대결할 수 있다.
- 밥 페케티 뉴스위크 기자
※ ‘용과 같이’ 시리즈에는 이런 미니게임이 수십 가지나 들어 있다. 그런 미니게임에만 몇 시간을 할애해도 되고 아예 무시해도 상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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