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권위기
중국의 인권위기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 커뮤니티에 대한 공산당 정부의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미국 의회가 그들을 구할 수 있을까? 미군에서 말하는 이른바 중국의 “강제수용소(concentration camps)”에 최소 100만 명 이상이 억류돼 있다. 그러나 그런 인권위기가 계속 악화되는 동안 미국 당국과 정치인들의 최근 개혁 압박은 거의 효력이 없었다.
미국 상원외교위원회는 최근 위구르 인권정책법을 통과시켰다. 지금껏 미국 의회의 가장 강력한 조치였다. 미국 국무부 내 중국의 탄압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 작성과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인권탄압을 규탄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은 이제 상원 전체회의 표결로 넘어가게 된다.
법안의 발안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은 “극악무도하고 조직적인 인권탄압에 대해 벌써 오래 전에 중국 정부와 공산당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위구르족과 기타 튀르크계 무슬림 소수민족 100만~300만 명이 “강제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뒤 이 법안에 탄력이 붙었다. 보통 유대인대학살을 연상케 하는 그 용어를 미국 당국자가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이 신장 북서부 지역에서 종교적 영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으로 위구르족들을 자의적으로 수용소와 건물에 억류하면서 피할 수 없는 감시체제로 변한 지 3년 만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2016년 이후 중국은 무슬림 소수민족들 사이의 극단주의를 물리친다는 명분으로 신장 지구의 위구르족 주민들을 거칠게 단속해 왔다. 그러나 그런 캠페인은 대체로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통제하고 나아가 근절하는 방안으로 간주돼 왔다. 전문가들은 신장에서 감시·억압·억류 정책을 시범 운영한 뒤 전국 각지로 보급하려는 목적이라고 여긴다.
지난 5월 초 랜달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문제 담당 국방차관보는 지난 5월 초 언론 브리핑에서 “공산당은 치안부대를 이용해 중국인 무슬림들을 강제수용소에 집단적으로 감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수용소라는 용어의 선택에 관해 기자가 문제를 제기하자 슈라이버 차관보는 “억류의 규모, 중국 정부와 그들이 한 공개발언의 목표”를 고려할 때 “적절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몇 주 동안 중국 정부, 미국 의회, 트럼프 정부 사이에서 확대돼온 문제에 관해 그렇게 새로운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노력이 이제껏 얼마나 효과가 없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 있다.
지난 3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위구르족 4명을 만나 신장의 인권위기에 관해 논의했다. 몇 일만에 그 중 한 명인 미국인 페르카트 자우다트의 숙모와 숙부가 임시수용소에서 불려 나와 8년 형을 선고 받았다.
자우다트의 모친도 수용소에서 교도소로 이감됐다. 친지가 그에게 보낸 위챗 메신저 메시지로 볼 때 이번의 실형 선고는 자신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난 데 대한 보복조치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그 보복조치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들었으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뉴스위크에 답했다.
자우다트는 지난 4월 “내가 입을 다물고 조용히 지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는 어머니를 못 만나거나 목소리를 못 듣게 될 수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자우다트는 2011년 가족 대다수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중국 정부가 어머니에게는 여권 발급을 거부했다고 한다. 지금은 어머니와 남은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며 그의 공개 항의를 중단시키려 한다. 근년 들어 현지 경찰과 당국자들이 해외 거주 위구르인들의 입을 막기 위해 구사해온 전략이다. 인권단체 ‘세계위구르회의’의 피터 어윈 대변인은 “중국이 해외 위구르족들에 보복을 가하고 있음은 거의 확실하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지난 2월 위구르족과 기타 무슬림 소수민족 수백 명이 #MeTooUyghur 운동의 일환으로 온라인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공유했다. 어윈 대변인에 따르면 중국은 그처럼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려 한다. “중국은 근년 들어 대체로 통제를 받지 않던 해외 거주 중국인 커뮤니티에 이런 두려움을 다시 불어넣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
하원에서 위구르 법안을 공동 발의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정부와 더 희망적인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대화를 가졌다고 미국 시민의 친척을 잡아 가두는 행위는 정의·인권 그리고 인간 존엄성의 기본 이념에 대한 모욕이며 모두의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위구르 커뮤니티에 대한 중국의 줄기찬 탄압이 세계의 양심에 오점을 남겼다.” 페르카트 자우다트는 “모든 게 나쁜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신장 당국은 2016년부터 초법적인 “재교육” 캠프로 주민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라마단(이슬람교의 금식기간) 같은 종교적 전통의 준수처럼 모호한 위법 또는 턱수염 기르기, 휴대전화 심카드 구입 또는 해외 거주 가족과 대화 등의 사소한 위반이 그 명분이다.
그 뒤로 고문 그리고 “성적학대와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미국 국무부는 전한다.
수용소 내가 아니더라도 위구르인들은 대체로 중국은 말할 필요도 없이 신장조차 떠나지 못한다. 도처에 얼굴인식 장치가 깔려 있어 많은 공공 공간과 상점에 위구르인들의 출입이 금지된다. 당 관료들이 그들의 주택에 거주하며 위구르인들에게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이는 경우도 있다. 당국이 사원과 묘지를 쓸어 없앴다. 그리고 5월 초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혈액형으로부터 전력사용량·소포배달까지 모든 정보를 수집해 의심스러운 행동을 당국에 통보하는 대중 감시 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자우다트 친척들이 최근에 당한 일은 용기 있게 미국 당국자를 만나 인권위기를 논하는 미국인 가족들에 미치는 잠재적인 불이익을 조명한다. 그뿐 아니라 신장과 타지의 교도소로 이송되는 억류자들이 늘어나면서 중국 정부 탄압의 불길한 다음 단계를 예시하는 듯하다. 영국 뉴캐슬대학의 중국과 위구르족 전문가 조앤 스미스 핀리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중국 본토 각지로 분산되는데 현재로선 신장에 스폿라이트가 집중되기 때문에 그들은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셈이 된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경비가 철통 같은 교도소로 보내져 “항상 족쇄를 차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내 생각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미국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 방송은 지난 2월 다른 지역으로 억류자들이 이송됐다고 확인했다. 신장 밖으로 이송 수감된 억류자 수가 “대단히 많다”고 한 교도소 당국자가 RFA에 말했다. “그들은 특정한 범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라 특수한 이유로 억류돼 있으며 감시가 특히 엄중하다.”
자우다트는 신장에서 할머니를 포함한 친척들이 “중국 경찰의 위협”을 받았으며 미국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을 강요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대다수 위구르 운동가와 마찬가지로 자우다트도 사랑하는 친지들의 억류에 관해 세상에 알리기로 결정한 뒤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자우다트는 모친이 2017년 11월 22일 동안 억류됐다가 1차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자우다트는 “당시 중국 경찰이 어머니의 전화기를 압수했으며 어머니가 상당히 겁을 먹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전화를 다시 걸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 바라보기만 하다가 어머니가 울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눈에 공포가 깃들어 있었다.” 어머니는 서로 대화를 나눌 때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도 말했다. “따라서 그것은 누군가 어머니를 모니터 하면서 어쩌면 통화를 엿들을지 모른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2월 6일 자우다트는 어머니로부터 다시 떠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자신이 돌아올 수 있을지 또는 언제 돌아올지 몰랐다. 그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자우다트는 어머니가 수용소를 나와서 전화를 걸어 자신이 풀려났으니 중국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라고 하더라고 뉴스위크에 전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다음날 수용소로 되돌아갔다. 자우다트는 “5~6명의 경찰”이 모친을 모니터 했으며 그들이 내내 그의 대화 내용을 엿들었다는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자우다트는 “배신당하고 농락당한 느낌이었다. 너무 혼란스러워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며 그 상황을 “블랙홀”로 묘사했다.
스미스 핀리 교수는 1995년부터 신장을 왕래해 왔으며 지난해 가장 최근 방문했을 때 목격한 변화가 피부에 와 닿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두려움, 절대적인 공포. 테러, 트라우마, 내가 ‘상황’을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사람들이 거리에서 눈물을 흘렸다”며 “그런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미스 핀리 교수의 현지 지인은 대부분 그녀의 전화를 받으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두 사람만 그녀의 면담 요청에 응했다. 어둠이 내린 뒤 대화하는 동안 계속 이동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랐다. 그녀는 “음향 감시 때문에 간이 경찰서에 접근할 때마다 대화 주제를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후이족 무슬림과 기타 중국 내 소수민족은 요즘 신장 당국이 미세 조율하는 억압정책이 중국 각지로 보급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자우다트도 그런 미래를 걱정한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에서 그칠 리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이 자리에서 100% 장담컨대 이 문제는 21세기에 일어난 집단학살로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4월 신장지구에서 중국의 탄압행위를 “빅브러더” 같다고 여러 차례 평했지만 국무부는 인권탄압에 연루된 신장지구 관료들을 제재하겠다는 어떤 공개적인 시사도 아직 내놓지 않았다. 운동가들은 12월에 제재가 이뤄지리라고 믿었다가 헛물만 들이켰다. 트럼프 정부에서 무역협상이 우선순위를 차지했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지난 5월 TV 인터뷰 중 질문을 받자 폼페이오 국무 장관은 제재가 시행될지 그리고 그 시기가 언제인지 확답하지 않았다. 베이징의 관계 당국자에게 그 문제를 “거론했다”고만 말했다.
스미스 핀리 교수는 “모두가 돈의 논리로만 이야기만 한다. 모두가 구사하는 언어는 양국간 무역”이라며 1986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와 관련해 남아공에 내려진 것과 같은 제재가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신장 지구에서 중국 정부의 행태가 철저히 인종주의적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도 비슷한 접근방식을 촉구했다.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인 루비오 상원의원은 신장 지구의 인권탄압에 연루된 중국 공산당 관료에 대해 마그니츠키법 제재(미국 재무부가 인권 침해자에 개별적으로 처벌을 가할 수 있다)의 발동을 요청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을 포함한 초당파 의원 수십 명이 동참했다. 서한에서 의원들은 또한 정부가 진작에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 공산당 정부는 위구르족과 기타 종교적·인종적 소수민족 100만 여명을 이른바 ‘재교육 캠프’에 억류하고 신장 지구에서 빅브러더 같은 최첨단 감시체제를 확대하면서 인류에 대한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또한 수출통제와 재정 투명성 요건을 강화해 미국의 제품과 투자가 “중국의 확대되는 빅브러더 스타일 디지털 권위주의”와 인권 탄압에 기여하지 않게 만들고자 한다.
서한이 발표된 다음날 초선의 무슬림인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지지를 표명했다. ‘인류에 대한 범죄이며 모든 관련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뉴스위크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신장 지구를 겨냥한 어떤 법안이나 제재를 아직까지 통과시키지 않은 데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을 모두 비판했다.
상하원 전체 90여명의 초당파 의원이 공동 발의한 위구르 인권정책법은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해야 해 아직 갈 길이 멀다. 거기에 백악관의 서명도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법안에 서명할지는 불확실하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신장 사태에 관한 미국 정부의 노력과 글로벌 리더십이 위태로워지지만 서명할 경우 무역 협상과 대 중국 관계가 더 깊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게 거의 확실하다.
중국 전문가 스미스 핀리 교수는 “이는 물론 새 발의 피”라고 말했다. “중국으로선 이렇게 말하면 미국 우파 정치인들을 아주 쉽게 반박할 수 있다. ‘그들은 실제로는 인권에 관심이 없다. 위구르인들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사는 우리와의 무역전쟁뿐이며 중국 봉쇄에만 신경을 곤두세운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선 좌파가 더 많은 소음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스미스 핀리 교수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의 민주당원들이 훨씬 더 목청 높여 비난하고 전세계 좌파 진영 전반적으로 더 많은 소음을 낼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우파는 글로벌 마그니츠키법을 발동하겠다고 말로만 위협할 뿐이다. 실제로 발동하지 않을 거라면 위협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중국은 가만히 앉아 웃으며 말한다. ‘실컷 떠들어 봐라, 하지만 아무 것도 하는 게 없지 않은가.’” 베이징 정부는 당초 신장 내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지난 해 말 갑자기 실제로는 존재하지만 무해한 직업훈련소라고 주장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역풍을 맞지 않았다.
스미스 핀리 교수는 “아무도 마땅한 책임을 묻지 않아 중국이 뻔뻔하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나온다”며 “그리고 중국은 이를 대단히 명확히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런 대담한 태도는 일정 부분 신장 지구의 탄압이 최대 이슬람 주류 국가 두 나라 지도자들로부터 사실상 승인을 받았다는 배경도 깔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월 중국에는 “국가안보를 위해 테러근절과 극단주의화 방지 조치를 실시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중국의 행동을 옹호한 반면 칸 총리는 그 문제에 관해 “별로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미국의 제재가 없는 현 단계에서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이란·터키 그리고 걸프만 국가 등 이웃 나라들의 국제적인 압력이 변화를 위한 최선의 희망이라고 어윈 대변인은 믿는다. 이들이 시진핑 주석의 역점 글로벌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우연찮게 신장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의 미래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자국의 이미지에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쓰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나라가 조치를 취할 때까지 확대되는 인권탄압과 고문에 관한 전문가들의 걱정은 여전히 계속된다. 카타르 조지타운대학 소속 중국 공산당의 무슬림·이슬람 정책 전문가인 맥스 오이트만은 수용소가 확대되면 제대로 훈련 받지 않은 간수를 “수천 명” 충원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특히 걱정스러운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이들 수용소 운영에 필요한 지방과 정부 예산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수용소 내 인권침해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지시가 떨어진다 해도 실제로 신장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 베이징 정부의 정책이 지방 차원에 일단 도달하면 알아볼 수 없게 달라진다는 스미스 핀리 교수가 전한 위구르 격언이 떠오른다.
“도파(테두리 없는 베레모)를 갖다 달라고 하면 그는 머리를 가져온다.”
- 타라 프랜시스 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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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외교위원회는 최근 위구르 인권정책법을 통과시켰다. 지금껏 미국 의회의 가장 강력한 조치였다. 미국 국무부 내 중국의 탄압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 작성과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인권탄압을 규탄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은 이제 상원 전체회의 표결로 넘어가게 된다.
법안의 발안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은 “극악무도하고 조직적인 인권탄압에 대해 벌써 오래 전에 중국 정부와 공산당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위구르족과 기타 튀르크계 무슬림 소수민족 100만~300만 명이 “강제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뒤 이 법안에 탄력이 붙었다. 보통 유대인대학살을 연상케 하는 그 용어를 미국 당국자가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이 신장 북서부 지역에서 종교적 영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으로 위구르족들을 자의적으로 수용소와 건물에 억류하면서 피할 수 없는 감시체제로 변한 지 3년 만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2016년 이후 중국은 무슬림 소수민족들 사이의 극단주의를 물리친다는 명분으로 신장 지구의 위구르족 주민들을 거칠게 단속해 왔다. 그러나 그런 캠페인은 대체로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통제하고 나아가 근절하는 방안으로 간주돼 왔다. 전문가들은 신장에서 감시·억압·억류 정책을 시범 운영한 뒤 전국 각지로 보급하려는 목적이라고 여긴다.
지난 5월 초 랜달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문제 담당 국방차관보는 지난 5월 초 언론 브리핑에서 “공산당은 치안부대를 이용해 중국인 무슬림들을 강제수용소에 집단적으로 감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수용소라는 용어의 선택에 관해 기자가 문제를 제기하자 슈라이버 차관보는 “억류의 규모, 중국 정부와 그들이 한 공개발언의 목표”를 고려할 때 “적절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몇 주 동안 중국 정부, 미국 의회, 트럼프 정부 사이에서 확대돼온 문제에 관해 그렇게 새로운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노력이 이제껏 얼마나 효과가 없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 있다.
지난 3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위구르족 4명을 만나 신장의 인권위기에 관해 논의했다. 몇 일만에 그 중 한 명인 미국인 페르카트 자우다트의 숙모와 숙부가 임시수용소에서 불려 나와 8년 형을 선고 받았다.
자우다트의 모친도 수용소에서 교도소로 이감됐다. 친지가 그에게 보낸 위챗 메신저 메시지로 볼 때 이번의 실형 선고는 자신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난 데 대한 보복조치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그 보복조치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들었으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뉴스위크에 답했다.
자우다트는 지난 4월 “내가 입을 다물고 조용히 지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는 어머니를 못 만나거나 목소리를 못 듣게 될 수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자우다트는 2011년 가족 대다수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중국 정부가 어머니에게는 여권 발급을 거부했다고 한다. 지금은 어머니와 남은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며 그의 공개 항의를 중단시키려 한다. 근년 들어 현지 경찰과 당국자들이 해외 거주 위구르인들의 입을 막기 위해 구사해온 전략이다. 인권단체 ‘세계위구르회의’의 피터 어윈 대변인은 “중국이 해외 위구르족들에 보복을 가하고 있음은 거의 확실하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지난 2월 위구르족과 기타 무슬림 소수민족 수백 명이 #MeTooUyghur 운동의 일환으로 온라인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공유했다. 어윈 대변인에 따르면 중국은 그처럼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려 한다. “중국은 근년 들어 대체로 통제를 받지 않던 해외 거주 중국인 커뮤니티에 이런 두려움을 다시 불어넣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
하원에서 위구르 법안을 공동 발의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정부와 더 희망적인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대화를 가졌다고 미국 시민의 친척을 잡아 가두는 행위는 정의·인권 그리고 인간 존엄성의 기본 이념에 대한 모욕이며 모두의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위구르 커뮤니티에 대한 중국의 줄기찬 탄압이 세계의 양심에 오점을 남겼다.”
트라우마에 시달린 3년
그 뒤로 고문 그리고 “성적학대와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미국 국무부는 전한다.
수용소 내가 아니더라도 위구르인들은 대체로 중국은 말할 필요도 없이 신장조차 떠나지 못한다. 도처에 얼굴인식 장치가 깔려 있어 많은 공공 공간과 상점에 위구르인들의 출입이 금지된다. 당 관료들이 그들의 주택에 거주하며 위구르인들에게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이는 경우도 있다. 당국이 사원과 묘지를 쓸어 없앴다. 그리고 5월 초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혈액형으로부터 전력사용량·소포배달까지 모든 정보를 수집해 의심스러운 행동을 당국에 통보하는 대중 감시 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자우다트 친척들이 최근에 당한 일은 용기 있게 미국 당국자를 만나 인권위기를 논하는 미국인 가족들에 미치는 잠재적인 불이익을 조명한다. 그뿐 아니라 신장과 타지의 교도소로 이송되는 억류자들이 늘어나면서 중국 정부 탄압의 불길한 다음 단계를 예시하는 듯하다. 영국 뉴캐슬대학의 중국과 위구르족 전문가 조앤 스미스 핀리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중국 본토 각지로 분산되는데 현재로선 신장에 스폿라이트가 집중되기 때문에 그들은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셈이 된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경비가 철통 같은 교도소로 보내져 “항상 족쇄를 차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내 생각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미국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 방송은 지난 2월 다른 지역으로 억류자들이 이송됐다고 확인했다. 신장 밖으로 이송 수감된 억류자 수가 “대단히 많다”고 한 교도소 당국자가 RFA에 말했다. “그들은 특정한 범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라 특수한 이유로 억류돼 있으며 감시가 특히 엄중하다.”
자우다트는 신장에서 할머니를 포함한 친척들이 “중국 경찰의 위협”을 받았으며 미국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을 강요 받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대다수 위구르 운동가와 마찬가지로 자우다트도 사랑하는 친지들의 억류에 관해 세상에 알리기로 결정한 뒤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자우다트는 모친이 2017년 11월 22일 동안 억류됐다가 1차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자우다트는 “당시 중국 경찰이 어머니의 전화기를 압수했으며 어머니가 상당히 겁을 먹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전화를 다시 걸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 바라보기만 하다가 어머니가 울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눈에 공포가 깃들어 있었다.” 어머니는 서로 대화를 나눌 때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도 말했다. “따라서 그것은 누군가 어머니를 모니터 하면서 어쩌면 통화를 엿들을지 모른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2월 6일 자우다트는 어머니로부터 다시 떠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자신이 돌아올 수 있을지 또는 언제 돌아올지 몰랐다. 그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자우다트는 어머니가 수용소를 나와서 전화를 걸어 자신이 풀려났으니 중국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라고 하더라고 뉴스위크에 전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다음날 수용소로 되돌아갔다. 자우다트는 “5~6명의 경찰”이 모친을 모니터 했으며 그들이 내내 그의 대화 내용을 엿들었다는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자우다트는 “배신당하고 농락당한 느낌이었다. 너무 혼란스러워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며 그 상황을 “블랙홀”로 묘사했다.
스미스 핀리 교수는 1995년부터 신장을 왕래해 왔으며 지난해 가장 최근 방문했을 때 목격한 변화가 피부에 와 닿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두려움, 절대적인 공포. 테러, 트라우마, 내가 ‘상황’을 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사람들이 거리에서 눈물을 흘렸다”며 “그런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미스 핀리 교수의 현지 지인은 대부분 그녀의 전화를 받으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두 사람만 그녀의 면담 요청에 응했다. 어둠이 내린 뒤 대화하는 동안 계속 이동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랐다. 그녀는 “음향 감시 때문에 간이 경찰서에 접근할 때마다 대화 주제를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후이족 무슬림과 기타 중국 내 소수민족은 요즘 신장 당국이 미세 조율하는 억압정책이 중국 각지로 보급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자우다트도 그런 미래를 걱정한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에서 그칠 리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이 자리에서 100% 장담컨대 이 문제는 21세기에 일어난 집단학살로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다.”
미국의 노력은 별 효과가 없었다
지난 5월 TV 인터뷰 중 질문을 받자 폼페이오 국무 장관은 제재가 시행될지 그리고 그 시기가 언제인지 확답하지 않았다. 베이징의 관계 당국자에게 그 문제를 “거론했다”고만 말했다.
스미스 핀리 교수는 “모두가 돈의 논리로만 이야기만 한다. 모두가 구사하는 언어는 양국간 무역”이라며 1986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와 관련해 남아공에 내려진 것과 같은 제재가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신장 지구에서 중국 정부의 행태가 철저히 인종주의적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도 비슷한 접근방식을 촉구했다.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인 루비오 상원의원은 신장 지구의 인권탄압에 연루된 중국 공산당 관료에 대해 마그니츠키법 제재(미국 재무부가 인권 침해자에 개별적으로 처벌을 가할 수 있다)의 발동을 요청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을 포함한 초당파 의원 수십 명이 동참했다. 서한에서 의원들은 또한 정부가 진작에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 공산당 정부는 위구르족과 기타 종교적·인종적 소수민족 100만 여명을 이른바 ‘재교육 캠프’에 억류하고 신장 지구에서 빅브러더 같은 최첨단 감시체제를 확대하면서 인류에 대한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또한 수출통제와 재정 투명성 요건을 강화해 미국의 제품과 투자가 “중국의 확대되는 빅브러더 스타일 디지털 권위주의”와 인권 탄압에 기여하지 않게 만들고자 한다.
서한이 발표된 다음날 초선의 무슬림인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지지를 표명했다. ‘인류에 대한 범죄이며 모든 관련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뉴스위크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신장 지구를 겨냥한 어떤 법안이나 제재를 아직까지 통과시키지 않은 데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을 모두 비판했다.
상하원 전체 90여명의 초당파 의원이 공동 발의한 위구르 인권정책법은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해야 해 아직 갈 길이 멀다. 거기에 백악관의 서명도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법안에 서명할지는 불확실하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신장 사태에 관한 미국 정부의 노력과 글로벌 리더십이 위태로워지지만 서명할 경우 무역 협상과 대 중국 관계가 더 깊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게 거의 확실하다.
중국 전문가 스미스 핀리 교수는 “이는 물론 새 발의 피”라고 말했다. “중국으로선 이렇게 말하면 미국 우파 정치인들을 아주 쉽게 반박할 수 있다. ‘그들은 실제로는 인권에 관심이 없다. 위구르인들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사는 우리와의 무역전쟁뿐이며 중국 봉쇄에만 신경을 곤두세운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선 좌파가 더 많은 소음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스미스 핀리 교수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의 민주당원들이 훨씬 더 목청 높여 비난하고 전세계 좌파 진영 전반적으로 더 많은 소음을 낼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우파는 글로벌 마그니츠키법을 발동하겠다고 말로만 위협할 뿐이다. 실제로 발동하지 않을 거라면 위협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중국은 가만히 앉아 웃으며 말한다. ‘실컷 떠들어 봐라, 하지만 아무 것도 하는 게 없지 않은가.’”
중국이 용감한 건 그럴 수 있기 때문
스미스 핀리 교수는 “아무도 마땅한 책임을 묻지 않아 중국이 뻔뻔하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나온다”며 “그리고 중국은 이를 대단히 명확히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런 대담한 태도는 일정 부분 신장 지구의 탄압이 최대 이슬람 주류 국가 두 나라 지도자들로부터 사실상 승인을 받았다는 배경도 깔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월 중국에는 “국가안보를 위해 테러근절과 극단주의화 방지 조치를 실시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중국의 행동을 옹호한 반면 칸 총리는 그 문제에 관해 “별로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미국의 제재가 없는 현 단계에서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이란·터키 그리고 걸프만 국가 등 이웃 나라들의 국제적인 압력이 변화를 위한 최선의 희망이라고 어윈 대변인은 믿는다. 이들이 시진핑 주석의 역점 글로벌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우연찮게 신장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의 미래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자국의 이미지에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쓰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나라가 조치를 취할 때까지 확대되는 인권탄압과 고문에 관한 전문가들의 걱정은 여전히 계속된다. 카타르 조지타운대학 소속 중국 공산당의 무슬림·이슬람 정책 전문가인 맥스 오이트만은 수용소가 확대되면 제대로 훈련 받지 않은 간수를 “수천 명” 충원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특히 걱정스러운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이들 수용소 운영에 필요한 지방과 정부 예산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수용소 내 인권침해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지시가 떨어진다 해도 실제로 신장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 베이징 정부의 정책이 지방 차원에 일단 도달하면 알아볼 수 없게 달라진다는 스미스 핀리 교수가 전한 위구르 격언이 떠오른다.
“도파(테두리 없는 베레모)를 갖다 달라고 하면 그는 머리를 가져온다.”
- 타라 프랜시스 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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