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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 타이틀 이번이 세 번째

‘최초의 여성’ 타이틀 이번이 세 번째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유럽통화정책 이끄는 유럽중앙은행 차기 수장에 내정
라가르드는 풍부한 국제 경험을 바탕으로 ECB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사진:AP/YONHAP
크리스틴 라가르드(63)는 프랑스의 여성 재무장관을 지냈다. 주요 8개국(G8)에서 여성 재무장관은 그녀가 최초였다. 현재 라가르드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맡고 있다. 그 자리에 여성이 앉은 것도 사상 최초였다. 이제 그녀에게 ‘최초’라는 꼬리표가 또 하나 붙게 됐다. 라가르드는 오는 11월 1일부터 막강한 유럽중앙은행(ECB)을 이끌게 됐다. 최초의 ECB 여성 총재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7월 2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후임으로 라가르드를 내정했다. 현재 IMF 총재인 라가르드는 풍부한 국제 경험을 바탕으로 ECB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녀는 2011년 IMF 총재에 취임했다. 분석가들은 라가르드가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뛰어난 정치 수완이 ECB 총재직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자 드라기 총재는 연구 실적을 널리 인정받는 경제학자다.

라가르드는 파리 우에스트 낭테르 라데팡스 대학에서 영어·노동법·사회법을 전공했고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노무 전문 변호사로서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글로벌 법무법인 베이커 앤드 매킨지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뒤, 프랑스 통상장관(2005년 취임)·재무장관(2007년 취임)을 거치며 국내외의 경제적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성과를 올렸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 재정위기가 발생하자 유럽 각국의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IMF 총재로 재직하면서도 유럽은 물론 중남미의 경제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라가르드의 풍부한 국제 경험을 높이 사며 그녀가 “완벽한” ECB 총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가르드는 차기 ECB 총재 지명을 받은 후 “영광”이라면서 “IMF 집행부 윤리위원회와 상의한 결과 인준 기간에 총재 책임에서 당분간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제 잡지 포브스는 라가르드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 이어 세 번째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았다. 그녀가 프랑스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뉴욕 멜론 은행의 수석 전략가 앨리샤 리바인은 블룸버그 통신에 “그녀는 경제 전문가라기보다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아주 정치적이다. 매우 현명해서 ECB 총재직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을 포진시킬 게 분명하다. 주요 경제 전문가에 꼽히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에 이번 지명이 약간 당혹스럽긴 하다.”

어쩌면 지금 ECB에 필요한 총재가 정치인일지 모른다. 유럽의 둔화된 경제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부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JP모건 자산운용의 존 노먼드 수석전략가는 “ECB에는 드라기 총재의 정책을 계승하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통화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데 능숙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통화 정책에 많은 경험이 없는 인물이 차기 ECB 총재가 된다면 나로서는 우려스럽다.”

- 아서 빌라산타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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