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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노인 복지사는 IT

미래의 노인 복지사는 IT

로봇, 착용형 기기, ‘스마트’ 주택, 자율주행차, 인공지능에 의지해 살아갈 듯청년층은 자신들처럼 능숙하게 신기술을 다루지 못하는 고령자를 한심하게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고령자가 IT에 서툴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월드와이드웹을 개발한 사람도 베이비붐 세대인 팀 버너스-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따라서 그들이 신기술을 개발하고 채택하고 활용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고령인구의 건강과 독립을 유지하는 데 IT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노인 케어 기술 개발을 촉진할 것이다. / 사진:REGIS DUVIGNAU-REUTERS/YONHAP
중장년층은 다양한 이유에서 IT를 받아들인다. 최근의 미국 전체 데이터를 보면 미국인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촘촘히 디지털 기술로 연결돼 있다. 고령자의 약 70%가 인터넷에 연결됐으며 그들이 정보를 접하고, 친구·가족과 소통하고, 쇼핑하고, 여행계획을 세우고, 여행·이동수단을 예약하는 일상생활이 이런 기기들로 이뤄진다. 복약 알리미 메디세이프, 주차지점을 알려주는 구글 맵스, 숙박공유 플랫폼 홈어웨이, 두뇌 게임용 루모시티 같은 앱들도 고령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우리는 노화와 건강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고령자의 연결·창조·공헌을 도와 성공적인 노화를 이끄는 요인들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우리는 IT의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모두 살피고 고령자의 신기술 사용과 도입을 둘러싼 오해의 허구성을 지적하면서 고령자의 IT 사용을 조사해 왔다. 우리 조사는 노화·IT·건강 문제가 장차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리라고 상정한다.

고령화 사회를 향한 전진은 커다란 인구통계학적·기술적 전환을 조명한다. 고령화하는 상당수 베이비붐 세대의 웰빙이 갈수록 IT에 의존할 것이다. 집에서 노후를 맞이하는 재가복지(aging in place)를 원하고 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증가하는데 고용시장의 돌보미 숫자가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에는 돌보미와 도움이 필요한 80대 이상 고위험 그룹의 잠재적인 비율이 1대 3으로 떨어져 돌봄 수요와 돌봄 제공자 간의 불일치가 확대될 것이다.

백악관 과학기술고문위원회 보고서는 로봇, 착용형 기기, ‘스마트’ 주택,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형태의 IT 도입이 고령화 인구에 대한 지원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상술한다. 그러나 이런 트렌드가 특히 농촌과 도시 저소득층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비용과 혜택, 프라이버시와 보안, 돌봄의 공평성 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고령자 심지어 소프트웨어와 IT 기기 개발자도 극히 드물다. 과학기술고문위원회의 최근 보고서는 기술 도입에 관한 4가지 중요한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이런 문제 중 다수에 대처한다.

· 기술의 혜택 대비 비용 요인 스크린과 키보드 사이즈 같은 형태적 요소에 대한 우려에 덧붙여 스마트폰 가격에 비해 어떤 혜택이 추가되는지 알지 못하는 고령자가 많다. 고령자는 종종 800달러짜리 스마트폰보다 낮은 가격, 크고 밝은 디스플레이 같은 탁월한 형태적 요소, 또는 수명이 길고 튼튼한 구조, 그리고 오래 가는 배터리 수명을 가진 플립폰을 선호한다. 스마트폰은 또한 매일 또는 더 빈번한 충전과 헤드셋이 필요할 수도 있다.

· 모바일 앱은 업데이트와 작동법의 재학습이 필요하다 앱 공급자들은 때때로 기능을 추가할 뿐 아니라 버그를 수정하고 보안 허점을 메우기 위해 제품을 매번 업데이트한다. 65세 이상 고령자 그룹의 절반 가까이, 그리고 50~64세 그룹의 40%가 신기술 제품을 배우고 사용하는 데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반면 18~29세 그룹의 비율은 대략 20% 선이다.

· 보안과 프라이버시가 IT에 대한 두려움을 부채질한다 고령자는 신기술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고 개인·금융 정보 보안을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을 우려한다.

· 연령·교육수준·경제력이 신기술 도입의 일차적 견인차 노후 재가복지의 욕구는 인구 집단을 초월하지만 인터넷 사용과 IT 채택은 대체로 고령자의 경제적·교육적 배경에 좌우된다. 최근의 IT 도입 증가는 상당 부분 더 젊고 비교적 부유하거나 교육수준이 높은 고령자가 주도한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고령자는 IT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편이어서 갈수록 그들의 일상생활에 디지털과 음성작동 기술을 통합할 가능성이 크다. 퓨리서치의 ‘고령자의 IT 도입’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그룹에선 IT가 사회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자가 58%에 달했으며 인터넷을 이용하는 고령자 중 대략 4분의 3이 매일 온라인에 접속하고 거의 항상 온라인에 접속해 있다는 답변도 10명 중 1명에 가까웠다.

아직 흔하지는 않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설계과정에서 고령자의 육체적·정신적 특성을 고려하는 교육과 정보가 갈수록 늘어난다. 그래도 IT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고령자도 있지만 다수가 나이에 따른 육체적·인지적 어려움을 겪으며 그런 것들이 확산되는 디지털 세계를 전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 된다. 눈이 어두워져 스마트폰 스크린의 작은 글자도 읽기가 어려워진다. 색각도 노화에 따라 약화하며 고령자는 색상을 잘 구분하지 못해 더 높은 수준의 색상 대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의 인터페이스에서 이용자가 메뉴를 전환할 때의 안내 표시로 색깔에 의존할 경우 고령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리고 65세 이상 그룹에는 노화로 인한 청력감퇴도 흔히 발생한다. 그에 따라 고령자는 단말기나 앱이 임박한 일정, 자동 통지 또는 알람을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경보와 부드럽고 높은 신호음을 듣지 못할 수도 있다. 손과 눈 동작의 일치(hand-eye coordination)가 잘 안 돼 작은 단말기를 사용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전자제품을 끼고 자란 청년 세대에는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넘기는 동작이 자연스럽지만 고령자 그룹에는 그렇지 않다.

고령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기술적 솔루션에 더 많은 관심을 끌어모으는 요인으로는 뭐가 있을까? 분명 세계적으로 예상되는 엄청난 고령 인구 숫자다. 또한 활용 가능한 돌보미 인력의 감소를 감안할 때 앞으로 고령자의 건강과 독립을 유지하는 데 IT가 필요하리라는 인식이다.

기회뿐 아니라 숙제를 던져주는 고령화 인구는 민간부문에는 매력적인 사업기회라고 본다. 특히 IT를 이용해 고령자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을 시급히 찾아내려는 기업들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고령자 그룹의 경제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학술기관들이 노화 관련 연구에 투자하는 이유를 기업계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 같은 공중보건과 노화 과학자들은 21세기 기업가들이 전략적인 사고방식으로 노화에 관한 고정관념을 극복하도록 지식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IT 업계는 신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확대해 노후 재가복지를 영위하려는 신세대 고령자의 필요에 더 신속히 반응해야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고령자들이 그들의 노후에 연결·창조·공헌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기기·소셜네트워크·인공지능·로봇기술의 활용을 위한 포용적 정책과 공공 프레임워크의 개발이 이를 달성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 데보라 볼머 달키, 데이비드 린더먼, 마르시아 G. 오리



※ [데보라 볼머는 텍사스 A&M대학의 겸임 부교수, 데이비드 린더먼은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사회를 위한 정보기술연구소’ 소장, 마르시아 G. 오리는 텍사스 A&M대학의 지도·석좌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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