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 7 공장도가 237.45달러 중 배터리 하나와 인건비 포함해 약 8.46달러를 중국이 가져가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메모리칩 등 주요 부품은 모두 미국·일본·한국· 대만에서 공급하며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은 거의 없다. / 사진:GETTY IMAGES BANK아이폰 내부를 열어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속된 대중 무역전쟁이 왜 비합리적인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론상 그 인기 스마트폰을 비롯한 상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면 미국에 큰 손실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한 가지 이유로 지난해 4200억 달러에 달한 대규모의 미-중간 무역적자를 종종 거론해 왔다.
아이폰 X가 미국에 들어올 때 약 370달러(그 제품의 공장도가)만큼 적자가 늘어난다. 전체적으로 아이폰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수입과 수출의 격차)를 한 해 수백억 달러씩 키운다. 그러나 중국을 관통하는 세계적인 공급망 덕분에 현대 경제에서 무역적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아이폰의 온갖 부품과 인력을 어디서 조달하고 누가 실제로 이익을 보는지 등 아이폰의 원가를 해부한 우리의 연구에선 아이폰 수출로 중국이 얻는 소득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확대의 일환으로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렇게 되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 중국에서 조립되는 애플 아이폰도 새 관세의 영향을 받는다. 애플은 관세를 부과하면 매출이 타격을 받는다며 정부에 그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폰·TV를 비롯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제품이 곧 그들이 미국에서 “뽑아가” 중국 “재건”에 사용하는 자금이라고 믿는 듯하다.구식 모델인 아이폰 7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중국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얻는지 알아보자.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메모리칩,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아이폰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부터 시작하자. 인텔·소니·삼성전자·폭스콘 같은 미국·일본·한국·대만 기업이 납품하는 부품들이다. 그중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은 거의 없다. 애플이 그 부품들을 구입해 중국으로 보내면 아이폰에 내장돼 중국을 떠나게 된다.
중국을 대형 조립공장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미국 경제에 유익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금속 외부부품 자동 조립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 사진:STEPHEN SHAVER-UPI/YONHAP그렇다면 수백만 명의 근로자가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내 그 모든 유명한 공장들은 뭐란 말인가? 폭스콘을 포함해 그런 공장들을 소유하는 기업은 모두 대만에 본사가 있다. 2016년 후반 아이폰 7이 출시됐을 당시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추산한 공장도가 237.45달러 중 우리 계산으로는 중국에 돌아간 소득은 약 8.46달러 즉 전체의 3.6%가 전부였다. 거기에는 중국기업이 공급한 배터리와 조립에 동원된 인력이 포함된다.
나머지 228.99달러는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약 68달러씩, 대만이 약 48달러를 차지하고 약 17달러가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우리 추산으로는 그 제품이 데뷔했을 때 32GB 모델 소매가 약 649달러에서 나오는 총이익 중 약 283달러가 곧장 애플의 금고로 들어간다. 신형 아이폰의 수익 분배 비율도 비슷하리라고 본다. 쉽게 말해 중국은 다수의 저임금 일자리를 얻지만 이익은 다른 나라들로 흘러나간다.
아이폰 한 대와 관련된 미-중 무역적자를 두고 생각할 때 미국의 중국 제품 수입으로 나타나는 240달러보다 중국의 부가가치 8.50달러만 따져보는 게 더 나은 방법일 것이다. 연구 결과 더 광범위한 미-중 무역수지도 격차가 아이폰의 사례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2017년 대중 무역적자 3750억 달러 중 필시 3분의 1은 실제로 미국을 포함한 다른 곳에서의 투입을 수반한다.
중국을 대형 조립공장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미국 공장 근로자까지는 아닐지라도 미국 경제에는 유익했다. 애플은 고도로 효율적인 방대한 글로벌 공급망을 이용함으로써 경쟁자들, 대표적으로 한국 대기업 삼성전자에 맞먹는 가격으로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소비자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혜택을 보고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앱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을 구축했다. 애플은 그들이 올린 이익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마케터·임원·변호사, 그리고 애플스토어 직원 인력의 급여를 지급한다. 그리고 이런 일자리 대다수가 미국에 있다.다음번 관세로 아이폰 가격이 더 높아지면 수요가 감소한다. 그래서 애플이 미국 정부에 관세를 중단하라고 탄원하는 것이다. 한편 미국 부품 비율이 더 낮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는 절반 이상을 한국과 베트남에서 만든다. 따라서 대중국 제품 관세로 그만큼 많은 영향을 받지 않고 애플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이익과 고임금 일자리가 한국으로 흘러들게 된다. 바꿔 말해 조사 결과 세계화는 일부 미국인에게 고통을 주지만 다른 많은 사람의 삶을 향상시켰다. 관세로 세계화가 역행해도 승자와 패자가 생기지만 패자가 훨씬 더 많아질 수 있다.
정책입안자·언론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할 때 “애플이 왜 아이폰을 미국에서 만들지 못하나?”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전자산업의 생산 측면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아시아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애플 같은 기업은 이런 현실에 대처해야 한다.
우리가 인용한 수치가 명백히 보여주듯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부품으로 미국에서 아이폰을 단순히 조립만 해서는 미국 경제나 근로자가 얻는 가치가 별로 크지 않다. 가능하긴 하지만 준비하는 데 최소 2~3년은 걸리고 아시아에서 생산할 때보다 단위당 원가가 더 많이 들고 정책입안자들이 많은 관련 기업을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는 데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폭스콘이 위스콘신주에 LDC 공장을 세우도록 하려고 잠재적으로 3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식이다.
관세가 구체적으로 중국을 겨냥했음을 감안할 때 애플의 납품업체들이 생산시설을 갖춘 제3국으로 조립 라인을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줄겠지만 세계와의 무역적자는 정확히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물론 중국의 첨단산업과 정책에 관해 미국이 이의를 제기할 만한 문젯거리가 많다. 지적재산권 보호가 미진하거나 비관세 장벽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주요 IT 기업들의 거대한 중국시장 진입을 막는 등의 문제다. 훨씬 더 강력하고 세련된 협상으로 이런 문제에 대처할 여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은 무역수지에 대한 지나치게 단순한 이해에 근거한다. 관세를 부과하는 제품의 범위를 확대할수록 미국 소비자·근로자·기업들의 부담이 커진다. 그리고 분쟁이 끝날 때 최종적인 결과가 좋으리라 보장도 없다.
당초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다.
- 제이슨 데드릭, 그렉 린든, 케네스 L. 크레이머
※ [제이슨 데드릭은 시라큐스대학 정보학 교수, 그레그 린든은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의 연구원, 케네스 L. 크레이머는 캘리포니아대학(어바인) 경영학 연구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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