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경제(70) 1인 가구 재테크의 목표는?] ‘최소한의 미래, 최대한의 현재’ 수입이 핵심
[솔로 경제(70) 1인 가구 재테크의 목표는?] ‘최소한의 미래, 최대한의 현재’ 수입이 핵심
노인 빈곤율 49% 시대… 부동산에 대한 지나친 집착 끊어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이 본 영화다. 그런데, 일부 관람객들은 영화를 보고 나서 불쾌감을 느꼈다고 개인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영화에선 고급 주택가의 2층 단독주택에 사는 IT기업 CEO 박 사장 가족과 반지하에 사는 김기택 가족의 집이 선명하게 대비되는데, 관객 중 일부가 한동안 살았던 반지하 집에서의 좋지 못한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한동안 반지하 거주의 경험에 대해 고백하는 이들이 많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화의 배경인 서울의 반지하에 살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전국 가구 수는 1983만 가구인데 이 중 서울에 378만 가구가 살고 있다. 전국의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는 36만이고, 서울에만 22만 가구가 있다. 서울 전체 가구의 5.8%가 반지하다. 세대당 평균 세대원은 2.35명이이므로 서울에서 반지하에 거주하는 인구는 86만 명 정도다. 서울시의 전월세 집 거주기간은 2년이 안 되니 지난 10년간 반지하 집에서 살았던 사람은 중복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대략 860만 명. 이 중 상당수가 빈곤률이 높은 청년 혹은 노년 1인 가구일 것으로 추정된다. 1인 가구의 재테크 실천편에 앞서 집 얘기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적어도 한국에서 모든 재테크의 첫 목표는 내 집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첫 집을 어떻게 굴리는 가에 따라 평생의 재테크가 따라왔다. 현재 집 테크는 다른 모든 재테크 수단의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2015년에 입주한 공덕 파크자이 113㎡ 평형은 당시 입주권이 분양가 이하인 6억원대에 거래됐지만, 현재 15억원에 실거래되고 있다. 적금, 예금, 펀드, 금은 말할 것도 없고 말 많은 브라질, 베네수엘라 채권을 4년 동안 최고의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하더라도 절대 이룰 수 없는 수익률이다.
1인 가구 재테크의 1원칙이 소비의 재구성이었다면, 실천편은 2000년대 이후 3번에 걸쳐 있었던 부동산 급등장에서 벗어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집은 사는 곳이고, 노년에 주택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된다고만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1인 가구의 행복도는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덴마크 관련 정보 포털 ‘네이키드 덴마크’는 “행복해지고 싶다면 연봉보다 주거 만족도를 높여라”고 조언한다. 매체는 영국 유통업체 킹피셔가 덴마크 행복연구소에 의뢰해 집과 행복도의 관계를 분석해 지난해 ‘좋은 집 보고서’를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10개국에서 각 국가당 최소 1000명 이상, 전체 1만3489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 78명을 인터뷰한 결과, 집에 만족한다는 응답자 중 73%는 자신의 인생에도 만족한다고 답했다. 전체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였다. 이는 정신 건강(17%)에 육박하고, 신체 건강(14%)보다 더 높으며, 소득(6%)보다 두 배 이상으로 큰 비중이다. 다만 연구진은 ‘좋은 집’이 자가와 임대 여부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집 크기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집에 만족하는 데 집 크기보다 거주자가 충분한 공간이라고 느끼는지가 3배 이상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다른 사람을 집에 초대해서 공간을 공유하고, 월세나 자가에 무관하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만들면 만족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하지만 ‘집=자산의 대부분’인 한국에서 월세와 자가에 무관해지기란 쉽지가 않다. 집을 사는 데 빚을 많이 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금융자산은 1억512만원이었고, 가구당 평균 부채가 7531만원이었다. 부채를 정리하면 가구당 평균 가용 현금은 3000만원이 안 된다. 예전보다 실업급여 지급일이나 금액이 늘어났다고는 해도 부족하다. 현재 국내 실업급여 지급기간은 1~3년 근무(고용보험 가입기간)시 30~50세 미만의 경우 120일, 10년 이상 근무시 210일이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가 올 4월 조사한 조기 은퇴자의 재취업 구직 및 재직기간조차 굉장히 빠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후 1차 구직에 5.8개월, 2차 구직에 4.7개월이 걸렸지만 재직기간은 19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정규직 비율이 이전 89.2%에서 40%대로 반토막 났고, 평균 월소득도 426만원에서 269만원, 244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자신과 잘 맞는 직장을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다시 덴마크로 돌아가보자. 덴마크에선 그 전에 얼마 동안 일을 했는지 상관 없이 최대 2년간 주정부로부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네이키드 덴마크’에 따르면 1990년대에 도입한 다그펭에(dagpenge: unemployment benefits)는 ‘일일 생활비’란 뜻으로 정부가 실업자에게 제공하는 돈이다. 매월 실직 전 3개월 평균 임금 대비 75~90%를 받는다. 참고로, 2014년 보충연금 소득대체율은 소득이 덴마크 전체 평균소득 대비 4분의 3 이하인 노인에게는 9.3%, 2분의 1인 이하인 노인에게는 12.6%이다. 하위 계층 노인은 기초연금과 보충연금을 합한 소득대체율이 30% 안팎. 한국 기초연금 소득대체율 6%의 5배다. 그래서 덴마크 노인빈곤율은 4.6%고, 한국 노인빈곤율은 49.6%다. 월세와 자가를 굳이 따지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친구와 이웃을 집으로 초청만 해도 행복할 수 있으려면 이 정도의 복지가 필요한 셈이다. 1인 가구의 재테크는 집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 해 이를 현재의 소비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외에도 노후자금을 일찍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
먼저 퇴직연금이 있다. 퇴직연금은 올해 30인 이상 회사라면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2022년에는 모든 회사가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DB(확정급여형, Defined Benefit)와 DC(확정기여형, Defined Contribution)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연금을 운용하고, 투자 수익도 모두 회사에 들어간다. 일반적인 퇴직금과 같은 형태지만 회사가 망한다고 해도 퇴직금을 어느 정도까지는 받을 수 있다. DC형은 근로자가 어디에 투자할지를 정할 수 있는 것으로 회사는 매년 발생하는 퇴직금을 산정해서 이를 개인 퇴직연금 통장에 입금하기만 한다. 나이가 적을수록 DC형을 선택해 좀 더 많은 투자 수익을 노려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퇴직계좌(IRP)를 개설해 추가로 납입하는 것도 이득이다. 퇴직연금을 추가 납부할 경우 연봉 5500만원 이하일 경우 300만원 한도로 12~15% 정도 세액공제가 되기 때문이다.
40대에는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평균 첫 주택 구입 나이는 43.3세다. 앞서 부동산 급등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고 한 것은 주택연금 가입자의 보유 주택 합산가액이 9억원을 넘으면 가입이 안 되기 때문인 것도 있다. 현재 서울의 신축 20평대 아파트 대부분의 실거래가는 9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4만9815건인데 이 중 56%가 1억원대와 2억원대 집 보유자였다. 연금 수령액은 1억원대가 월 평균 59만, 2억원대가 86만원이다. 꼭 서울일 필요도 없고, 신축 브랜드 아파트일 필요도 없다. 은퇴 후에 살고자 하는 지역이 있다면 해당 지역 매물을 미리 사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택연금은 집값 이상으로 다른 연금이 나가도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금융회사에서 개인연금을 드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늦어도 45세 이전에는 금융회사의 민간 개인연금에 꼭 가입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가입 10년이 지나서 55세부터 받을 수 있다. 개인연금은 국민연금 수령과 퇴직시점 간 평균 약 10년의 공백을 무사히 보낼 수 있는 선택이다. 직장인들이라면 평균적으로 49세에 퇴직하고 15년을 버텨 국민연금으로 골인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재테크는 ‘최소한의 미래와 최대한의 현재’라는 말로 압축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노후 자금의 확보와 현재 가용 자금의 최대화가 핵심이다.
-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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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화의 배경인 서울의 반지하에 살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전국 가구 수는 1983만 가구인데 이 중 서울에 378만 가구가 살고 있다. 전국의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는 36만이고, 서울에만 22만 가구가 있다. 서울 전체 가구의 5.8%가 반지하다. 세대당 평균 세대원은 2.35명이이므로 서울에서 반지하에 거주하는 인구는 86만 명 정도다. 서울시의 전월세 집 거주기간은 2년이 안 되니 지난 10년간 반지하 집에서 살았던 사람은 중복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대략 860만 명. 이 중 상당수가 빈곤률이 높은 청년 혹은 노년 1인 가구일 것으로 추정된다.
연봉보다 주거 만족도 높여라
1인 가구 재테크의 1원칙이 소비의 재구성이었다면, 실천편은 2000년대 이후 3번에 걸쳐 있었던 부동산 급등장에서 벗어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집은 사는 곳이고, 노년에 주택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된다고만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1인 가구의 행복도는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덴마크 관련 정보 포털 ‘네이키드 덴마크’는 “행복해지고 싶다면 연봉보다 주거 만족도를 높여라”고 조언한다. 매체는 영국 유통업체 킹피셔가 덴마크 행복연구소에 의뢰해 집과 행복도의 관계를 분석해 지난해 ‘좋은 집 보고서’를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10개국에서 각 국가당 최소 1000명 이상, 전체 1만3489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 78명을 인터뷰한 결과, 집에 만족한다는 응답자 중 73%는 자신의 인생에도 만족한다고 답했다. 전체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였다. 이는 정신 건강(17%)에 육박하고, 신체 건강(14%)보다 더 높으며, 소득(6%)보다 두 배 이상으로 큰 비중이다. 다만 연구진은 ‘좋은 집’이 자가와 임대 여부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집 크기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집에 만족하는 데 집 크기보다 거주자가 충분한 공간이라고 느끼는지가 3배 이상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다른 사람을 집에 초대해서 공간을 공유하고, 월세나 자가에 무관하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만들면 만족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하지만 ‘집=자산의 대부분’인 한국에서 월세와 자가에 무관해지기란 쉽지가 않다. 집을 사는 데 빚을 많이 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금융자산은 1억512만원이었고, 가구당 평균 부채가 7531만원이었다. 부채를 정리하면 가구당 평균 가용 현금은 3000만원이 안 된다. 예전보다 실업급여 지급일이나 금액이 늘어났다고는 해도 부족하다. 현재 국내 실업급여 지급기간은 1~3년 근무(고용보험 가입기간)시 30~50세 미만의 경우 120일, 10년 이상 근무시 210일이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가 올 4월 조사한 조기 은퇴자의 재취업 구직 및 재직기간조차 굉장히 빠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후 1차 구직에 5.8개월, 2차 구직에 4.7개월이 걸렸지만 재직기간은 19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정규직 비율이 이전 89.2%에서 40%대로 반토막 났고, 평균 월소득도 426만원에서 269만원, 244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자신과 잘 맞는 직장을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45세 이전에 개인연금 꼭 가입해야
먼저 퇴직연금이 있다. 퇴직연금은 올해 30인 이상 회사라면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2022년에는 모든 회사가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DB(확정급여형, Defined Benefit)와 DC(확정기여형, Defined Contribution)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연금을 운용하고, 투자 수익도 모두 회사에 들어간다. 일반적인 퇴직금과 같은 형태지만 회사가 망한다고 해도 퇴직금을 어느 정도까지는 받을 수 있다. DC형은 근로자가 어디에 투자할지를 정할 수 있는 것으로 회사는 매년 발생하는 퇴직금을 산정해서 이를 개인 퇴직연금 통장에 입금하기만 한다. 나이가 적을수록 DC형을 선택해 좀 더 많은 투자 수익을 노려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퇴직계좌(IRP)를 개설해 추가로 납입하는 것도 이득이다. 퇴직연금을 추가 납부할 경우 연봉 5500만원 이하일 경우 300만원 한도로 12~15% 정도 세액공제가 되기 때문이다.
40대에는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평균 첫 주택 구입 나이는 43.3세다. 앞서 부동산 급등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고 한 것은 주택연금 가입자의 보유 주택 합산가액이 9억원을 넘으면 가입이 안 되기 때문인 것도 있다. 현재 서울의 신축 20평대 아파트 대부분의 실거래가는 9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4만9815건인데 이 중 56%가 1억원대와 2억원대 집 보유자였다. 연금 수령액은 1억원대가 월 평균 59만, 2억원대가 86만원이다. 꼭 서울일 필요도 없고, 신축 브랜드 아파트일 필요도 없다. 은퇴 후에 살고자 하는 지역이 있다면 해당 지역 매물을 미리 사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택연금은 집값 이상으로 다른 연금이 나가도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금융회사에서 개인연금을 드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늦어도 45세 이전에는 금융회사의 민간 개인연금에 꼭 가입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가입 10년이 지나서 55세부터 받을 수 있다. 개인연금은 국민연금 수령과 퇴직시점 간 평균 약 10년의 공백을 무사히 보낼 수 있는 선택이다. 직장인들이라면 평균적으로 49세에 퇴직하고 15년을 버텨 국민연금으로 골인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재테크는 ‘최소한의 미래와 최대한의 현재’라는 말로 압축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노후 자금의 확보와 현재 가용 자금의 최대화가 핵심이다.
-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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