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으로 외출한 예술
대자연으로 외출한 예술
세계의 야외 조각공원 9… 미국 뉴욕주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 호주 오지까지 세계 곳곳의 조각공원에는 실내에 전시하기엔 규모가 너무 큰 조각 작품들이 자리 잡고 있다. 잘 꾸민 정원이나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공원에 전시된 인간이 만든 경이는 대자연의 캔버스와 충돌을 일으키며 잊지 못할 인상을 남긴다. 다음 여행 때 어느 햇볕 좋은 날 답답한 미술관 대신 야외 조각공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호주 중부 오지에 1993년 문을 연 이 공원에는 조지아와 멕시코, 시리아, 호주의 미술가들이 사암으로 제작한 조각작품 12점이 자리 잡았다. 해질녘에는 사암이 석양빛을 받아 붉게 빛나면서 으스스하면서도 마법적인 분위기가 난다. 이 조각공원은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기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다. 1940년 이후 제작된 현대적인 작품이 가득하다. 약 200만㎡의 이 공원을 거닐다 보면 알렉산더 캘더의 우아한 조각품이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거대한 카누를 만날 수 있다. 1982년 산티아고의 한 공원이 홍수로 휩쓸려 나가자 지역 미술가들이 그곳을 조각공원 겸 식물원으로 재건설했다. 밤이 되면 조명 설치미술이 빛을 발하고 맑은 날 낮엔 안데스 산맥이 바라보인다. 부다페스트의 메멘토 파크는 과거 공산주의 시절 제작된 실물보다 엄청나게 큰 지도자들의 동상을 모아 놓은 곳으로 공산주의의 몰락을 조롱한다.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가면 스탈린과 마오쩌둥 같은 과거 공산주의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1552년 보마르초의 용병대장 출신인 피에르 프란체스코 오르시니의 의뢰로 건설됐다. 오르시니가 경험한 전쟁의 공포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이 엽기적인 이미지로 재해석됐다. 이 공원은 좌우대칭으로 보기 좋게 다듬어진 당시 공원의 전형에서 벗어나 기괴하고 으스스한 이미지를 자아냈다. 한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매설한 지뢰가 흩어졌던 이곳에 지금은 현대 조각작품과 실물을 똑 닮은 거대한 인물 조각상들이 자리 잡았다. 제임스 터렐의 설치미술 ‘스카이스페이스(Skyspace)’는 윗부분에 뚫린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변화로 노르웨이의 북극광처럼 멋진 색채 쇼를 연출한다. 일본 최초의 야외미술관으로 우거진 숲을 배경으로 조각작품과 정원, 쌍방향 전시물들이 어우러진다. 아이들은 투명한 큐브 모양의 설치작품 안쪽으로 기어오를 수 있으며 주변 온천의 물을 끌어와 만든 족욕탕에서는 누구든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다. 부다 파크(시엥쿠안)는 1958년 건설됐지만 이곳의 불상들은 수백 년 전 조각된 것처럼 보이도록 제작됐다. 이 조각상들은 한 수도승과 그의 제자들이 만든 것인데 그들 중 정식으로 교육을 받은 미술가는 한 명도 없었다. 메콩강 둑에 늘어선 200개의 대형 조각상은 불교와 힌두교의 상징을 묘사해 태국과 라오스의 문화를 압축해 보여준다.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 있는 이 조각공원은 짐바브웨의 전통 돌조각상에 초점을 맞췄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전(당시 이 나라는 로디지아로 불렸다) 건설된 이 공원은 짐바브웨의 전통미술을 알릴 목적으로 세계 곳곳의 식물원에 전시작 일부를 수출한다.
- 로라 파워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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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브로큰힐 조각공원(The Living Desert and Sculptures) | 호주 - 브로큰힐
02. 스톰 킹 아트센터(Storm King Art Center) | 미국 - 뉴욕주 콘월
03. 파르케 데 라스 에스쿨투라스(Parque de las Esculturas) | 칠레 - 산티아고
04. 메멘토 파크 (Memento Park) | 헝가리 - 부다페스트
05. 괴물 공원(Park of the Monsters) | 이탈리아 - 보마르초
06. 에케베르크파르켄 조각공원(Ekebergparken Sculpture Park) | 노르웨이 - 오슬로
07. 하코네 야외미술관(Hakone Open Air Museum) | 일본 - 하코네
08. 부다 파크(Buddha Park) | 라오스 - 비엔티안
09. 차풍구 조각공원(Chapungu Sculpture Park) | 짐바브웨 - 하라레
- 로라 파워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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