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이 나란히 부진해 인텔과 TSMC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 1위와 3위 자리를 각각 내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최근 내놓은 맥클린(Mcclean) 리포트 11월 업데이트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대비 각각 29%, 38% 급감한 556억1000만 달러(약 64조8000억원), 228억8600만 달러(약 26조6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2위로, 3위였던 SK하이닉스는 4위로 각각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미국 인텔은 작년과 같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1위에, 대만 TSMC도 매출이 1% 소폭 증가해 3위에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1993년부터 업계 1위를 지켜오던 인텔은 2017년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줬다”면서 “다만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34% 줄어들면서 인텔이 1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5대 반도체 업체에는 미국 기업이 6곳, 유럽 기업이 3곳,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각각 2곳의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글로벌 상위 15개 업체의 반도체 매출은 3148억9000만 달러(약 367조77억원)로 지난해(3693억5000만 달러) 대비 15%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15대 반도체 업체 중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주력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이 전년 대비 29%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은 가운데, 소니와 TSMC, 미디어텍 등 3곳 만이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소니의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4% 급증해 성장률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니의 올해 매출은 95억5200만 달러(약 11조1000억원)로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1위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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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포인트 리서치 | 샤오미, 무선이어폰 시장서 삼성 제쳐
올해 3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판매량이 직전 분기보다 20% 증가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샤오미가 저가 제품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애플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무선이어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판매량은 3300만대로 직전 분기 대비 22% 성장했다. 국가별로 미국이 세계 시장의 31%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한분기 동안 100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중국은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44% 늘었다. 1위인 애플은 에어팟 2세대 판매 확대로 시장 선두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전 분기(53%) 대비 다소 하락한 45%를 기록했다. 전 분기 8% 점유율로 2위였던 삼성전자는 6%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4위였던 샤오미는 20달러대 저가 ‘레드 미 에어닷’이 중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데 힘입어 9% 점유율로 2위에 올라섰다. 4, 5위는 JBL과 비츠(Beats) 순으로 집계됐다. 7월 출시된 JBL TUNE 120과 5월 출시된 비츠 파워비트 프로 등 프리미엄 신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중국의 신흥주자인 아모이는 전 저가시장 선두주자인 QCY를 제치고 글로벌 6위에 올랐다. 리즈 리(Liz Lee) 카운터 포인트 선임 연구원은 “연말 프로모션 등 성수기 효과를 고려하면 4분기에도 무선이어폰 시장은 높은 성장세가 지속돼 올해 연간 시장 규모는 1억20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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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인구구조 변화로 식품지출 줄고 의료지출 늘어
저출산과 고령화, 만혼·비혼 확산 등 인구구조 변화로 식료품‧의류 소비가 줄고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등 소비 패턴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소비 지출에서 식료품 구입(비주류 음류 포함) 비용이 크게 줄었다. 1990년 전체 소비 지출의 26.6%로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이었지만, 2018년에는 14.0%로 줄었다. 특히 20∼30대 가구의 감소폭(27.3%→10.5%)이 가장 컸다. 의류 관련 지출 비중은 9.8%에서 6.1%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의료비 부담과 교통비 등은 증가했다. 보건·의료 관련 지출은 1990년 6.3%에서 2018년 7.3%로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7.1%에서 11.3%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앞으로 60∼70대 인구 비중이 커짐에 따라 전체 소비 지출에서 의료·보건 관련 지출 비중은 꾸준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구입비와 연료비를 포함한 교통비는 1990년 전체 소비 지출의 7.9%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3.3%로 증가했다. 식생활(외식 및 식료품)과 주거 비용을 제외하면 가장 비중이 크다. 교육비에도 변화가 있었다. 가구의 교육비 비중은 1990년 8.2%에서 2009년 13.8%로 정점을 찍었지만 출산율과 평균 가구원 수의 꾸준한 감소로 비중이 지난해에는 7.2%로 떨어졌다. 한편 세금과 공적연금 등 비소비 지출은 1990년 19.5%에서 지난해 23.9%로 높아졌다. 1990년 2.2%였던 통신비의 비중은 2003년 7.3%로 정점을 찍은 후 완만한 감소세로 접어들어 지난해에는 5.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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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 | GDP 대비 2.52% SOC에 투자해야 효과적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비율은 2.52~2.69%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 성장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SOC 예산의 효율적 투자 규모와 경제적 파급효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경제 성장을 극대화하는 GDP 대비 SOC 투자비율은 2.52∼2.69%로 추정되며, 이를 위해 매년 약 44조7000억∼53조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기관 경제 성장 전망치(2.5∼2.8%)와 국가재정운용계획 SOC 감가상각률(2%) 등 경제 여건을 감안해 분석한 결과다. 앞으로 5년 동안 중앙정부를 포함해 지방정부와 공기업, 민간의 투자계획 수준은 총 234조9000억∼252조9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부족 재원은 중앙정부 11조4000억∼18조7000억원, 지방정부 6조3000억∼10조4000억원, 공기업 7조7000억∼12조6000억원, 민간투자 2조7000억∼4조4000억원 수준이다. 보고서는 SOC 예산 1조원 투자 때 생산 유발효과는 2조1911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7540억원으로 총 2조945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 유발효과는 1만4136명, 고용 유발효과는 1만428명으로 분석됐다. 경제 성장을 극대화하는 적정 SOC 예산 투자가 이뤄질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는 매년 약 131조6000억∼157조2000억원, 취업자 수는 매년 약 63만9000∼76만4000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생활 SOC 구축의 적정 투자 규모 산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연구를 확대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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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연구원 | RCEP, 한국경제 0.41% 성장 기여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면 한국 경제는 0.41~0.62%의 성장 효과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RCEP는 세계 인구의 절반과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블록으로, 협정 발효 때 안정적인 교역·투자 기반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최근 ‘RCEP 잠정 타결: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인도 참여 여부와 관세 감축 범위(85%, 92%)을 조합한 4개 시나리오를 가정해 RCEP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이같이 제시했다. 11월 초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RCEP 협정문 타결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인도가 참여할 경우, 개방 수준이 높을수록 RCEP가 한국에 미치는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가 큰 것으로 계산됐다”고 분석했다. 인도가 불참하고 관세 감축이 85%에 그칠 경우 10년간 한국 경제 성장 효과는 0.41%, 소비자 후생효과 42억 달러 수준에 그치지만 인도가 참여하고 관세 감축이 92% 수준으로 올라가면 경제 성장 효과는 0.62%, 소비자 후생효과는 68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상품 관세 감축뿐 아니라 서비스 시장 개방 등 추가적인 무역 자유화, 통일된 원산지 규정과 여러 무역 규범의 조화 등을 통한 비관세장벽 완화를 추가로 고려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RCEP 타결을 통해 한·중 FTA를 개선하고 한·중·일 FTA 협상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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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 글로벌 기업은 오픈이노베이션 집중
글로벌 기업들이 스타트업과 연계를 통해 혁신을 도모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늘려가는 가운데 한국의 기업들은 제품·공정 혁신이나 연구개발을 자체 해결하는 폐쇄형 이노베이션 구조여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의 54.2%는 세계 스타트업들과 기술 자문, 제품·서비스 공유, 인큐베이터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0개 업체의 스타트업 협력 비율은 68%로, 하위 100개사(32%)의 2배 수준에 달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뿐 아니라 제약과 기계설비, 명품 소비재 업계 등에서도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 덴마크 레고, 프랑스 LVMH, 일본 다이킨 등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담팀을 발족하고 적극적인 협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기업들은 나홀로 혁신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 오픈이노베이션 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말 국내 주요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품 혁신의 주체에 대해 ‘자체 개발’이라는 응답이 83.0%에 달했다. 또 공정 혁신의 주체에 대해서도 응답 기업의 79.9%가 자체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비스업의 경우도 제품 혁신과 공정 혁신을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응답 비율이 각각 68.0%와 79.2%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대기업은 기업 체질과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복잡성, 내부에서 직접 개발한 기술만 인정하는 문화 등이 여전하며 중소·벤처기업 역시 외부와 연계하지 않는 ‘나홀로 R&D’ 성향이 강해 연간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R&D 지원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글로벌 진출 수단으로 수출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현지 기업과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정리=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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