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점 맞은 실물 카드의 미래] 삼성페이카드 출시, ‘플라스틱 카드 멸종’ 앞당길까
[분기점 맞은 실물 카드의 미래] 삼성페이카드 출시, ‘플라스틱 카드 멸종’ 앞당길까
실물카드 없는 현장결제 확산 불가피… 이용자 데이터 확보에 사활 #1. 지난 1월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도이치방크는 ‘결제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플라스틱 카드가 멸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결제 서비스의 발전으로 플라스틱 카드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다는 진단이다.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할 유력 후보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도이치방크는 2025년이 되면 미국 내 매장 결제의 40% 이상을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담당할 것이라 예상했다.
#2. 국내에서도 삼성카드가 ‘삼성페이카드’를 출시하면서 플라스틱 카드 멸종론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카드는 실물카드가 도착하기 전에 삼성페이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카드보다 삼성페이로 결제할 때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단말기에 탑재된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활용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플라스틱 카드 시대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의 위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카드사들은 지난 2015년 이래 플라스틱 카드가 필요 없는 모바일카드를 내놨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카드 서비스에도 열을 올렸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85%를 신용카드 기반 서비스가 장악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신용카드의 영향력은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PG) 전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9월 14일 발표한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이용 실적 가운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에 기반한 거래 실적은 5300억원에 이른다. 전체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이용 실적 6769억원의 78.2%를 차지하고 차지한다. 신용카드 비율은 직전 분기인 2019년 하반기와 상반기에도 77.5%, 77.4%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가상계좌나 선불전자지급수단, 상품권 등에 기반한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이용실적은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21.7% 수준이다. 가상계좌에 기반한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는 2019년 하반기에 비해 3.3% 줄었다. 현금 결제 비율이 낮은 국내 시장의 특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간편결제가 고성장하고 있지만, 신용카드의 잠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용카드 기반 간편결제의 건당 이용금액은 2만9000원 수준인데, 선불지급 간편결제는 9836원으로 고액 소비는 신용카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편결제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도 신용카드의 필요성을 유지되고 있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90%에 이르는 국내 시장에 한정할 때, 적어도 현장 결제에서는 플라스틱 카드의 멸종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앞다퉈 실물카드가 필요 없는 디지털 카드 발행에 나선 데다, MST 기술 기반 서비스를 장착하면서 전망은 달라지고 있다. QR코드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한 현금 및 계좌이체 기반 결제 서비스와 달리 MST 기술 기반 결제 서비스는 현장 결제에서 기존 카드 단말기를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8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지난 8월 기준 가입자가 약 1900만명, 누적 결제금액은 8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MST 기술에 기반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곳은 국내 신용카드 업계 1위 사업자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9년 6월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 페이판’에 터치결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MST 결제 서비스에 나섰다. 이 서비스는 출시 1년만인 지난 6월말 누적 이용건수 1000만 건, 이용금액 25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카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빅스비(Bixby)’와 연동한 ‘보이스(Voice) 터치결제’ 서비스를 내놨다. 유태현 신한카드 디지털First본부장은 “결제 환경 변화에 맞춰 고객들에게 디지털 결제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보이스 터치결제’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출시한 ‘삼성페이카드’는 실물 카드 보다 ‘삼성페이’ 활용에 방점을 찍은 카드다. 국내 온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로 결제시 결제액의 최대 1.5%,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최대 1%를 할인해 준다. 해외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시에는 할인폭이 결제액의 5%까지 늘어난다. 어느 쪽이나 실물 카드 결제보다 할인폭이 높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물 카드는 기념품”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페이 이용자의 결제 편의성이 더욱 향상되고 삼성페이 이용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이 실물카드 없는 현장 결제 서비스에 나서면서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사업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이용자들의 결제 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플랫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더구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최대 30만원 한도까지 후불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나오면서 카드사들의 여신기능도 위협받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차별성을 갖추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최종 결제 도구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용자들의 결제 정보를 확보하고 유용한 분석을 제공하는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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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내에서도 삼성카드가 ‘삼성페이카드’를 출시하면서 플라스틱 카드 멸종론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카드는 실물카드가 도착하기 전에 삼성페이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카드보다 삼성페이로 결제할 때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단말기에 탑재된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활용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신용카드에 기댄 국내 간편결제 시장
신용카드의 영향력은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PG) 전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9월 14일 발표한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이용 실적 가운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에 기반한 거래 실적은 5300억원에 이른다. 전체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이용 실적 6769억원의 78.2%를 차지하고 차지한다. 신용카드 비율은 직전 분기인 2019년 하반기와 상반기에도 77.5%, 77.4%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가상계좌나 선불전자지급수단, 상품권 등에 기반한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이용실적은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21.7% 수준이다. 가상계좌에 기반한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는 2019년 하반기에 비해 3.3% 줄었다. 현금 결제 비율이 낮은 국내 시장의 특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간편결제가 고성장하고 있지만, 신용카드의 잠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용카드 기반 간편결제의 건당 이용금액은 2만9000원 수준인데, 선불지급 간편결제는 9836원으로 고액 소비는 신용카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편결제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도 신용카드의 필요성을 유지되고 있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90%에 이르는 국내 시장에 한정할 때, 적어도 현장 결제에서는 플라스틱 카드의 멸종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앞다퉈 실물카드가 필요 없는 디지털 카드 발행에 나선 데다, MST 기술 기반 서비스를 장착하면서 전망은 달라지고 있다. QR코드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한 현금 및 계좌이체 기반 결제 서비스와 달리 MST 기술 기반 결제 서비스는 현장 결제에서 기존 카드 단말기를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8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지난 8월 기준 가입자가 약 1900만명, 누적 결제금액은 8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MST 기술에 기반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곳은 국내 신용카드 업계 1위 사업자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9년 6월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 페이판’에 터치결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MST 결제 서비스에 나섰다. 이 서비스는 출시 1년만인 지난 6월말 누적 이용건수 1000만 건, 이용금액 25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카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빅스비(Bixby)’와 연동한 ‘보이스(Voice) 터치결제’ 서비스를 내놨다. 유태현 신한카드 디지털First본부장은 “결제 환경 변화에 맞춰 고객들에게 디지털 결제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보이스 터치결제’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출시한 ‘삼성페이카드’는 실물 카드 보다 ‘삼성페이’ 활용에 방점을 찍은 카드다. 국내 온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로 결제시 결제액의 최대 1.5%,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최대 1%를 할인해 준다. 해외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시에는 할인폭이 결제액의 5%까지 늘어난다. 어느 쪽이나 실물 카드 결제보다 할인폭이 높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물 카드는 기념품”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제 정보 확보가 경쟁력
주요 업체들이 실물카드 없는 현장 결제 서비스에 나서면서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사업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이용자들의 결제 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플랫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더구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최대 30만원 한도까지 후불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나오면서 카드사들의 여신기능도 위협받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차별성을 갖추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최종 결제 도구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용자들의 결제 정보를 확보하고 유용한 분석을 제공하는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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