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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에 눈돌리는 게임사들…최종 목표는 실물경제 연동

NFT 활용해 가상재화 거래
메타버스 열풍으로 최근 주목 받아

 
 
 
 
 
 
NFT 마켓 이미지 [사진 위메이드트리]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메타버스’와 함께 ‘대체불가토큰(NFT)’를 활용한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말이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과학소설 ‘스노우 크래시’에 처음 쓰인 용어로, 아바타가 존재하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자,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35년 3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 게임과 NFT다. 블록체인 게임이란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말한다. NFT란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자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토큰 1개당 가치와 가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예술작품, 게임 아이템, 가상세계 아바타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게임과 달리 유저가 게임 내 재화 소유

 
블록체인 게임이 기존 게임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NFT 등을 활용해 게임 내 자산을 유저가 통제하고 소유한다는 점이다. 기존 게임에서는 이용 약관을 근거 삼아 게임 내 최종적인 자산을 게임 개발사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반면 블록체인 게임에서 게임 내 자산은 NFT를 통해 유저에게 귀속된다. 개인 간 거래도 자유롭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다. 특히 기존에 통용되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을 암호화폐로 바꿔 실물경제에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게임사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암호화폐 시장에 눈독을 들여왔다. 넥슨 지주회사인 NXC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엠게임은 암호화폐 이오스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 포털 사이트 ‘이오스 로얄(ESO Royal)’을 오픈, 이후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개발 중이다.  
 
미르 지적재산권(IP)으로 유명한 위메이드는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위메이드트리는 지난해 말 첫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 for 위믹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위메이드 대표 게임인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재신전기 for 위믹스’를 출시했다.  
 
아울러 위메이드트리는 지난 1월 암호화폐 ‘위믹스 토큰’을 국제 거래소에 상장했고,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탈중앙화 거래소 위믹스덱스 서비스를 공개했다. 위메이드트리는 최근 블록체인 NFT 거래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위메이드트리는 올 상반기 내 NFT 거래소를 열고 하반기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에서 해당 NFT를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위메이드트리 관계자는 “위믹스 토큰은 위믹스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 토큰을 거래·교환·전송하는 일종의 기축 토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게임빌도 최근 국내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에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 게임빌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코인원과 함께 대규모 트래픽 처리기술, 해킹 대응 보안기술 등 기술 협력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의 글로벌 확장 등으로 폭넓게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현실 될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향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고 예측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 2019년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19'에서 “만약 블록체인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게임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 분야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게임사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게임 내 재화를 실물경제와 연동하는 것이다. 게임 내 재화를 암호화폐로 교환한 후 해당 암호화폐를 현실에서 경제활동을 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미 여러 아이템 중개 사이트에서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고 있는 상태다. 다만 해당 거래의 경우 게임사 약관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공식적인 경제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유저가 게임 내 캐릭터를 육성하고, 아이템을 구매해도 해당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면 캐릭터와 아이템은 소멸했다”며 “하지만 NFT 를 통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캐릭터와 아이템이 존재한다. 유저 입장에서는 아이템 소유권 보장이 가능하고 이를 매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NFT를 활용해 실물경제와 연동한 사례가 여럿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가 있다. 크립토키티는 가상의 고양이를 육성하는 게임으로 교배를 이용해 새로운 고양이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일부 고양이 캐릭터는 600이더리움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시세로 약 17억원에 달한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조만간 본격적으로 열릴 암호화폐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라며 “특히 암호화폐 테스트를 위해 게임에 먼저 관련 시스템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임사들은 이미 10년 넘게 가상경제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2018년 작품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게임 내 가상재화를 실제 생활에서 쓰게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며 “기술적으로는 이미 큰 문제가 없다. 관련 규제를 정부가 언제 풀어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은 블록체인 게임과 관련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실제로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사들은 등급분류 세부기준이 없어 국내에 블록체인 게임 출시를 미루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거부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다수 블록체인 게임들은 한국 대신 해외에만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블록체인이나 클라우드와 같은 신기술 기반 게임 등급분류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최근까지도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출시된 일부 블록체인 게임들은 게임위 등급분류 거부를 피하기 위해  NFT 거래소를 제외한 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위의 사행성 우려도 이해는 가지만,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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