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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멍드는 동심,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필요

아동복지 어벤저스 3인방 이현승·서나래·김대환

 
 
서나래 열매나눔재단 사무국장(사진 왼쪽부터) 이현승 세이브더칠드런 대외협력부장·김대환 러빙핸즈 지부장은 “아동학대 근절과 복지 확대를 위해 아동복지 인프라 확대와 지역 공동체 복원,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사진:전민규 기자
 
5959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넉 달간 발생한 전국 아동학대 신고 건수다. 전년 동기(4364건)보다 36.5%나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한국의 미래가 멍들고 있는 것이다. 가족 간에 거리가 가까워졌지만, 장시간 접촉으로 갈등이 심화하고 서민경제 악화로 가계의 고통이 심해진 결과다. 이런 문제에 정치권은 귀를 닫고 사회는 외면하고 있다. ‘정인이 사건’과 같은 끔찍한 사고가 터져야 다들 문제 개선을 얘기한다. 이마저도 근본적 해법 마련 없이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아동인권과 복지에 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최전선에서 아동 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현승 세이브더칠드런 대외협력부장과 서나래 열매나눔재단 사무국장·김대환 러빙핸즈 지부장이 그 주인공. 이들은 “인프라 확대와 지역 공동체 복원,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기업 주도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 SK그룹의 온라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 행사를 통해 앞으로 사회적 활동 알리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유경 기자(이하 사회자): 아동 복지 향상을 위한 각 기관의 노력과 성과를 소개해 달라.
 
 이현승 세이브더칠드런 대외협력부장(이하 이현승 부장): 학대 피해 아동 임시보호소와 같은 아동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 복지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 민법 제915조의 징계권(친권자가 피보호자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징계하거나, 감화·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는 권리) 삭제에도 기여 했다.
 
 서나래 열매나눔재단 사무국장(이하 서나래 국장): 아동·청소년기 빈곤의 악순환을 끊고 자력으로 사회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식사를 매개로 청소년이 선생으로부터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자립을 지원하는 지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매주 수요일 식품꾸러미를 결식아동들에게 보내며 아동·청소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대환 러빙핸즈 지부장(이하 김대환 지부장): 소외당하는 아동·청소년들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한다. 이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을 멘토로 지정해 심적·정신적 허기를 돌봐주고 있다. 아동·청소년들과 사회가 함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아동·청소년이 사회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만드는 예방 활동이다.
 
 
사회자: 아동학대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원인은 무엇인가.
 
 김대환 지부장: 외로움에서 비롯됐다. 사회가 핵가족화되며 사람들은 소통의 절벽에 맞닥뜨렸는데, 외로움을 건강하게 풀 수 있는 통로가 없다. 영국의 경우 이 문제 해소를 위해 사회적 외로움만을 전담하는 부처가 새로 생기기도 했다.
 
 이현승 부장: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적 어려움 된 게 크다. 경제적 빈곤으로 피폐해진 감정을 아이들에게 표출하고 있다. 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감정 표출의 기회가 많아졌다. 물론 부모들의 미성숙도 한몫한다.
 
 서나래 국장: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기존 사회문제가 극대화된다. 현재 아동학대의 10건 중 8건이 집안에서 일어난다. 외로움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재난 상황 속, 아동 방치 등 학대 늘어나”
 
 사회자: 해결 방안은 없나.
 
 이현승 부장: 어른들에게 건전하게 훈육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NGO로서는 인식 개선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이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학대 아동쉼터가 전국적으로 76개밖에 없다. 예산과 관심이 부족하다. 또 학대아동피해쉼터 관계자들의 전문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아동 학대는 재발률이 높고, 8건 중 1건은 사전에 신고가 있었던 건이다. 신고에 빨리 대처하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서나래 국장: 부모는 평생 양육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자신의 부모한테 배운 대로 행동하게 된다. 학교라는 교육 시스템 안에서 육아도 배울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생활교육처럼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배운다면 아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길 바란다. 아이 한명 한명의 인적자원이 중요해진 시대가 아닌가.
 
 김대환: 지부장 우리 사회는 신뢰 관계 형성 등을 통해 가정불화를 건강하게 풀어내는 과정을 쌓지 못했다. 현재 국가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한 뒤에 초점을 맞추는데, 예방적 지원도 필요하다. 또 화재·범죄 대응 시스템처럼 아동학대 문제가 터졌을 때 신속히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
 
 사회자: 양극화 심화 등으로 아동복지 문제가 더욱 악화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현승 부장: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줄이라고 기업을 압박하며 환경 문제를 개선하듯, 시민들이 아동복지를 위해 목소리를 키울 때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책임 있는 어른들이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며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사회 문제에서도 행동주의가 도래했다.
 
 서나래 국장: 취약 계층에 분류한 아이들을 위해 교육 현장에 사회복지사가 파견되곤 하는데, 아동 사고를 부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아동에 대한 보편 복지 차원으로 이런 제도가 퍼지길 희망한다.
 


“육아 교육과 인프라 개선 필요성도”
 
 사회자: 아동·청소년의 놀 권리 보장도 중요해 보인다.
 
 이현승 부장: 국제연합(UN) 아동권리 협약은 아이들의 뛰어놀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현실적 어려움이 생겼고 교육 격차도 발생하고 있다. 학교가 놀이를 품은 공간으로써 자발적으로 놀고 활동할 수 있는 문화 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도시 놀이터 개선 사업도 하고 있다.
 
 김대환: 지부장 아동들이 방과 후 함께 놀 친구와 공간이 부족하다. 이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을 갖고 마을 기능의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나래 국장: 놀이 공간이란 공공재가 있지만, 세상의 편견 때문에 중·고등학생은 머물 공간이 없다. 이들이 건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주면 새로운 시도가 많이 생겨날 것이다.
 
 아동 복지 개선을 위한 이들의 도전은 28일 오전 10시 SOVAC 홈페이지에서 라이브로 볼 수 있다. 월 1회 열리는 SOVAC 행사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2019년 시작한 SOVAC은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 80여 곳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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