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늘어난 대기업집단, 순익 줄고 빚 늘었다
71곳 대기업집단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9.4%↓
전체 중 5대 그룹 자산 비중 2년 연속 감소세
유동성 힘,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집단 6곳 증가
국내 대기업 경영 실적이 악화일로에 빠졌다. 지난해 미국·중국 무역 갈등 등 대외 불안으로 국내 대기업이 코너에 몰린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강펀치까지 맞았다. 코로나19 극복 명목으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자산 증가만 이끌었다. 지난해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71곳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많다. 하지만 이들의 이익은 줄고, 빚은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29일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총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71곳의 2020년 당기순이익은 43조5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9.4%(4조5000억원) 줄었다. 대외 불안에 국내 내수위축 등 경기부진이 겹친 2019년 절반에 가까운(48.1%) 당기순이익 감소에 이어 재차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 매출액 역시 1344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7조1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내수 위축, 생산 중단 등 여파로 자동차·유통 산업 업황이 부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조2000억원 감소했다. 롯데그룹은 3조2000억원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정보통신(IT)업종 성장이 그나마 전체 순이익 감소를 막아냈다. 코로나19 속 비대면 시장의 급성장 덕에 LG그룹은 3조3000억원, SK그룹은 1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증가했다.
대기업의 빚 부담도 늘었다. 2018년 67.8%까지 떨어졌던 대기업집단 부채비율은 2019년 71.7%, 지난해 75.7%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 비율은 2019년 364.8%포인트 증가에 이어 지난해 재차 34%포인트 증가를 기록했다. 한국투자금융(150.5%포인트)과 한국GM(56.3%포인트)도 빚이 급증한 기업집단으로 꼽혔다.
현대자동차와 롯데그룹 등의 실적 악화로 총자산 기준 상·하위 집단 간 실적 격차는 줄었다. 지난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상위 5개사(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그룹)의 자산이 전체 기업집단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4.0%에서 지난해 52.6%, 올해 51.9%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자산총액 기준으로 보면 집단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해마다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올해 총 71곳으로 2016년(65개) 이후 가장 많다. 쿠팡의 자산총액이 지난 1년 동안 크게 증가(3조1000억원→5조8000억원)하며 공시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일감 몰아주기 금지와 내부 거래 공시를 이행해야 한다. 동일인(총수) 대상 감시도 따라붙지만, 쿠팡은 법인이 동일인에 올랐다.
이밖에 한국항공우주산업·현대해상화재보험·중앙·반도홀딩스·대방건설·엠디엠·아이에스지주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됐다. 한국우주항공산업과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사업이익의 증가로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주식·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이끌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시중 유동성이 크게 증가, 지정집단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KG동부제철 인수로 처음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던 KG그룹은 지정 1년 만에 제외됐다. 모자회사간 합병으로 회계상 자산총액이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처음 대기업집단에 진입했던 사모투자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는 계열회사 수를 꾸준히 늘리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9개였던 계열회사 규모를 올해 94개로 키웠다.
유동성 증가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도 증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는 지난해(34개) 보다 6개 증가했고 한 40개 집단으로,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1473개) 보다 269개 증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 적용된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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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 악화로 부채 늘고 실적 감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29일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총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71곳의 2020년 당기순이익은 43조5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9.4%(4조5000억원) 줄었다. 대외 불안에 국내 내수위축 등 경기부진이 겹친 2019년 절반에 가까운(48.1%) 당기순이익 감소에 이어 재차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 매출액 역시 1344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7조1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내수 위축, 생산 중단 등 여파로 자동차·유통 산업 업황이 부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조2000억원 감소했다. 롯데그룹은 3조2000억원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정보통신(IT)업종 성장이 그나마 전체 순이익 감소를 막아냈다. 코로나19 속 비대면 시장의 급성장 덕에 LG그룹은 3조3000억원, SK그룹은 1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증가했다.
대기업의 빚 부담도 늘었다. 2018년 67.8%까지 떨어졌던 대기업집단 부채비율은 2019년 71.7%, 지난해 75.7%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 비율은 2019년 364.8%포인트 증가에 이어 지난해 재차 34%포인트 증가를 기록했다. 한국투자금융(150.5%포인트)과 한국GM(56.3%포인트)도 빚이 급증한 기업집단으로 꼽혔다.
현대자동차와 롯데그룹 등의 실적 악화로 총자산 기준 상·하위 집단 간 실적 격차는 줄었다. 지난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상위 5개사(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그룹)의 자산이 전체 기업집단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4.0%에서 지난해 52.6%, 올해 51.9%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자산총액 기준으로 보면 집단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신규 기업집단, 주식·부동산 호황 덕분
공정위가 해마다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올해 총 71곳으로 2016년(65개) 이후 가장 많다. 쿠팡의 자산총액이 지난 1년 동안 크게 증가(3조1000억원→5조8000억원)하며 공시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일감 몰아주기 금지와 내부 거래 공시를 이행해야 한다. 동일인(총수) 대상 감시도 따라붙지만, 쿠팡은 법인이 동일인에 올랐다.
이밖에 한국항공우주산업·현대해상화재보험·중앙·반도홀딩스·대방건설·엠디엠·아이에스지주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됐다. 한국우주항공산업과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사업이익의 증가로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주식·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이끌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시중 유동성이 크게 증가, 지정집단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KG동부제철 인수로 처음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던 KG그룹은 지정 1년 만에 제외됐다. 모자회사간 합병으로 회계상 자산총액이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처음 대기업집단에 진입했던 사모투자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는 계열회사 수를 꾸준히 늘리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9개였던 계열회사 규모를 올해 94개로 키웠다.
유동성 증가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도 증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는 지난해(34개) 보다 6개 증가했고 한 40개 집단으로,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1473개) 보다 269개 증가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 적용된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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