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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투, 코로나19에 IB 막히자 순익 '뚝'

증권사 해외법인 살펴보니…실적 희비 ‘극과 극’
미래에셋·NH·KB·한투 웃고, 신한·삼성 울고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의 해외법인 순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연합뉴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의 해외법인 순이익이 9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증권의 해외법인 실적도 반토막이 났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글로벌 증시활황에 힘입어 해외법인 실적 성장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30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총 2546억원으로 전년(2047억원) 대비 24.4% 증가했다. 다만 증권사별 희비는 갈렸다.  
 

코로나19로 IB사업 부진…신한 95.1%↓ 삼성 50%↓

 
실적 하락세가 두드러진 건 신한금융투자다. 지난해 4개 해외법인의 순이익이 4억원으로 6개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2019년(94억원)과 비교하면 95.1%나 감소했다. 홍콩(-5억원)과 인도네시아법인(-30억원)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미국과 베트남법인 순이익은 각각 27.7%, 39% 줄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해외법인 영업수익에서 투자은행(IB) 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진행 중이던 대부분의 딜이 보류된 탓”이라고 말했다. IB 딜은 해외 현지 자산 실사·계약 체결 등 대면접촉 업무가 필수적이라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영국, 홍콩에 해외법인을 둔 삼성증권 실적은 1년 새 반토막이 났다.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3개 해외법인 순이익이 2019년 38억원에서 2020년 19억원으로 50% 급감했다.
주요 증권사 해외법인 순이익 현황.
 
삼성증권 해외법인의 주요 업무는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주식을 중개하는 일이다. 실적 부진 이유에 대해 삼성증권은 “이자율 감소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 및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영업 활동 제약”이라고만 공시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순이익 급감 이유에 대해 “설명할 만한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증시활황에 수수료 수익 증가…미래에셋 27.1%↑ KB 88.8%↑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을 제외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영향권 내에서도 해외법인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건 미래에셋증권이다. 13개 해외법인이 174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19년(1374억원) 대비 27.1% 증가한 수치다. 실적 상승은 뉴욕법인이 견인했다. 순이익 규모가 2019년 9800만원에서 2020년 31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주식시장이 활황이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쪽의 법인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다만 뉴욕투자법인과 싱가폴법인의 실적은 부진했다. 2019년 124억원이었던 뉴욕투자법인의 순이익은 지난해 -136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싱가폴법인 순이익도 같은 기간 3000만원에서 -514억원으로 떨어지며 적자 전환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뉴욕투자법인 같은 경우 브로커리지가 아닌 IB사업 중심이라 성과가 좋지 못했다"며 "싱가폴법인은 규모가 작아서 원래도 큰 수익을 내던 곳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해외법인은 지난해 45.6% 증가한 54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2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6개 해외법인 가운데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홍콩법인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494억원으로, 전년(266억원) 대비 85.5% 상승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IB 인수금융 딜을 다수 완료해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며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도 양호한 채권 운용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반면 2019년 84억원에 달했던 인도네시아법인의 순이익은 지난해 -5억원으로 폭락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재 소수 거액고객에서 일반고객(Mass)으로 리테일 사업 구조 변경을 진행 중인데, 그 영향으로 순이익이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이 1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62억원) 대비 88.8% 증가한 것으로, 6개 증권사 중 해외법인 순이익 규모는 3위지만 증감률은 1위였다. 미국과 홍콩, 베트남 등 3개의 해외법인 가운데 특히 베트남법인의 순이익이 2019년 44억원에서 2020년 84억원으로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KB증권 관계자는 “베트남법인은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서 리테일영업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주식시장 활황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증권 해외법인 순이익이 95억원으로 6개 증권사 중 4위에 올랐다. 2019년 85억원에서 11.9% 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홍콩, 영국, 싱가폴,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 8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데, 지난해엔 홍콩과 베트남법인의 순이익 변동폭이 특히 컸다. 홍콩법인은 54억원에서 -5억원으로 급감했고, 이와 달리 베트남법인은 66억원에서 100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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