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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그린카도 중고차사업 진출 모색…‘쏘카 캐스팅’서 교훈 얻었나

최근 사업 목적에 ‘자동차 매매업’ 추가
롯데렌탈 IPO 앞두고 ‘기업가치 높이기’ 나선 것으로 해석돼

[사진 그린카]
 
쏘카와 함께 국내 카셰어링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그린카’가 중고차 사업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회사 사업목적에 ‘자동차 매매업’을 추가해 등기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 자동차 매매업은 ‘신조차와 이륜자동차를 제외한 자동차의 매매, 또는 매매 알선 및 그 등록 신청의 대행업’을 말한다. 사실상 중고차 사업을 의미한다.
 
카셰어링 및 모빌리티 업계에선 그린카가 중고차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카셰어링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그린카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영역 확장을 검토해온 것으로 안다”며 “최종적으로 중고차 사업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린카가 중고차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모회사 롯데렌탈의 상황과 깊게 연관돼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롯데렌탈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렌탈은 당초 기업가치가 2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평가된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업계에선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장 유효한 방안으로 롯데렌탈이 지분 84.7%를 가진 ‘그린카’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꼽는다. 그린카가 최근 자본시장이 큰 관심을 갖는 ‘모빌리티 산업’ 핵심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실제 경쟁사인 쏘카는 지난해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다만 그린카는 쏘카에 비해 기업가치가 확연히 낮게 평가받고 있다. 그린카는 2018년 말 GS칼텍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35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GS칼텍스는 당시 350억원을 투자해 롯데렌탈의 신주 10%를 배정받았다.

국내 양대 카셰어링 플랫폼인 쏘카와 그린카의 기업가치가 벌어진 이유는 ‘확장성’에 있다는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타다와 중고차 사업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쏘카와 달리 그린카는 전통적인 카셰어링 사업만을 영위했다.

이 때문에 그린카는 지난해 말부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영역 확장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업목적에 ‘자동차 매매업’을 추가한 것은 ‘중고차 사업’을 새로운 사업 대상으로 확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모빌리티 업계 전문가들은 카셰어링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유의미한 전략이라고 본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카셰어링 업체는 사용하던 차량을 어차피 처분해야 하는데, 부가가치를 높여 판매하면 시너지가 크다”며 “그린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면 쏘카로부터 이런 교훈을 얻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쏘카는 중고차 사업 ‘캐스팅’을 통해 매출 규모를 키우고 사업 체질을 개선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쏘카의 중고차 판매수익은 484억원으로,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렌터카 사업 매출(2038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달한다.

그린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쏘카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다. 카셰어링 업계 관계자는 “그린카가 모회사인 롯데렌탈의 렌터카 물량까지 취급한다면 카셰어링 사업에서 사용한 매물만 내놓는 쏘카 캐스팅 보다 훨씬 다양한 매물을 갖출 수 있다”며 “최근 롯데쇼핑이 인수한 ‘중고나라’와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와의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때 그린카가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중고차 사업에 한정된다는 의견도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그린카의 2대주주인 GS칼텍스는 최근 국내 가맹택시 분야 대표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에도 투자했다”며 “GS칼텍스의 눈치를 봐서라도 그린카가 쏘카처럼 가맹택시 등의 사업분야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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