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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GTX-D 갈지자 행보에 서부권 집값 ‘널뛰기’

노형욱 장관 후보 “GTX 김포~부천 노선 불가피”
국토부 “여의도·용산까지 일부 운행 검토” 시사
지자체도, 국토부·경기도와 원안 수정 ‘힘겨루기’
부동산시장 “말 바꾸는 오락가락 정부 못 믿어”

국토교통부는 GTX-D 열차 중 일부를 여의도 또는 용산역까지 직결 운행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포 지역 아파트 값도 들썩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부권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D 노선이 서울까지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서부권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도 김포와 서울을 잇는 철도 노선이 확정되면 교통 편의성이 향상되는 호재로 경기지역 집값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GTX-D 노선을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하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경기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용산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집값 상승을 도리어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에 밀린 정부, 원안 수정 가능성에 집값만 들썩

 
지난 26일 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찾아 GTX-D 노선이 서울 강남을 거쳐 경기도 하남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GTX-D 노선을 김포에서 용산역까지 이을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계획 변경 가능성을 언급한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역 부동산시장 일부에서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의 힘겨루기에서 한 번 밀린 상황이어서 최소한 김포~용산역 노선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수(교통물류학)는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국토부가 노선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신뢰가 흔들렸다”며 “앞으로 정부가 김포~부천 노선 원안을 고수하든, 노선을 일부만 연장하든 혼란을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의 말처럼 정부의 입장은 한 달 만에 오락가락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인 5월 4일 인사청문회에서 김포~부천을 잇는 GTX-D 노선은 불가피한 결과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부지역 어려움을 충분히 알겠다"면서도 "전체적인 제약 요건 하에서 검토했기 때문에 한계점에 대해서도 양해해 주시면 좋겠다"고도 했다. 당시 국토부가 GTX-D 노선을 김포~하남까지 잡지 않은 이유로는 10조원 이상 사업비 필요, 서울지하철 2·9호선과의 노선 중복 등이 있었다.
 
그런데 불과 2주 뒤 국토교통부는 GTX-D 열차 중 일부를 여의도 또는 용산역까지 직결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GTX-B노선(인천 송도~남양주 마석)과 선로를 같이 쓰는 것을 대안으로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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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따라 정책 변심에 김포지역 집값도 급등·급락

 
문제는 이런 정부의 발표에 따라 GTX-D 노선이 시작하는 김포 인근 집값이 요동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GTX-D 노선이 김포~부천으로 발표되자 김포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 강남까지 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김포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한국교통연구원의 발표 후 4월 26일 0.02%, 5월 3일 0.01%, 5월 10일 0.01%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상승률이 0.24%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치다.  
 
하지만 국토부가 노선 연장 계획 가능성을 언급한 뒤 부동산에선 호가를 올린 아파트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김포풍무센트럴푸르지오(전용면적 100.65㎡·약 40평)는 지난 19일 11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불과 열흘 전 같은 아파트의 호가가 1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억원 오른 셈이다. 일부 평형은 2억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김포의 한 부동산 중개사는 “정부가 계속 말을 바꾸는 통에 아파트값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호재가 나오면 집주인은 값을 올리자고 하는데, 일주일 새 1억~2억원씩 올리면 부동산중개인만 욕을 먹는다”며 “호재든 악재든 정부가 중심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시장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부처의 지휘부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로 보인다”며 “정부가 일관성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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