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변화 놓치면 뒤진다" 은행권, AI·데이터 전문가 앞다퉈 영입

하나은행, 부행장에 김소정 전 딜리버리히어로 본부장 영입
우리·농협은행도 디지털담당 부행장을 외부 인사로 채워
AI 전문가 영입에 “은행의 순혈주의는 옛말” 평가도

 
 
 
은행마다 디지털·인공지능(AI) 전문 인력 영입에 분주한 모습이다. 디지털금융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내부 인재 육성만으론 변화를 만들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은행원으로만 채워졌던 부행장급 자리에 외부 인사가 선임되면서 은행의 순혈주의도 깨지는 모습이다. 
 

5대 은행, 디지털·AI 전문가 영입 경쟁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미래금융본부에 부행장직을 신설하고 김소정 전 딜리버리히어로 본부장을 영입했다.  
 
미래금융본부는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조직개편으로 디지털리테일그룹 산하에 들어왔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미래금융사업과 디지털금융사업을 담당하던 그룹본부였던 만큼 현재도 하나은행의 디지털금융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부서다. 이번 미래금융본부에 부행장직을 신설한 것도 디지털금융 업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내놓은 인사라는 게 하나은행 측 입장이다.  
 
김소정 신임 부행장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디지털 마케팅 부문에서 25년 경력을 쌓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 이랜드그룹에 1994년 입사한 후 1999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겨 유통사업부문 인터넷사업부에서 일했다.  
 
2003년부턴 이베이코리아로 이직한 후 디지털 마케팅과 광고사업 등 신규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로 이직했다. 이 회사는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하나은행은 김 신임 부행장이 다양한 업무 경력을 통해 온라인과 디지털 전문성을 갖췄다고 판단, 미래금융 부행장에 적합해 영입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도 부행장급의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데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2018년 황원철 전 하나금융투자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4일에는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디지털그룹DI추진단장으로 선임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삼성SDS출신인 이상래 상무를 디지털금융 부행장으로 영입했고, 농협금융지주도 같은 해 김한상 기아차 디지털인사이트 팀장을 디지털혁신국장으로 영입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2019년 윤진수 전 삼성전자 빅데이터 센터장을 테크그룹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테크그룹은 IT기술 인프라와 AI, 클라우드 등 혁신기술을 개발한다. 올해 4월에는 테크그룹 소속 테크기술 본부장에 박기은 전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는 등 외부 인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인공지능(AI)사업을 총괄하는 통합AI센터장에 김민수 전 삼성SDS AI선행연구랩장을 영입했고, 지난해에는 김혜주 전 KT빅데이터 상무를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로, 김준환 전 SK데이터 기술위원을 데이터 유닛 상무로 각각 영입했다.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은행 '순혈주의' 자연스레 깨져  

 
은행권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금융의 필요성이 커진 탓에 외부 인재 영입도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용대출의 86.9%가 모바일뱅킹을 통해 고객에게 지급됐다. 그만큼 은행들은 디지털과 AI 기술력을 가진 인재를 통한 서비스 개발이 중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기존 인력으로는 은행의 디지털 전환이 쉽지 않고, 빅테크와 IT 기업과의 업무협약도 한계가 명확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디지털 전문 인력 영입을 통해 은행의 디지털 업무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디지털 부문 담당 관계자는 “은행의 디지털금융 전환과 외부 인재 영입의 갈급함을 알고 IT 업체에서도 은행에 이직하려는 분위기”라며 “순혈주의는 더 이상 은행에 불필요한 전통이다. 외부 출신 부행장이 영입되는 사례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일 상의 회장단 "에너지·첨단기술 민간 협력 강화"

2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 ‘블랙 프라이데이’ 역대급 흥행…일 거래액 100억 행진

3한경협 "조세 전문가 82%, 상속세 완화에 긍정"

4고양·의정부시·동대문구·세종시 '2024년 스마트도시' 인증

5BAT로스만스, 합성니코틴 전자담배 ‘노마드 싱크 5000’ 출시

6바이든 정부, 반도체 보조금 규모 줄인다…5억 달러 넘게 축소

7김종민 '11세 연하♥' 눈 뜨자마자…"혼자 몸 아녔으면"

810년 간 청약 경쟁률 높은 지역 1위 '세종시'…2위는 부산

9영종도 '누구나집' 입주 지연 1년 째…갈등 여전

실시간 뉴스

1한일 상의 회장단 "에너지·첨단기술 민간 협력 강화"

2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 ‘블랙 프라이데이’ 역대급 흥행…일 거래액 100억 행진

3한경협 "조세 전문가 82%, 상속세 완화에 긍정"

4고양·의정부시·동대문구·세종시 '2024년 스마트도시' 인증

5BAT로스만스, 합성니코틴 전자담배 ‘노마드 싱크 5000’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