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쌍용차 운명 갈린다…자구안 놓고 노조 투표 시작
직원 절반 최대 2년 무급휴직, 경영정상화까지 파업 금지 결의 담아
가결되면 정부 지원, 법원 회생 기대…부결되면 ‘청산’ 돌입 가능성
![](/data/ecn/image/2021/06/07/ecndc2e216e-00a5-4a61-851d-7e953d7cbc98.jpg)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자구안 찬반을 놓고 이날 오후 3시 40분~5시 40분 야간조, 다음날인 8일 오전 7~9시 주간조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의 자구안 수용 여부는 이르면 8일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2년간의 무급휴직 관련 인건비 자구안을 마련해 지난 1일 노조 측에 전달했다. 노조는 지난 2일부터 평택·정비지부·4창원지부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구안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쌍용차 자구안은 1년간 기술직 50%, 사무직 30% 인원에 대해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1년 후 판매 등 경영 상황을 고려해 무급휴직 유지 여부를 재협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 진행 중이던 임금 삭감과 복리 후생 중단 기간도 2023년 6월까지 2년 더 연장한다. 임원 임금은 이달부터 20% 더 삭감한 40%를 줄이기로 했다.
또 임금협상을 제외한 단체협상 변경 주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바꾸고, 경영정상화 때까지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한편 파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자구안에 포함했다.
앞서 노조는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인력 감축을 적극 반대했으며, 이에 따라 자구안도 구조조정보다 수위가 낮은 무급 휴직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일부 노조원을 중심으로 사측의 자구안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해고된 노동자의 복직이 작년 5월 마무리됐으며 경영난으로 50%의 임금만 받는 상황에서 장기간의 무급휴직까지 감당하기 힘들다는 이유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자구안은 전체 조합원이 살 수 있는 최선의 완전고용 방안이며 현실을 직시하고 헤쳐 나가야 하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쌍용차의 현실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쌍용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전환하고 지원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외부에 생존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해왔다. 산업은행과 마힌드라,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지난 4월부터는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쌍용차는 자구안이 가결되면 이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쌍용차의 회생 의지를 법원에 호소하는 셈이다.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하는 조사위원단의 조사보고서는 오는 30일 제출될 예정이다. 법원은 이 보고서를 포함한 여러 자료를 검토해 쌍용차의 회생(매각) 또는 청산을 결정한다.
자구안이 부결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미 쌍용차에 ‘생즉사 사즉생(살려고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의 각오를 요구하는 등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구 계획이 불발되면 정부의 지원 명분도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법원의 회생 결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이재명 “민주당 집권 땐 코스피 3000 간다”
2‘홍콩 재벌 3세 사망’ 강남 성형 집도의, 업무상과실치사 ‘무죄’ 이유는
3전국 집값, 연초 더 떨어졌다...전셋값도 하락 전환
4정부, 올해 지적재조사사업에 418억 투입…민간 참여 47%로 확대
5“세금 한 푼 안내고”…자녀에 50억 아파트 편법 증여, 156명 세무조사
6美 계란값 폭등 '12개 7200원'...바이든 정부 책임?
7레페리, 알렉스디자인 인수 2년 성과 발표...“올해도 다양한 프로젝트 추진”
8“우리 아티스트 비웃지 마라”...가상 아이돌 시대, ‘플레이브’ 비하 논란
9“코스트코 어쩌나”...韓 창고형 할인점 대박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