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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올라가자 넣어뒀던 지갑 꺼냈다

4월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 4% 늘어
2차 추경 공식화에 소비 회복 가속 전망
체육·관광·숙박 등 소비쿠폰 재개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수출 활황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던 소비 부문이 날개를 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상승 속에 감염 확산세마저 둔화하면서 이른바 ‘보복 소비’(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가 확연히 늘어나면서다. 특히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5차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소비 부진 완화와 함께 회복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8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비내구재 판매액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음식료품·의약품·화장품 등과 같이 사용 기간이 1년 미만인 상품을 뜻하는 비내구재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온 것과 대조된다. 특히 화장품은 지난해 12월 30.2% 판매 감소 겪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지만, 지난 4월 판매 증가율 15%를 기록했다.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주로 저가인 상품을 의미하는 준내구재 판매도 회복했다. 4월 준내구재 판매지수(계절조정)는 111.3을 기록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105.0) 수준을 웃돌았다. 지난 3월엔 준내구재 판매 증가율이 35.4%를 기록해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5로 1995년 이후 최고치를 냈다.
 
코로나19 확산 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백신 접종 확대를 계기로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따르면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14.8%로 세계 평균(11.5%)를 넘어섰다. 문 대통령은 “3분기 50대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국민 70%인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펴낸 6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가운데 소비 부진도 완화됨에 따라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총평했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백신 접종률은 소비 확대를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에서도 화장품 판매가 늘었다. 
 
정부가 2차 추경을 통한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식화하면서 소비 회복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예상보다 많은 추가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하는 것을 포함, 경제 회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면서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회복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지원을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하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2차 추경안을 공개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7월 중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시간표까지 감안하면 이르면 7월 중에도 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다. 7월은 유치원·어린이집·초·중·고 교사들에 대한 접종으로 2학기 학교 운영 정상화를 이루는 시점으로 비내구재 판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체육·관광·숙박·영화·전시·공연·외식·농수산물 등 8개 분야에 소비쿠폰 정책을 하반기 중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5차 재난지원금 지급 성과를 높이기 위한 내수진작책의 일환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 흐름이 공고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 부양에 중점을 둔 소비쿠폰으로 확실한 경제 반등을 이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DI는 올해 한국 경제가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1.0%)했던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표한 4% 이상 경제성장률 달성 목표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KDI는 “백신 접종률 확대를 통한 집단 면역을 조기에 달성할 경우 추가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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