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보다 더 오른 이통3사 주가, 진짜 탈통신 때문인가요
올해 이통3사 주가 일제히 30% 이상 급등
탈통신보다 더 주목받는 주주 친화정책
이동통신사 KT가 전자약 사업에 뛰어든다. 14일 KT는 미국의 전자약 기업 뉴로시그마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뉴로시그마가 개발한 ‘모나크 eTNS’는 약물이 아닌 전자 패치를 통해 뇌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치료하는 전자약으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KT는 뉴로시그마와 손잡고 국내외에서 전자약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사의 신사업 진출은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포화 상태에 이른 통신시장 대신 타 산업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른바 ‘탈통신’ 바람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탈통신은 정부 정책 영향을 받는 규제 산업인 이동통신 사업 대신 새 먹거리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라면서 “최근엔 이런 신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어서인지 통신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통3사의 올해 주가 상승률(1월 4일 주가 대비 6월 14일 주가 기준)은 극적이었다. SK텔레콤의 주가는 40.5%, KT는 37.3%, LG유플러스는 30.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0.4%)을 아득히 웃도는 기록이다.
하지만 업계의 주장대로 탈통신을 주가 상승의 호재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 3사의 주가 움직임을 살펴보면, 탈통신 이슈보단 강력한 주가 부양책이 투자자의 마음을 더 흔들었기 때문이다.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던 SK텔레콤부터 보자. 이 회사 차트를 좌지우지하는 재료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주가가 52주 신고가(33만9500원)를 작성한 10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통신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의 분할을 결의했다.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이유는 SK텔레콤이 주주 친화적인 분할 방식으로 꼽히는 인적분할을 선택했고, 분할을 통해 자회사들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단 이유에서였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 분기 배당 도입 등의 주가 부양 이벤트를 벌였다.
KT는 5월 11일 올해 처음으로 종가 기준 3만원을 넘어섰다. 이날 발표한 올 1분기 깜짝 실적 덕분이었다. 아울러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들이 주가 상승에 디딤돌이 됐다. KT는 지난해 11월엔 30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취득했고, 올해엔 별도 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배당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6월 8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가 자기 주식을 사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중간 배당을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주주들은 중간 배당과 기말 배당, 연 2회의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처럼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친 덕분에 통신주는 유례없는 상승장을 경험하고 있다. 반면 탈통신 이슈가 주가 반등에 기여한 정황은 뚜렷하지 않다. KT가 탈통신의 일환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육성을 위해 전자약 시장을 공언한 6월 14일, 이 회사 주가를 보자. 전일 대비 1.06% 하락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동통신사의 신사업 진출은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포화 상태에 이른 통신시장 대신 타 산업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른바 ‘탈통신’ 바람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탈통신은 정부 정책 영향을 받는 규제 산업인 이동통신 사업 대신 새 먹거리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라면서 “최근엔 이런 신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어서인지 통신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통3사의 올해 주가 상승률(1월 4일 주가 대비 6월 14일 주가 기준)은 극적이었다. SK텔레콤의 주가는 40.5%, KT는 37.3%, LG유플러스는 30.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0.4%)을 아득히 웃도는 기록이다.
하지만 업계의 주장대로 탈통신을 주가 상승의 호재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 3사의 주가 움직임을 살펴보면, 탈통신 이슈보단 강력한 주가 부양책이 투자자의 마음을 더 흔들었기 때문이다.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던 SK텔레콤부터 보자. 이 회사 차트를 좌지우지하는 재료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주가가 52주 신고가(33만9500원)를 작성한 10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통신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의 분할을 결의했다.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이유는 SK텔레콤이 주주 친화적인 분할 방식으로 꼽히는 인적분할을 선택했고, 분할을 통해 자회사들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단 이유에서였다. 이 밖에도 SK텔레콤은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 분기 배당 도입 등의 주가 부양 이벤트를 벌였다.
KT는 5월 11일 올해 처음으로 종가 기준 3만원을 넘어섰다. 이날 발표한 올 1분기 깜짝 실적 덕분이었다. 아울러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들이 주가 상승에 디딤돌이 됐다. KT는 지난해 11월엔 30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취득했고, 올해엔 별도 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배당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6월 8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가 자기 주식을 사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중간 배당을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주주들은 중간 배당과 기말 배당, 연 2회의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처럼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친 덕분에 통신주는 유례없는 상승장을 경험하고 있다. 반면 탈통신 이슈가 주가 반등에 기여한 정황은 뚜렷하지 않다. KT가 탈통신의 일환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육성을 위해 전자약 시장을 공언한 6월 14일, 이 회사 주가를 보자. 전일 대비 1.06% 하락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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