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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빠진 쿠팡, ‘청와대 출신’ 강한승 등판 배경은?

김범석 의장 쿠팡 이사회 의장직과 등기이사에서 사임
강 대표 정관계 네트워크 탄탄…쿠팡 리스크 대응 적임자

 
 
쿠팡 창업주 김범석 의장, 강한승 대표 [사진 쿠팡]
‘쿠팡 창업주’ 김범석 의장. 2010년 소셜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쿠팡을 지금의 한국판 아마존으로 키워낸 그가 한국을 떠난다. ‘한국 쿠팡’에서 손을 떼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 그의 후임은 ‘청와대 출신’의 강한승 대표다. 지난해 10월 경영관리총괄로 영입돼 쿠팡 운영과 인사 노무관리를 총괄하면서 사실상 경영 전반을 위임 받았던 인물이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 의장이 각종 규제와 리스크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이라는 시각부터, 실질적 오너인 투자자들의 큰 그림이라는 시각도 있다. 강 대표가 지금의 쿠팡에게 꼭 필요한 인재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무슨 말일까.  
  
쿠팡에 따르면 최근 김 의장이 쿠팡 이사회 의장직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올해 초 대표직에서 이사회 의장 역할을 맡게 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김 의장이 떠난 쿠팡은 강한승, 박대준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박 대표는 신사업을, 강 대표는 쿠팡 운영과 관리 전반을 총괄해왔다.  
 
김 의장이 물러난 의장직은 강 대표가 수행하기로 했다. 입사 1년 도 안 된 강 대표의 쿠팡 내 입지가 나날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쿠팡 측은 강 대표가 기존의 혁신 서비스는 물론 지역 투자와 고용 확대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입사 1년도 안 됐지만 입지 넓히는 강한승   

서울 시내에서 로켓배송 중인 쿠팡차 모습. [사진 쿠팡]
 
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강 대표의 입지 강화는 쿠팡의 ‘정책 리스크’를 해결하는 경영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강 대표의 남다른 이력 때문이다.  
 
그는 정관계 네트워크가 특화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쿠팡에 합류하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서울고등법원 판사, 국회 파견 판사, 주미대사관 사법협력관·UN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정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강 대표의 아버지는 강신옥 전 국회의원. 정관계 네트워크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평가다. 2013년부터는 김앤장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쿠팡과 인연을 맺었다. 쿠팡 외에도 다양한 기술혁신 기업에 대한 법률 자문을 통해 ICT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이력은 쿠팡 안팎의 상황을 해결해 줄 적임자라는 평가다. 뉴욕 증시 상장을 마친 쿠팡의 과제는 이제 리스크 대응에 초점이 맞춰진다. 쿠팡은 물류센터 노동자와 쿠팡맨 수만 명을 거느리고 있어 각종 노동과 상생 이슈에 노출돼 있다.  
 
규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쿠팡이 덩치를 키우면서 대기업집단 총수 지정 등 정치권 타깃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그동안 문제가 돼 온 판매사업자나 납품업체 갑질 논란에 대한 고강도 규제도 골칫거리다. 여당을 중심으로는 쿠팡의 핵심경쟁력인 새벽배송 규제를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는 쿠팡에게 상당부분 안전판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되었다. [사진 쿠팡]
 
이번 인사가 ‘손정의표 인사 컨설팅’ 이라는 시각도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금까지 쿠팡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 온 비전펀드의 실질적 운영자다. 쿠팡을 창업하고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게 김 의장이지만 지금은 손 회장이 ‘실질적 오너’라 불릴 만큼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인사 입김도 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강 대표를 간판으로 ‘한국 쿠팡’의 안정화를 찾고, 김 의장은 ‘글로벌 개척’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손 회장의 인사 컨설팅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최근 일본 진출을 진두지휘한 뒤 뉴욕 상장 법인인 쿠팡Inc.의 CEO 및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손 회장이 쿠팡의 성장 단계에 따라 여러 차례 경영진을 바꿔 가면서 맞춤형 인사를 펼쳐온 것으로 안다‘며 ”몸집이 커질데로 커져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한국에서는 관리형 인재가, 새롭게 시장을 개척해야 할 글로벌 시장에는 김 의장의 탁월한 사업적 감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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