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파는 게 차 파는 거보다 이익? 쌍용차 매각 ‘난항’
쌍용차 오늘 M&A 공고 매각 본격화
청산가치 넘어서는 추가 투자 필요
국내·외 6개 업체 인수전 참여 전망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찾기가 험로에 빠졌다. 지난 4월 15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지 약 2개월 만인 6월 28일 매각 공고를 냈지만, 기업 청산(파산)가치가 계속기업(존속)가치보다 더 크다는 중간보고서가 제출됐다. 회생절차 개시 전 유력 인수 후보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마저 공익채권 등 자금 부담에 밀려 쌍용차 인수 결정을 미루고 있다.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이 지정한 파산·계속경영 여부 조사 조사위원인 EY한영회계법인은 지난 6월 22일 서울회생법원에 ‘현재 상황에서는 쌍용차의 계속기업으로써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크다’는 중간 조사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로부터 6일이 지난 28일 쌍용차는 인수·합병(M&A) 공고를 개시하고 “매각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EY한영회계법인은 쌍용차가 가진 모든 자산을 처분하고 지금 당장 문을 닫을 경우 9800억원여 가치(청산가치)를 지니지만, 사업을 계속할 경우의 가치는 7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쌍용차 노사가 정한 2년간 돌아가면서 무급휴직, 임금과 복지 삭감 연장, 쟁의권을 포기 등 이른바 눈물의 자구책이 계속기업 가치에 포함됐지만, 청산가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Y한영회계법인이 쌍용차 파산·계속경영에 대한 최종보고서 제출일을 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추가 연장은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쌍용차가 지금 가진 자산을 매각하고 문을 닫는 게 완성차업체로 남아 계속 사업을 하는 것보다 2300억원가량 가치가 떨어진다는 현재의 결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쌍용차는 그러나 새 주인을 찾아 계속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청산에 들어가지는 않고 청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곳이 있으면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 시 외부투자가가 2300억원을 돈을 넣으면 계속 운영이 가능하다. 또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아직 제출하지 않은 만큼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사전 M&A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회사를 회생시키는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의 비교는 현 단계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 당시 나온 최종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는 1조3276억원으로 청산가치 9386억원보다 계속 가치가 더 높았다.
쌍용차는 이날부터 약 2주간의 인수 의향서 접수를 마치는 대로 오는 8월 말쯤 예비 실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9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늦어도 10월 말에는 매각을 위한 가격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인가 전 M&A 절차를 추진 중인 쌍용차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됐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9월 1일까지로 2개월 늦춰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쌍용차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에 올라서려고 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3000억원가량 현금 투입이 가능하다면 쌍용차의 새 주인을 노려볼 만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시장에선 필요한 인수 대금은 8000억~1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직원 퇴직 충당금(약 3100억원)을 포함한 쌍용차의 공익 채권 규모만 7000억원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쌍용차의 새 주인으로 거론됐던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 인수 후보로 4곳 정도를 거론하고 있다.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는 물론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 외에도 미국·중국 업체 2곳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업체가 1조원 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이 지정한 파산·계속경영 여부 조사 조사위원인 EY한영회계법인은 지난 6월 22일 서울회생법원에 ‘현재 상황에서는 쌍용차의 계속기업으로써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크다’는 중간 조사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로부터 6일이 지난 28일 쌍용차는 인수·합병(M&A) 공고를 개시하고 “매각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자구책 감안해도 청산가치가 더 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Y한영회계법인이 쌍용차 파산·계속경영에 대한 최종보고서 제출일을 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추가 연장은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쌍용차가 지금 가진 자산을 매각하고 문을 닫는 게 완성차업체로 남아 계속 사업을 하는 것보다 2300억원가량 가치가 떨어진다는 현재의 결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쌍용차는 그러나 새 주인을 찾아 계속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청산에 들어가지는 않고 청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곳이 있으면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 시 외부투자가가 2300억원을 돈을 넣으면 계속 운영이 가능하다. 또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아직 제출하지 않은 만큼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사전 M&A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회사를 회생시키는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의 비교는 현 단계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 당시 나온 최종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는 1조3276억원으로 청산가치 9386억원보다 계속 가치가 더 높았다.
쌍용차는 이날부터 약 2주간의 인수 의향서 접수를 마치는 대로 오는 8월 말쯤 예비 실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9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늦어도 10월 말에는 매각을 위한 가격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인가 전 M&A 절차를 추진 중인 쌍용차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됐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9월 1일까지로 2개월 늦춰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쌍용차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에 올라서려고 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3000억원가량 현금 투입이 가능하다면 쌍용차의 새 주인을 노려볼 만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8000억~1조원 갈수록 커지는 인수 자금 부담
한편 쌍용차 인수 후보로 4곳 정도를 거론하고 있다.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는 물론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 외에도 미국·중국 업체 2곳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업체가 1조원 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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