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1조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친환경 사업 목적의 채권)를 발행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ESG 유망 기업 육성 펀드에 1500억원을 출자하고 친환경 사업 분야 인력의 대규모 채용을 밝힌 데 이어, 또 다시 친환경 사업을 위해 조 단위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LG화학은 총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린본드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발행‧유통되는 국제 채권으로, 발행 대금 용도가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의 친환경 프로젝트나 인프라 투자 등에 한정된 채권을 말한다. LG화학은 이번에 그린본드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폐(廢)플라스틱 재활용 등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관련 소재 분야 등에 전액 투자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 2019년 전 세계 석유화학기업 최초로 15억6000만 달러(1조8000억원)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2월에 8200억원의 원화 ESG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 10억 달러의 그린본드 발행을 더하면, 누적 ESG 채권 발행 규모는 약 3조7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일반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의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기록이라는 게 LG화학 측의 설명이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그린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은 친환경 플라스틱, 전지‧소재 등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부합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와 미래 가치를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ESG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질적 성장 및 미래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ESG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뿐만 아니라, ESG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하는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창립 이후 최초로 외부 자산운용사인 IMM크레딧솔루션이 운영하는 KBE(코리아 배터리 & ESG) 펀드의 핵심 투자자로 1500억원을 출자했다.  
 
LG화학은 이 펀드 투자자로 참여해 ESG 산업 관련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했거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기업에 대해 투자를 감행한다. 투자를 검토하는 주요 영역으로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소재를 비롯해 폐플라스틱 등 고분자 제품 재활용,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등을 포함한 친환경 산업 소재 분야 등이다.  
 
이 외에도 LG화학은 올해 첨단소재 육성을 목표로 배터리 소재 관련 인원만 세 자리 수 규모로 선발한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능력을 지난해 4만 톤에서 2026년 26만 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인원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기술 부문에서는 생분해(生分解)성 플라스틱 등 친환경 제품과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기술 등의 연구개발 인력을 올해에만 100여명 규모로 채용할 계획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 개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바이오 원료 기반의 PO(폴리올레핀), SAP(고흡수성수지), ABS(고부가합성수지) 등을 올해 하반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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