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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이유 있었네”…‘AI 가전=삼성전자’에 압축된 전략들

AI 기능 장착한 가전제품 라인 확대…편의성 앞세워 시장 공략 ‘박차’
B2B 시장서도 ‘성과’…한국·미국 주택 설립부터 스며드는 삼성 가전

삼성전자 모델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가전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품군을 넓혀 소비자 판매 증대를 꾀하는 것은 물론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올리는 모습이다. 회사는 특히 다양한 판매 경로 개척을 통해 ‘AI 가전=삼성전자’란 인식을 확장하겠단 포부다.

신제품 출시…‘연결성’ 강화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신제품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라인업 확대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 ‘AI 가전 경험 강화’를 이루겠단 취지다. 이번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대표 프리미엄 냉장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의 핵심 기능인 AI 기능과 냉각 기능은 유지하고 식재료 보관 기능을 고도화한 점이 특징이다. 외관은 기존 제품과 같지만, 저장 용량이 861리터로 19리터 확장됐다. 대파·부추 등 길쭉한 채소를 손쉽게 넣을 수 있는 ‘긴 채소 보관실’도 차별화 지점이다. ‘UV 청정 탈취기’가 탑재돼 있어 부착균 살균 효과도 제공한다.

2024년형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는 선반에 넣고 빼는 식재료를 내부 카메라가 자동 인식해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 주는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 기능을 탑재했다. 등록된 식재료 33종은 이미지와 이름 매칭이 가능하다. 냉장고 우측 문엔 터치스크린이 장착돼 있어 구글 포토·삼성 TV 플러스(PLUS)·유튜브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요리 중에도 사진 공유·뉴스 시청·요리법 검색·음악 감상·스마트 홈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신제품은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는 푸드 리스트·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홈 등 차별화된 기능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소비자가 프리미엄 AI 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여 ‘AI 가전=삼성’ 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스마트싱스 ‘스마트 포워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군 확대와 함께 ‘연결성’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도 추진 중이다. 가전을 일상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해 편의성을 제공하겠단 취지다. 가전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동시에 다른 기기와의 상호작용도 높여 제품 매력도를 높이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반의 ‘스마트 포워드’(Smart Forward) 서비스를 최근 본격화했다. 회사 측은 “스마트 포워드는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해, 신제품이 아니더라도 최신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지속적인 제품 업그레이드로 차별화된 경험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현재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 신규 업데이트는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패밀리허브 ▲비스포크 에어드레서 ▲제습기 등을 대상으로 한다. 2017년 이후 신규 출시된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경우 2024년형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의 최신 기능이 적용된다.

‘AI 가전’으로 B2B 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제품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B2B 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회사는 최근 ‘그란츠 리버파크’ 시행사 디에이치프라프티원와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을 공급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과 함께 공급하는 냉장고·식기세척기·인덕션·오븐 등 빌트인 가전에도 스마트싱스 연결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입주 가정은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다양한 편리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란츠 리버파크는 서울시 강동구 성내5구역 정비사업(성내동 일원)을 통해 조성되는 주상복합 단지다. 지상 최고 42층, 2개 동, 총 407가구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 9일 출시된 신제품 2024년형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은 프리미엄 디자인과 고효율 냉방 성능은 물론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레이더 센서(Radar Sensor)가 탑재돼 있다. ‘AI 부재 절전’ 기능은 레이더 센서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사용자가 없다고 판단하면 절전 운전으로 자동 전환한다. 사용자의 부재 패턴을 학습해 점차 빠르게 절전 운전으로 전환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고급 빌라·타운 하우스·시니어 타운 등 다양한 B2B 시장에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 공급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또 ▲비스포크 AI 콤보 ▲비스포크 AI 스팀 ▲AI 기능이 탑재된 Neo QLED 8K TV 등 AI 가전으로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 공간뿐 아니라 상업·교육시설·전시장 등 B2B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그란츠 리버파크’에 설치되는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전략을 미국 시장에서도 펼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미국 건설사 ‘클레이턴 홈 빌딩 그룹’(Clayton Home Building Group)과 생활가전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클레이턴사가 신규 공급하는 주택에 삼성전자 냉장고·식기세척기·오븐·전자레인지 등으로 구성된 ‘키친 패키지’를 설치하는 게 이번 협력의 주된 내용이다. 입주자는 삼성전자의 세탁기·건조기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키친 패키지에 대해 “와이파이(Wi-Fi)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강점을 지닌다”며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고효율 에너지 제품에 부여하는 ‘에너지 스타’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구성된다”고 전했다.

클레이턴사가 건설한 주택 입주인은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해 기기 간 연결·제어 진행할 수 있다. 전등이나 스위치 같은 제3의 기기도 연결 가능하다. 또 집 전체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AI 절약 모드도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설정한 월간 전력 사용량과 현재 사용량을 비교할 수 있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에 AI 등의 기능을 붙여 ‘스마트 홈’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 구축 과정에서 제품을 납품하는 사업을 확장 중이다. 삼성전자의 북미 ‘빌더’(Builder) 공급 매출은 2019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CAGR)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건설사 클레이턴 홈 빌딩 그룹이 신규 공급하는 주택에 공급한 키친 패키지.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이 같은 성과를 써낼 수 있는 배경으론 높은 시장 영향력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1%를 차지했다. LG전자(19%)·GE(18%)·월풀(Whirlpool·15%) 등을 누르고 1위다. 수량 기준 점유율도 삼성전자가 19%로 1위다.

삼성전자 측은 “AI 기반으로 연결성과 사용성이 업그레이드된 신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국 가전 시장의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자 한다”며 “미국에서 선보이는 2024년형 비스포크 신제품에 고성능 AI 칩이나 카메라·센서를 탑재한 이유”라고 전했다.

오치오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앞으로 B2B 시장에서도 삼성만의 차별화된 AI 기술을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AI가전=삼성’ 공식을 B2B 시장 생태계까지 확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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