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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마쳤다, 성장만 남았다” 백인재 LS전선아시아 대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년 대비 1418% 증가
베트남 유일의 초고압선 생산업체 설비 확장 추진

 
 
백인재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 [사진 김경빈 기자]
 
베트남에 새로 깔리는 전선(전력케이블) 5개 중 1개는 한국이 만든다. 정확히는 국내 기업 LS전선아시아가 생산한다. LS전선아시아는 국내 1위 전선업체 LS전선이 54.58% 지분을 보유한 한국 회사지만, 한국을 떠나 베트남에 자리 잡았다. 1996년 베트남 하이퐁시에 세워진 생산법인 LS-VINA가 시작이었다. 2006년 호치민시로 재차 생산법인을 확장한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전력케이블 시장 1위에 올랐다. 2017년에는 미얀마로 진출 지역을 넓혔다.
 
베트남 진출 25년차. LS전선아시아는 올해 2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액 2153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1분기(매출액 1325억원, 영업이익 73억원)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무려 1484% 증가했다. “준비는 마쳤다. 이제 성장만이 남았다”라는 백인재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를 14일 서울 용산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품질 개선, 기술영업으로 일군 시장 1위

백 대표는 “올해 연간 8000억원 매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선임, 5개월차 대표인 그가 직접 매출 목표를 조율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796억원. 전년 대비 약 40% 더 많은 전선을 팔아야 목표를 맞출 수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이 3785억원(1분기 매출 1632억원)이었으니 하반기에 더욱 분발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백 대표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침을 겪었을 뿐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베트남에 새로 깔리는 전선 5개 중 1개, 전선 시장 점유율 22%(지난해 기준)를 일군 장본인이다. 전기를 전공, 뼛속부터 기술자였던 그는 LS전선 구미공장 생산관리팀장을 거쳐 2014년 LS전선의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의 생산법인 LS-VINA 법인장을 맡았다. 백 대표는 법인장 발령 후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LS-VINA의 전선 생산 품질 향상에 매몰, 초고압부터 중압·저압 전선 모두에서 베트남 시장을 사로잡았다.
 
그는 베트남 하이퐁시에 있는 LS-VINA 법인장을 역임하며 LS-VINA뿐만 아니라 호치민에 있는 LSCV 등 생산법인 전체의 품질 향상을 도모했다. 특히 LS전선에서 받아썼던 동이나 알루미늄 등 전선 소재를 직접 생산, LSCV로 보냈다. 백 대표는 “LS전선이 동남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만든 LS전선아시아는 현재 베트남 내 2개 생산법인, 미얀마 1개 생산법인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소재부터 연구개발까지 직접 하는 기술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가 쏟은 품질 향상 기술 개발은 영업에 그대로 활용됐다. 1987년 LS전선에 입사, 영업 빼고 다 해본 백 대표는 베트남에서 이른바 기술영업 전략을 폈다. 그는 “사고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전선의 특성상 기술이 준비되면 영업은 쉽다”면서 “베트남에선 LS-VINA와 LSCV만이 고품질 전선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LS-VINA는 베트남 현지 200여곳 전선 회사 중 유일하게 220㎸급 초고압 송전선 생산 능력을 갖췄다.
 
백인재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 [사진 김경빈 기자]
 
2019년 21%, 2020년 22%였던 LS전선아시아의 베트남 전선시장 점유율은 더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이 재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병으로 억눌린 수요가 튀어나오는 펜트업 효과에 LS-VINA 초고압선 기술력이 맞물렸다. 백 대표는 “올해 들어 베트남 정부 초고압 전선 발주의 90% 이상을 모두 챙겼다”면서 “LS-VINA와 LSCV 공장 중압 케이블 생산라인은 100%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도 좋다. 베트남은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제조기업의 베트남 이전이 늘자 발 빠르게 전력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애플과 구글 등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힌 ‘RE100(Renewable Energy 100%)’ 선언 기업들의 베트남행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분산 전원인 재생에너지는 송배전망 설비의 구축이 핵심인 데 더해 230㎸급 초고압 송전선을 얼마나 잘 구축하는지가 핵심으로 꼽힌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은 2045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청정에너지와 송배전 등 전력 시장에 3200억 달러(약 36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LS-VINA만이 유일하게 생산 가능한 220㎸ 송전망 2만5260㎞ 구축 계획도 세웠다. 백 대표는 “최근 주목받는 풍력 발전과 관련해 연계 송배전망 구축 수주를 거의 다 가져왔다”며 “2045년까지 360조 투자 중 설비 부문 72조원(20%) 중 40%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압 전선 등 수주량 생산 가능 용량 넘어서

전선은 수주를 받고 매출로 잡히기까지 평균 6개월여 시간이 걸린다. 지난해 3분기에 받은 수주가 지난 2분기 최대 실적이 된 셈이다. LS전선아시아가 지난해 9월까지 받은 전력부문 수주잔고는 1200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 전력부문을 포함 통신케이블 등 수주 총액은 4000억원을 기록했다. 백 대표는 “설비 구축 상황을 고려하면 2020년 나와야 했을 성과가 2021년으로 연기됐다”면서 “LS전선아시아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최근 LS-VINA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2019년 LS-VINA에 소재 생산 라인을 추가한 이후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통신에 쓰이는 UTP와 광통신용 광케이블 생산이 주력인 LSCV로의 중압 전선 생산 라인 확장을 했지만, 이조차 가득 찼다. 그는 “LS-VINA와 LSCV 공장의 중압 전선 생산 라인의 생산 한계를 넘어설 정도의 물량을 수주한 상태”라면서 “3년 전부터 확장을 검토했고, 최근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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