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도 못하는데…” 위기의 완성차업계, 파업 불안 덮쳤다
현대차·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임단협 난항
산업 전환에 노조 불안 가중 정년 연장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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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미래협약 체결 요구
당초 현대차는 지난해와 같은 ‘무분규 타결’을 기대했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에 공감하고, 임금을 동결하되 일자리를 사수하겠다는 실리적인 접근을 취해줬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 사측은 지난 4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출고 지연을 겪으면서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5만 해도 사상 최대 사전계약에도 첫 달 114대밖에 출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 분위기는 정반대다. 한·일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등으로 2년 연속 파업 없는 임단협 타결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사측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가 세타2 엔진 등에 대한 품질 비용으로 반영한 충당금을 빼면 영업이익은 2019년 수준을 웃돌고, 매출액은 103조997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조는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내 74억 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한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산업 전환에 따른 미래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만 64세 정년연장을 요구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공감해 임금을 동결했고 회사는 큰 영업이익을 거뒀다”며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건 턱없이 적은 상황이라 반발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집중교섭 기간인 20일까지 결론나지 않을 경우 파업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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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 “미래발전 계획 달라”
현대차·기아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와의 연대 가능성도 내비쳤다. 노조 측은 “현대차 노조의 압도적인 파업 결의를 지지하고 함께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정의선 회장은 현장의 민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으로 신규 투자와 전기차 생산 확대에 분위기에 따라 기아 노조 집행부는 신규인원 충원과 전기차 핵심 부품의 국내 공장 유치를 강조하며 지난 5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앞 1인 시위에 돌입했다.
한국GM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7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난으로 창원공장과 부평2공장에 대한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주력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를 만드는 부평1공장은 6월 들어서야 정상 가동됐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GM 위기가 커질수록 노조의 요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본사인 미국 GM이 수익성 악화를 무기로 잇따른 구조조정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2018년 돌연 군산공장이 폐쇄하기도 했다.
한국GM 노조는 인천 부평 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미래발전 계획을 확약해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 우려를 해소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도 확보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9일 한국GM 노사의 임금협상과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노사 간 입장차가 커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일단은 추가 교섭을 해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폐쇄 거친 르노삼성 교섭 재개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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