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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면 받던 TV가 3주 지연…삼성전자 '베트남 팬데믹'을 어쩔꼬

베트남 호찌민 공장, 생산 가동률 40%까지 떨어져
7월 내 공장 정상화 예상했지만 호치민 도시 봉쇄 연장
'생산차질→출고 지연' 베트남 코로나19 나비효과 영향

 
 
삼성전자 호치민 가전 생산 법인 전경[삼성전자]
베트남 남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삼성전자 가전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기업들에 공장봉쇄령을 내리면서 지난 7월 공장 가동률이 40%까지 떨어졌고,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TV 입고가 3주 이상 지연되는 등 생산 차질로 인한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베트남 남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호찌민 공장의 생산 차질이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2~3일이면 됐는데...TV 입고, 3주 지연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이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자, 국내에서는 TV 입고가 지연되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주문 후 2~3일이면 받아볼 수 있던 TV가 입고까지 3주 이상 걸리는 상황이다.
 
2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삼성디지털플라자와 삼성전자 온라인 공식몰에서 삼성전자의 '네오(NEO) QLED' 시리즈와 ‘QLED 75인치’ TV는 주문 후 입고까지 3주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제품들은 6월까지만 해도 주문 후 2~3일이면 받아볼 수 있었다. UHD모델은 입고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지금 주문해도 8월 말이 돼서야 받아볼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임직원몰에서 구매한 제품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고 지연은 가전 생산 최대 사업장이던 베트남 호찌민 공장이 코로나19로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데다 현지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영향이다. 공급은 지연되는데,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겹치면서 수요는 늘자 수급불균형이 발생했다.
 
베트남 공장 생산차질로 국내에서는 TV 입고가 3주 이상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서초구 삼성딜라이트 모습.[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호찌민 공장 정상화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7월 내 공장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31일 베트남 남부지방의 코로나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베트남 정부는 8월 15일까지 도시 봉쇄를 연장했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도시봉쇄와 함께 기업들에 ‘공장 봉쇄령’을 내리면서 직원들이 공장을 나가면 무조건 2주 격리를 해야 한다. 일반 시민들마저 마트를 갈 때도 경찰에게 허가증을 받아야 할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통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지에서는 빠르면 8월 말부터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가전 핵심 기지' 호찌민, 봉쇄령 2주 연장 

베트남 호찌민 공장은 삼성전자 가전 사업의 핵심 생산기지다. 공장면적은 70만㎡(21만1750평)으로 국내 가전 생산 공장인 광주사업장(69만㎡)보다 크다. 직원 수는 7000여 명으로 연간 1900만대의 TV와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베트남 호찌민에 봉쇄령이 내리면서 공장 가동률은 현저히 줄었다. 삼성전자의 호찌민 공장 가동률은 지난 7월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용 인력 또한 7000명에서 3000명으로 감축했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기업들에 ‘공장 봉쇄’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영향이다.
 
호찌민을 비롯해 롱안, 띠엔장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베트남의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자 베트남 정부는 7월부터 사이공하이테크파크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에 ‘공장 봉쇄령’을 내렸다. 기업이 생산라인을 가동하려면 공장 내에 직원들이 머물면서 일할 수 있도록 숙박 시설을 마련해야 했다. 직원들의 출퇴근을 막은 셈이다. 사이공하이테크파크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등 86개의 기업과 158개의 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호찌민에서만 하루 4000여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현지 협력업체들의 코로나 19 피해도 심각해지자 부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 차질로 인한 수익 하락뿐 아니라 수급 문제로 핵심 부품 가격이 높아지면 세트업체들의 수익성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호찌민 생산법인의 연간 매출액은 6조2731만 원이다. 업계에서는 호찌민 공장이 멈출 경우 하루 손실액이 대략 17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른 글로벌 생산법인을 활용해 공급 지연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에서 제품 공급이 지연되고 있으나 곧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글로벌 생산거점을 활용해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병행해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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