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앞둔 당근마켓, 중고나라와 달랐던 건
최근 시리즈D 라운드에서 1800억원 유치
지역 커뮤니티 바탕으로 비즈니스 창출해
![](/data/ecn/image/2021/08/06/ecn05597fb8-f671-4b32-a409-a22cba800a13.jpg)
절차가 마무리되면 당근마켓은 국내 16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오른다.
유니콘 등극을 앞둔 당근마켓을 보며 심사가 복잡할 만한 업체가 있다. 2003년 국내 처음으로 온라인 중고마켓을 열었던 ‘중고나라’다. 이 업체도 지난 3월 한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팔리면서 기업가치가 드러났다. 컨소시엄이 이 업체 지분 95%를 1150억원에 샀으니, 총액은 1210억원 남짓이다.
여전히 거래액 규모는 중고나라 쪽이 훨씬 크다. 이 업체는 지난해 거래액 규모가 역대 최대인 5조원이라고 밝혔다. 2019년보다 43% 늘었으니 증가율도 가파르다. 당근마켓 거래액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업계에선 1조원 수준일 것으로 본다. 이렇게 전자상거래업체의 주요 지표인 거래액에서 앞서는 데도 기업가치에선 추월당하는 모양새가 됐다.
투자자들이 당근마켓으로 몰리는 덴 이유가 없지 않다. 이번 라운드에서 이 업체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중고나라가 지금까지 해온 전자상거래에 집중한다면,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고 한단 점에서 다르다고 봤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급하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할 때 당근마켓의 동네 커뮤니티에서 사람을 찾을 수 있단 것이다.
이렇게 동네 주민 연결이 가능한 게 당근마켓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 업체는 2015년 중고거래 서비스를 선보일 때부터 GPS 인증을 통해 거주지 반경 6㎞ 이내로 거래를 제한했다. 그래서 이름도 ‘당신 근처의 마켓’이란 뜻에서 당근마켓으로 지었다. 지금도 이 업체 앱에서 하단의 ‘동네생활’ 탭을 누르면 동네 주민들이 올리는 질문이나 소식들을 볼 수 있다.
“기존 중개 사업자와 마찰 불가피할 것”
김 대표가 말하는 ‘지역 커뮤니티의 재건’은 도덕적 구호에만 그치지 않는다. 실제 비즈니스에서도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 업체 분석에 따르면 당근마켓의 ‘지역광고’ 클릭률은 5%대로, 일반 배너광고 클릭률(0.03%)보다 크게 높다. 그만큼 사용자가 느끼는 거부감이 적단 이야기다. 이 업체 관계자는 “동네 매장 광고다 보니 사용자들이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느끼는 ‘친근함’은 중고거래 비용도 낮춘다. 당근마켓은 현재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반면 중고나라는 ‘안전거래’ 선택 시 수수료로 판매대금의 1.65%(계좌이체 기준)를 받고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 거래를 관리하는 업체가 끼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당근마켓 앞에 놓인 숙제도 적잖다. 가사도우미, 과외선생님 중개 등으로 영역을 넓히다 보면 기존 사업자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 앞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마찰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 따라 당근마켓의 진로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테슬라 방전에 40도 폭염 속 20개월 아기 갇혀…“외부서 열리지 않았다”
2서울 아파트 1채, 지방 아파트 3채보다 더 비싸
3“의사 선생님, 삶이 너무 덧없습니다”…나는 이렇게 답했다
4‘대박 행진’ 게임 ‘나혼렙’으로 본 IP 확장성
5하이브의 큰 그림…아티스트 대신 ‘스토리 IP’에 집중
6IP 확장의 힘…‘美 상장’ 마지막 퍼즐 맞춘 네이버웹툰
71125회 로또 1등 ‘6·14·25·33·40·44’
8범의료계 특위 첫 회의…의정협의 참여 가능성 대두
97주 이어진 주유소 기름값 하락세…다음주 상승세로 변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