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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감소 불가피… 진단키트 업계 포스트 코로나 전략은

코로나 진단키트, 변이‧신흥국 매출 확대에도 중장기적 매출 감소 불가피
진단 시장 확대 위해 ‘분자진단 대중화’ 공언하는 씨젠‧SD바이오센서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근로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진단키트’ 업체들이 포스트 코로나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로 인해 엄청난 매출 신장을 이뤘지만 이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씨젠, SD바이오센서 등 주요 진단키트 기업들은 코로나19를 넘어 ‘분자진단 대중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이 회사들이 가진 풍부한 현금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쓰일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매출 꼭짓점 확인, 신흥국 판매 강화 나서

씨젠과 SD바이오센서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씨젠은 연결기준 매출 6555억원, 영업이익 3381억원을, SD바이오센서는 매출 1조9595억원에 영업이익 96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씨젠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SD바이오센서 매출은 같은 기간 894% 급증했다.

전년 대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미 ‘꼭짓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분기별로 나눠 보면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사이 최대 매출을 기록한 뒤 감소세이기 때문이다.

씨젠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최고점(4417억원)을 찍은 이후 2분기 연속 하락세다. 올해 1분기 3518억원, 2분기엔 3037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분기 1조1700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매출은 7804억원으로 떨어졌다. 주요 수출처인 유럽의 백신 접종률 상승으로 인한 진단수요 감소가 매출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이 회사들의 설명이다.

물론 2분기만큼의 매출 감소는 지속 이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업계에선 하반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변이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3분기부터 진단키트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는 매출 둔화를 늦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일 뿐,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다시 최고점을 경신할 수 있을거라고 보는 시각은 전무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씨젠의 경우 중장기적 마켓 포지션 강화를 위해 가격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 역시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회사들은 주요시장의 매출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상태다. 씨젠은 1분기 대비 2분기 국내와 유럽 시장의 매출 감소가 있었지만 아메리카와 기타 지역에선 매출이 소폭 늘어났다.

SD바이오센서는 유럽 매출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과 인도에서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유럽 매출은 줄었지만 아시아 시장 매출은 1분기 500억원 수준에서 2분기 1137억원으로 2배로, 인도시장 매출은 같은기간 130억원에서 541억원으로 4배로 늘었다. SD바이오센서는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분자진단 대중화’ 전략… M&A 기대감도 솔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매출 둔화가 완만히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진단키트 기업들에 ‘포스트 코로나’ 대비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유럽지역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이 근거 없지는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2022년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은 감소 추세로 예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키트 매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밸류에이션 정상화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가시성에 달렸다”고 봤다.

실제 씨젠과 SD바이오센서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씨젠은 지난 17일 중장기 사업 중 하나인 글로벌 의료사업을 담당할 ‘글로벌 의료사업 추진단’을 출범했다.

현재 분자진단은 현재 일부 대형 대학병원과 연구소 등에서만 가능한데, 이를 로컬병원에서도 가능하도록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분자진단 기술을 전 세계 병원에 확산시켜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도모,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D바이오센서 역시 진단키트 시장의 확대를 중장기 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특히 다양한 질병에 대한 자가진단키트 제품 공급을 본격화해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니즈에 맞는 현장분자진단기기 보급을 통해 지속적인 진단 시약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분기 중 출시할 M10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해당 기기를 통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B·C형 간염 바이러스(HBV, HCV),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1), 결핵 등의 진단도 가능하다. 이미 개발을 완료한 각 질병별 전용 시약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M-10 출시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보유한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이용해 M&A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올해 6월 말 기준 씨젠은 2640억원, SD바이오센서는 507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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