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UP |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메리츠] ‘만년 5위’ 꼬리표 뗍니다… ‘선택과 집중’ 먹혔다
손해보험업계 ‘만년 5위’ 메리츠화재의 기세가 무섭다. 올 상반기 2900억원대 순익을 내며 지난해에 이어 또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낼 기세다. 상반기 순익만 보면 ‘업계 3위’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는 2015년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 경영을 통해 메리츠화재를 상위권 손보사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 상반기 2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36.8% 증가한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4조9337억원, 396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0.1%, 33.3% 증가했다.
상반기 호실적은 손해율 개선의 영향이 컸다. 보험영업효율을 나타내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포인트 내려간 100.7%로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업권 최고 수준인 22.8%를 기록했다.
김용범 대표는 취임 이후 적자 구조의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암, 어린이, 치아보험 등 보험사 수익에 유리한 장기인보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장기인 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이 3년 이상으로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올 상반기 국내 빅4 손보사들의 호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오로지 장기인보험 성장을 통해 이러한 호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김 대표의 선구안이 먹힌 셈이다.
공교롭게 이 시기 김 대표는 보험업계 ‘연봉킹’ 자리에 등극했다. 국내 보험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올 상반기에만 15억7140만원 규모의 연봉을 수령해 보험업계 1위를 기록했다. 수령한 상여만 12억원에 달했다. 메리츠화재 호실적과 함께 김 대표에게는 겹경사다.
한편 지난 5월 배당 이슈로 1만원대까지 하락했던 메리츠화재 주가도 상승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9일 52주 신고가(2만6200원)를 기록했고 26일 기준으로도 2만6000원대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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