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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살아난다는데…삼성重은 희망퇴직‧무급휴직 꺼냈다

삼성 '4만명 고용 계획' 발표 16일 만에 인력 구조조정 카드
노조의 거제조선소 정문 점거 등 ‘노사갈등’ 심화
조선업계 “선박 수주 후 실제 인도까지 2~3년, 하반기 유휴인력 불가피”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13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정문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삼성중공업이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희망퇴직과 무급 순환휴직(무급휴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 삼성이 4만명의 대규모 고용 계획을 밝힌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인력 구조조정을 꺼내든 것이다. 이에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측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정문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강력 투쟁에 나서고 있다.
 
15일 삼성중공업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지난 9일 진행된 16차 교섭에서 노동자협의회 측에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학자금 지원 중단 등을 포함한 7가지 복지 축소 자구책을 제시해 교섭이 잠정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13일 새벽 거제조선소 3도크 골리앗 크레인 레일에 비상 천막을 설치했으며, 같은 날 오전에 거제조선소 정문을 1시간 점거했다. 14일 오후 2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는 거제조선소 내 6개 크레인에 대한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추석 전에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게 노동자협의회의 입장”이라며 “추적 전 임금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장기간의 업무‧물류 차단 등을 예고한 상태”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2월 무급휴직을 추진했으나 노동자협의회 반발로 무산됐고, 이에 올해 1~5월에 유급 순환휴직을 실시했다”며 “6월부터 정상근무 중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무급휴직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삼성중공업의 무급휴직이 현실화되면 1974년 창사 이래 최초의 무급휴직으로 기록된다. 
 

정부‧삼성 고용 기조 역행하는 삼성重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까지 조선업 생산인력 8000명을 양산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 내부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정부 기조를 역행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 추진은 이 회사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고용 기조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은 지난 8월 24일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와 4만명 고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삼성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현재 임금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며 “노사가 원만히 임금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조선업계에선 “수주 산업인 조선업 특성상 선박 수주 이후 실제 인도까지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 유휴인력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하소연도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주가 급감함 여파가 올해 반영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정부 역시 조선업 유휴인력 발생으로 인한 인력 미스매치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내 조선업계는 강재가 인상 등의 악재로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고정비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무상감자를 실시했으며,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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