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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MMORPG ‘뮤’ IP에 울고 웃는 웹젠…신규 IP ‘절실’

최신작 ‘뮤 아크엔젤2’ 초반 흥행 성공…뮤 이외 IP는 대부분 흥행 실패

 
 
뮤 아크엔젤2 이미지 [사진 웹젠]
중견 게임사 웹젠의 최신작 ‘뮤 아크엔젤2’가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웹젠은 지난해 출시한 ‘뮤 아크엔젤’에 이어 ‘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다만 뮤의 흥행을 이어 줄 신규 IP 부재는 해결 과제로 지목된다.
 
웹젠은 ‘뮤 온라인’으로 유명한 곳이다. 뮤 온라인은 2001년 1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도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대표 장수 PC MMORPG다. 특히 뮤 온라인은 한국 최초 3D 그래픽 MMORPG이기도 하다.
 

뮤 온라인 성공, 웹젠 2003년 코스닥 상장 

뮤 온라인은 2004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국내 대표 PC 온라인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뮤 온라인은 일 평균 동접자수 10만명에, 모집 회원 850만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뮤의 성공에 힘입어 200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웹젠은 신생 업체에서 중견 기업으로 성장하며, 한 때 코스닥 시장에서 게임 대장주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2006년 출시한 ‘썬 온라인’, 2008년 선보인 ‘헉슬리’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웹젠은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특히 뮤 성공 신화의 주역들이 대거 퇴사하면서 내부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락세를 걷던 웹젠은 뮤 IP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엿보게 된다. 뮤 IP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이 중국에서 높은 흥행을 기록하면서부터다. 웹젠은 2014년 중국 개발사 천마시공과 함께 뮤 IP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게임 ‘전민기적(뮤 오리진)’을 중국 현지에 출시했다. 전민기적은 출시 첫 달 3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전민기적의 흥행을 확인한 웹젠은 2015년 국내 버전인 ‘뮤 오리진’을 개발, 한국으로 역수출해 다시 한번 높은 흥행을 기록했다. 뮤 오리진 성공에 웹젠은 2015년 매출 24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735억원) 대비 대폭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웹젠은 2017년 뮤 온라인의 정식 후속작인 PC 온라인게임 ‘뮤 레전드’를 선보였다. 2018년에는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2’, 지난해에는 모바일게임 ‘뮤 아크엔젤’과 PC 온라인게임 ‘R2’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R2M’을 출시했다. 특히 웹젠은 뮤 아크엔젤과 R2M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294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게임 ‘뮤 아크엔젤2’도 흥행에 성공했다. 28일 기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따르면 뮤 아크엔젤2가 매출 7위를, 뮤 아크엔젤이 19위를 기록 중이다.  
 
뮤 IP 덕분에 웃고 있는 웹젠도 고민이 있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R2M을 제외하고는 뮤 IP를 대체할 만한 게임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웹젠이 그동안 IP 다각화 노력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웹젠은 지난 2017년 모바일게임 ‘아제라: 아이언 하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출시했다. 아제라 아이언하트는 360도 회전 시점을 지원하는 그래픽, 대형 메카닉인 ‘마갑기’를 활용한 박력 있는 전투를 내세웠지만 결국 흥행에 실패, 출시 약 반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웹젠의 PC 온라인게임 '아크로드' IP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 MMORPG ‘아크로드 어웨이크’도 2017년 12월 출시했으나 흥행 실패로 출시 후 약 1년 5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규 IP 대부분 흥행 실패…R2M은 저작권 소송 진행 중

2019년 9월에는 신규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나선영웅전’을 출시했다. 나선영웅전은 모바일 수집형 SRPG로 한국형 영웅 ‘춘향’과 ‘황진이’를 따로 제작하는 등 웹젠이 공을 들인 작품이다. 하지만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출시 8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웹젠은 지난 7월 PC MMORPG ‘썬 클래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썬 클래식은 원작 썬 온라인의 아이템 및 옵션 체계 등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을 개편한 리부트 버전이다. 여기에 그래픽과 UI(사용자환경), UX(사용자경험) 등을 수정해 게임의 편의성을 높였다. 하지만 원작이 흥행에 실패했던 만큼, 썬 클래식 역시 유저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뮤 IP를 제외한 게임 대다수가 흥행에 실패했다. 그나마 성공한 R2M은 엔씨소프트로부터 저작권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엔씨는 지난 6월 웹젠을 상대로 ‘리니지M’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엔씨는 “웹젠이 서비스 중인 R2M에서 당사의 대표작인 리니지M을 모방한 듯한 콘텐트와 시스템을 확인했다”며 “관련 내용을 사내·외 전문가들과 깊게 논의했고 당사의 핵심 IP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엔씨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 청구액은 약 11억원 정도라고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뮤 IP의 인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웹젠은 올해 다수의 뮤 IP 관련 게임을 중국에 출시했다. 직접적인 판호 발급이 어려운 상황속에서 웹젠은 우회적으로 중국 시장에 접근했다. 웹젠은 게임 IP를 제공하고 개발과 퍼블리싱은 중국 업체가 맡는 방식이다.  
 
지난 4월 중국 개발사에 뮤 IP를 제공하는 형태로, 신규 모바일게임 ‘전민기적2’를 출시했으나 흥행 성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신작 게임 전민기적2의 성적이 기대보다 못하다면서 웹젠에 대한 목표주가를 25% 낮춘 4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하향은 전민기적2 흥행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함에 따라 조정한 것”이라며 “다만 추가 조정보다는 뮤 아크엔젤2의 시장 연착륙 등을 고려해 점진적 우상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웹젠은 뮤 IP 하나로 20년 가까이 버텨오고 있는 게임사”라며 “신규 IP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했지만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며, 결국 뮤 IP로 회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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