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만 웃었다…3분기 세계 자동차 기업 희비 가른 반도체
테슬라 3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판매 달성
GM은 23년 만에 도요타에 미국 시장 1위 자리 내줘
세계 완성차 제조사의 3분기 실적은 반도체가 좌우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대부분의 제조사가 생산을 줄이거나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지만 반도체 위기를 극복한 테슬라는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3분기 세계 시장에서 24만13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판매량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73.2%나 증가했다. 중형 세단 ‘모델3’와 중형 SUV ‘모델Y'가 실적을 견인했다. 테슬라의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모델3·Y의 글로벌 판매량은 23만2025대로, 1년 전보다 87% 늘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경쟁사보다 반도체 위기를 더 잘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중앙 통합제어장치에 집중한 테슬라 차량에 반도체가 경쟁사에 비해 적게 들어간다는 것도 반도체 수급난을 극복할 수 있던 이유다.
반면 다른 완성차업체들은 반도체 수급난의 직격타를 맞았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09년 이후 최악의 분기 판매 성적을 냈다.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 대비 32.8% 감소한 44만6997대를 판매하며 도요타에게 미국 자동차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줬다. 도요타가 GM을 제친 건 23년 만이다. GM은 올해 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독일 등에서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며 생산에 차질을 겪었다. 이 외에도 스텔란티스, 폴크스바겐, 닛산 등 대부분 업체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 감소를 겪었다.
한국 완성차업체 역시 반도체 수급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현대차·기아는 3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157만8313대를 판매해 1년 전보다 판매량이 7% 감소했다. 지난 9월만 놓고 보면 현대차는 총 28만1196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9월 대비 판매량이 22% 줄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한국GM과 쌍용차 등 다른 업체도 반도체 품귀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반도체 생산업체가 당장 시설투자를 단행해 생산라인을 증설하기에도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공정이 까다로워 최소 5년 이상 기술을 축적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해도 가동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리는 것도 문제다.
IHS마킷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내년 세계 차량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전망(8260만대)보다 10.3% 줄인 약 7410만대로 조정했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올해에만 2100억달러(약 247조원)의 매출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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