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올해 임금협상 ‘난항’…연내 타결 가능할까
현대미포조선 잠정 합의안 부결에 고심 깊어진 사측
기본급 동결 제시에 총파업 계획 중인 대우조선 노조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회사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을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말 올해 임금협상에 대한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임금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은 사측의 기본급 동결 입장에 반발, 오는 8일 조합원 총파업을 계획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잠정 합의안 부결에 집행부 선거까지…시간 촉박한 현대重
6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8월 말에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상견례를 갖고 “올해 단체교섭이 늦게 시작한 만큼, 해를 넘기지 않고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입장을 공유했다. 올해 7월에 2019년과 2020년 등 2년 치 임금협상을 극적 타결하면서 올해 교섭 시작이 늦은 만큼, 이를 감안해 연내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에 현대중공업과 같은 그룹 내 조선사인 현대미포조선 노사의 올해 일금협상에 대한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사들의 올해 임금협상 기류가 묘하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말에 기본급 4만원 인상(정기승급분 2만3000원 포함), 격려금 2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잠정 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 95% 참여, 참여 조합원 55.55% 반대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노사 관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통상 현대중공업 사측은 현대미포조선 노사의 임금협상 결과를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활용, 임금 인상 폭을 산정해 노동조합 측에 제시해왔다”며 “그런데 이번에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합의한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올해 임금협상 전략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내부에선 현대중공업 노사가 2019년 기본급 4만6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2020년 기본급 5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에 합의한 것과 달리,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기본급을 동결한 것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기본급 동결을 감안해 올해 기본급 인상 폭이 더 커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노조의 차기 집행부 선거가 임박해 교섭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들 노조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 국면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 안에 임금협상을 타결해야 연내 타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노사 갈등은 더욱 심각한 분위기다. 지난 6월 말에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상견례를 가진 대우조선 노사는 이달 5일 18차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잠정 합의안 도출은 요원한 분위기다. 대우조선 노조 측은 “회사가 강재가 인상에 따른 대규모 적자 등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태”라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현재 노조 간부 중심의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고, 8일부터는 투쟁 수위를 높여 전 조합원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달 초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가결시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외에도 대우조선 노조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에 대해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뉴욕 유가, 美 휘발유 증가에 혼조세…WTI, 0.07%↓
2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구간 '경고 파업' 철회
3‘하늘길도 꽁꽁’ 대설에 항공기 150편 결항
4‘이재명 아파트’도 재건축된다…1기 선도지구 발표
5코스피로 이사준비…에코프로비엠,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
6‘3000억원대 횡령’ 경남은행 중징계….“기존 고객 피해 없어”
7수능 2개 틀려도 서울대 의대 어려워…만점자 10명 안팎 예상
8중부내륙철도 충주-문경 구간 개통..."문경서 수도권까지 90분 걸려"
9경북 서남권에 초대형 복합레저형 관광단지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