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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적자매각, 자본잠식 중에도 억대 연봉 ‘빚잔치’ [2021 국감]

국회 산자중기위,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
공기업들 중 당기순이익 마이너스 최대
페루 석유회사 8300억원 매입 28억원 매각
공공기관 경영평가 D등급 받았는데도
5년간 사장 이하 임직원 연봉은 증가세

 
 
한국석유공사 [사진 네이버지도]
 
대대적인 조직 수술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뿐만 아니라 한국석유공사에도 절실해 보인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석유공사의 빚잔치는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석유공사의 경영은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태다. 부채가 자산 규모를 초과했으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데다, 대외 차입금 의존도가 매우 높고, 연간 이자부담액은 수천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해외사업도 대규모 손실을 내고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석유공사는 억대 연봉자를 늘리고 수천만원 성과급까지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석유공사에게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잇따른 적자 행진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다. 대외 차입금 의존률이 83%, 연간 이자부담이 4000억원에 달한다.  
 
정부 산하 공기업들 가운데 석유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2844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미흡)을 받았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늪에 빠져 있다. 향후 추산치로도 자본이 계속 적자여서 부채비율 산출이 어려울 정도다.
 
정부의 2021∼2025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현재 약 19조5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로 인해 앞으로 5년간(2021~2025년) 약 2조원의 이자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렇게 석유공사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도 석유공사의 지난 5년간 직원 중 억대 연봉자 비율은 2016년 5%에서 2020년 20%로 늘어났다. 석유공사 임직원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을 넘어섰다. 석유공사의 방만경영에 책임이 큰 사장조차도 연봉을 꾸준히 늘려왔다. 양수영 전 석유공사 사장의 연봉은 취임 첫해인 2018년 9623만원에서 지난해 1억2877만원까지 인상했다. 김동섭 현 석유공사 사장의 연봉은 올해 더 인상한 1억3094만원에 이른다. 심지어 지난해 사장에게 2234만원, 상임감사에게 3030만원의 성과급까지 지급했다.  
 
석유공사는 해외사업도 적자 매각 중이다. 신 의원실 조사 결과 석유공사가 2009년 약 7억 달러(당시 한화 약 8309억원)를 들여 매입한 페루 석유회사 '사비아페루'를 올해 초 약 236만 달러(한화 약 28억132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페루 석유회사는 그동안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해 석유공사도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석유공사가 거둬들인 것은 매각대금과 대여금 등 약 9200만 달러(한화 약 1000억원, 투자 대비 회수율 13%)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석유공사는 최근 페루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다. 페루 정부가 페루 8광구 사업에 참여한 한국석유공사·포스코인터내셔널·SK이노베이션 등에게 5000만 달러(한화 약 600억원)의 국제 중재를 제기했으며 수백억원의 환경복구 비용을 벌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도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고 있다. 
 
신 의원은 “대내외 사업 실패로 회사가 어려운데 억대 연봉자를 늘리는 등 방만경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관할 산업부 등에도 책임을 묻겠다”라고 지적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명예퇴직제 임금피크제 등을 확대해 인건비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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