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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품는 중흥, 인수대금 또 깎을까

실사 결과 따라 3% 추가 협상 가능
정치권 “KDBI, 가격조정 없다더니 말 달라져”

 
 
[사진 대우건설]
"2000억이나 깎았는데 설마 또 깎을까?"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인수금액 조정 이야기가 업계에 퍼지고 있다.  

 
관련업계 및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으로 최초 입찰 제시금액을 2000억원이나 조정해 준 만큼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약 중흥건설이 실사 후 다시 한 번 조정을 요청할 경우 특혜 의혹을 비롯한 각종 구설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8월부터 시작한 정밀실사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어 연내 대우건설 대주주이자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양사 간 양해각서(MOU) 상 실사 결과에 따라 기존에 중흥이 제시한 인수금액에 3% 가격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4~5달 만에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번 매각과정에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KDBI가 입찰 참여사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로부터 무리하게 입찰제안서를 두 차례 받으며 건설 및 IB업계에서도 논란을 낳았다.
 
당시 KDBI는 “보다 나은 가격과 조건으로 거래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포기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라며 중흥이 요구한 입찰가 수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흥건설은 최초 입찰제안서에서 2조3000억원을 써 냈다, 수정제안서에서 이를 2조1000억원으로 낮췄다.
 
이 때문에 “경쟁사인 호반이 입찰할까봐 입찰가를 높게 써낸 중흥이 항의를 하자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DS네트웍스가 중흥보다 낮은 약 2조원을 제시하며 결국 무게추가 중흥으로 기울었다.
 
이밖에 KDBI는 중흥건설이 DS네트웍스와 달리 실사결과와 상관없이 인수대금을 지불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점을 우선협상대상 선정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3% 가격 수정조항이 MOU에 포함돼 인수가격 인하의 여지가 생기며 KDBI 주장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분명 KDBI측에서 (중흥이) 실사와 상관없이 인수대금을 지불한다는 비(非)가격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면서 “말을 완전히 바꾼 셈”이라고 밝혔다.
 
중흥건설은 지난 5일 “심각한 우발채무나 추가 부실 등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경우 KDBI와의 SPA도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발표했으나 다음 주 산업은행 국정감사 이후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인수합병 실사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3~5% 정도 인수 대금을 조정하는 내용이 계약서에 담기는 데, 이번 대우건설 인수 MOU에도 이러한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설 업종 특성상 실사 과정에서 꼬투리를 잡을만한 문제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중흥이 추가 할인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급순위 5위의 종합건설사인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 2차례나 매각에 실패한 비운의 기업이기도 하다.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승자의 저주’에 빠져 당시 사옥이던 대우센터빌딩 등 알짜자산을 매각한 바 있다. 2018년에는 해외사업 부실 문제로 호반건설과 협상이 무산되기도 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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